혼돈의 베네수엘라, 치킨게임 벌어지나?
마두로 정부 경제개혁조치에도 불구, 대립 양상-정국 혼란 가중
이탈리아의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아마존 강 유역을 탐사하던 중 지금의 베네수엘라 메리다주에 위치한 마라카이보호수에 이르렀다.
호수에 위치한 원주민들의 수상 가옥을 발견한 아메리고는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조국,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닮았다 생각했다. '작은 베네치아'라는 뜻의 '베네수엘라'라는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다.
아름다운 베네치아에서 이름을 따온 베네수엘라는 역사의 부침 가운데 최근 15년간 차베스의 등장과 함께 양극화 해소 및 의료, 교육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빈곤율은 차베스 집권 전 1998년 50.4%에서 2009년 28.5%로 약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유네스코의 자료(2005)에따르면 베네수엘라는 문맹률이 0%인 문맹퇴치국이다. 치솟는 유가 덕분에 베네수엘라는 국가 예산의 대부분을 복지에 할애할 수 있었다. 의료 서비스가 간절했던 저소득층은 쿠바의사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차베스 사후 베네수엘라의 변화
그러나 차베스 사후 상황은 모두 바뀌었다. 집권여당은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국가 수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유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실례로 최근 발표된 미국 카토 연구소의 '2014 세계 고통 지수'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108개국 중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 1위에 선정됐다.
이 통계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합산하여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을 계량화한 것이다. 국민들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끝없는 줄을 서고 임금으로 지불받은 볼리바르화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다. 결국 지난 17일 마두로 현 대통령은 차베스 시절의 외환통제모델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는 발언을 남기고 새로운 경제개혁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경제개혁조치는 두 가지 주요한 변화를 담고 있다. '휘발유 가격 인상'과 '환율 체계 변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휘발유 가격의 경우 기존 옥탄가91짜리 휘발유는 리터당 0.07볼리바르에서 1볼리바르로, 옥탄가95짜리 휘발유는 리터당 0.097볼리바르에서 6볼리바르로 인상됐다. (옥탄가란 가솔린이 연소할 때 이상(異常)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고급휘발유로 평가된다) 휘발유 가격 인상의 경우 차베스 정부 시절에도 없었던 조치였기에 파격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대신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발생한 수익의 70%를 사회정책, 즉 미션사업에 투입할 계획이어서 결국 재정건전성 회복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개혁조치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베스식 외환통제모델에 마두로 정부가 과감히 메스를 들이댔다는 점이다. 개혁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마두로 현 대통령은 차베스식 외환통제모델의 수명이 다했다고 밝히며 사실상 차베스식 외환통제모델의 폐기를 선언했다.
환율 체계의 변화
이번 개혁조치를 통해 기존 세 개의 공식 환율을 두 개의 공식 환율 체계로 변경했다. 더불어 외환 암거래 시장을 공식 환율 체계 안으로 완전히 흡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베네수엘라 환율은 정부 공식 환율(CENCOEX), 외환입찰배정시스템(SICAD), 시장환율(SIMADI) 총 세 개의 환율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식 환율의 경우는 6.3볼리바르, 외한입찰배정시스템은 13.5볼리바르, 시장 환율은 200볼리바르선 내외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번 개혁조치를 통해 일단 의약품, 식료품 등 필수 재화에 적용되는 정부 공식환율이 6.3볼리바르에서 10볼리바르로 상향 조정되었다. 사실상 볼리바르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공식화한 것이다.
더불어 외환입찰배정시스템(SICAD)을 없애고 대신 기존의 시장환율(SIMADI)을 변동환율제(SistemaComplementario Flotante)로 전환하였다. 일단 마두로 대통령에 발언에 의하면 변동환율제는 말 그대로 시장의 원리 하에 작동하게 된다. 하지만 변동환율제 운영 시 사회 및 시장의 목적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모호한 단서도 같이 덧붙인 상태다.
일단 개혁조치 발표 이후 실제로 공식환율은 10볼리바르로 상승했고 변동환율제의 경우도 처음으로 200선을 넘은 202.94 볼리바르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베네수엘라의 환율 체계 변경은 단번에 30% 가까운 평가절하를 단행하여 암시장을 흡수한 아르헨티나 마크리 대통령의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또한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 없이 변동환율제를 암환율 수준까지 상승하도록 용인할지 대단히 회의적이다.
결국 이번 개혁조치는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볼리바르화의 실질적인 평가절하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꼴이 됐다. 만약 변동환율제에서도 이전 시장 환율과 유사하게 국가가 개입하여 인위적 통화가치부양을 시도할 경우 암시장 환율상승만 부추기게 될 것이다.
설사 변동환율제가 암환율 수준까지 상승하더라도 볼리바르로 월급을 받는 일반 대중의 필수 재화를 제외한 나머지 재화에 대한 실질구매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개혁조치와 함께 또다시 최저임금을 올려 기대했던 경제 개선 효과마저 무색해질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든 이번 개혁조치는 대증요법에 그칠 것이고 볼리바르화의 가치하락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간의 경제 권력 다툼
이번 경제개혁조치는 국가가 더 이상 통화가치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실물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최근 여당과 야권이 일련의 경제 법안을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는 이유도 실물자산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12월 6일 총선 승리로 정치권력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한 야권은 차베스 정부 시절 빼앗긴 경제권력 회복도 꾀하고 있다.
현재 야권은 두 개의 경제 법안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국가생산법'을 통과시켜 국영으로 전환된 식품 기업 1200곳을 민간에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국영화 이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생산성이 고갈된 식품 기업을 민간에 이양하여 안정적인 식료품공급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차베스 시절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민간기업의 국영화를 해체하겠다는 것이 야권의 주목적이다. 반면 여당은 국영화된 기업에 1억8천만 볼리바르에 달하는 신용대출을 승인하고 자본가들이 버린 기업을 돕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군(軍)이 광물, 석유, 가스 산업에 관한 주식회사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기업이라는 실물자산을 두고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야권이 제안한 또다른 실물자산 관련 법안으로 '국민주택소유법(베네수엘라 서민주택사업수혜자들의 소유권법)'이 있다. 해당 법안을 통해 기존 미션비비엔다(Mision Vivienda, 서민주택공급 프로젝트) 거주자들은 기존 사용권뿐만 아니라 소유권 및 상속권을 부여 받게 된다. 하지만 여당 쪽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의 공정가격에 준하는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기존의 수혜자들이 서민주택 밖으로 쫓겨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물자산을 확보해 경제력 우위를 점하려는 여당과 야당들,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누구도 돌봐주지 않는 평범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극심한 경제적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견뎌 나가고 있다.
최근 야권은 마두로 현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줄이는 헌법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만약 이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는 2017년 1월로 종료되며 후임 대통령을 뽑는 선거도 진행될 것이다. 사실상 의회 탄핵 혹은 의회쿠데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집권여당도 이러한 야권의 움직임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여당 관계자나 SNS 등을 통해서 마두로 대통령의사퇴설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총선 이후부터 쭉 이어져오고 있는 여당(정부 및 사법부) - 야권(의회)간 치열한 대립은 대화와 타협보다는 지난 2014년 반정부 시위때와같이 폭력을 동반한 충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여당과 야권, 둘 중 아직 어느 누구도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고 있다.
호수에 위치한 원주민들의 수상 가옥을 발견한 아메리고는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조국,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닮았다 생각했다. '작은 베네치아'라는 뜻의 '베네수엘라'라는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다.
아름다운 베네치아에서 이름을 따온 베네수엘라는 역사의 부침 가운데 최근 15년간 차베스의 등장과 함께 양극화 해소 및 의료, 교육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빈곤율은 차베스 집권 전 1998년 50.4%에서 2009년 28.5%로 약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유네스코의 자료(2005)에따르면 베네수엘라는 문맹률이 0%인 문맹퇴치국이다. 치솟는 유가 덕분에 베네수엘라는 국가 예산의 대부분을 복지에 할애할 수 있었다. 의료 서비스가 간절했던 저소득층은 쿠바의사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차베스 사후 베네수엘라의 변화
▲ 2월 17일 경제개혁조치 발표 이후 다음날 카라카스 센트로 풍경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 1위, 치안불안, 하이퍼 인플레이션, 생필품 및 의약품 부족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하루 하루 일상을 살아나가고 있다. ⓒ 안준모
그러나 차베스 사후 상황은 모두 바뀌었다. 집권여당은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국가 수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유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실례로 최근 발표된 미국 카토 연구소의 '2014 세계 고통 지수'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108개국 중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 1위에 선정됐다.
이 통계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합산하여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을 계량화한 것이다. 국민들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끝없는 줄을 서고 임금으로 지불받은 볼리바르화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다. 결국 지난 17일 마두로 현 대통령은 차베스 시절의 외환통제모델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는 발언을 남기고 새로운 경제개혁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경제개혁조치는 두 가지 주요한 변화를 담고 있다. '휘발유 가격 인상'과 '환율 체계 변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휘발유 가격의 경우 기존 옥탄가91짜리 휘발유는 리터당 0.07볼리바르에서 1볼리바르로, 옥탄가95짜리 휘발유는 리터당 0.097볼리바르에서 6볼리바르로 인상됐다. (옥탄가란 가솔린이 연소할 때 이상(異常)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고급휘발유로 평가된다) 휘발유 가격 인상의 경우 차베스 정부 시절에도 없었던 조치였기에 파격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대신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발생한 수익의 70%를 사회정책, 즉 미션사업에 투입할 계획이어서 결국 재정건전성 회복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개혁조치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베스식 외환통제모델에 마두로 정부가 과감히 메스를 들이댔다는 점이다. 개혁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마두로 현 대통령은 차베스식 외환통제모델의 수명이 다했다고 밝히며 사실상 차베스식 외환통제모델의 폐기를 선언했다.
환율 체계의 변화
이번 개혁조치를 통해 기존 세 개의 공식 환율을 두 개의 공식 환율 체계로 변경했다. 더불어 외환 암거래 시장을 공식 환율 체계 안으로 완전히 흡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베네수엘라 환율은 정부 공식 환율(CENCOEX), 외환입찰배정시스템(SICAD), 시장환율(SIMADI) 총 세 개의 환율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식 환율의 경우는 6.3볼리바르, 외한입찰배정시스템은 13.5볼리바르, 시장 환율은 200볼리바르선 내외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번 개혁조치를 통해 일단 의약품, 식료품 등 필수 재화에 적용되는 정부 공식환율이 6.3볼리바르에서 10볼리바르로 상향 조정되었다. 사실상 볼리바르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공식화한 것이다.
더불어 외환입찰배정시스템(SICAD)을 없애고 대신 기존의 시장환율(SIMADI)을 변동환율제(SistemaComplementario Flotante)로 전환하였다. 일단 마두로 대통령에 발언에 의하면 변동환율제는 말 그대로 시장의 원리 하에 작동하게 된다. 하지만 변동환율제 운영 시 사회 및 시장의 목적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모호한 단서도 같이 덧붙인 상태다.
일단 개혁조치 발표 이후 실제로 공식환율은 10볼리바르로 상승했고 변동환율제의 경우도 처음으로 200선을 넘은 202.94 볼리바르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베네수엘라의 환율 체계 변경은 단번에 30% 가까운 평가절하를 단행하여 암시장을 흡수한 아르헨티나 마크리 대통령의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또한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 없이 변동환율제를 암환율 수준까지 상승하도록 용인할지 대단히 회의적이다.
▲ 그래프를 통해 본 변경된 베네수엘라 환율체계 왼쪽 그래프는 새로도입된 변동환율제가 궁극적으로 암환율, 즉 시장가치에 근접할 경우를 가정하고 만들어졌다. 생필품, 의약품 등 기본재화에 적용되는 공식환율(CENCOEX)와 변동환율 사이의 간격이 점점 벌어질 수록 볼리바르를 받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은 비약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오른쪽 그림의 경우 환율체계 변경 전과 변경 후의 1달러 당 공식환율로 볼리바르의 가치, 변동환율제로 볼리바르의 가치 그리고 암환율로 볼리바르의 가치를 그래프로 분명하게 보여준다. ⓒ 안준모
결국 이번 개혁조치는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볼리바르화의 실질적인 평가절하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꼴이 됐다. 만약 변동환율제에서도 이전 시장 환율과 유사하게 국가가 개입하여 인위적 통화가치부양을 시도할 경우 암시장 환율상승만 부추기게 될 것이다.
설사 변동환율제가 암환율 수준까지 상승하더라도 볼리바르로 월급을 받는 일반 대중의 필수 재화를 제외한 나머지 재화에 대한 실질구매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개혁조치와 함께 또다시 최저임금을 올려 기대했던 경제 개선 효과마저 무색해질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든 이번 개혁조치는 대증요법에 그칠 것이고 볼리바르화의 가치하락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왼쪽의 '연도별 베네수엘라 근로자 최저임금 변화'를 보면 하이퍼 인플레이션만큼 최저임금의 상승폭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의 '베네수엘라 통화 발행 증가율(베네수엘라 ‘경제 비상사태’ 선언 배경과 전망.KIEP 미주팀연구원 이시은 저)'을 보면 유가하락이 본격화되는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통화 발행량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무절제한 통화발행 및 유동성증가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 BCV, KIEP
여야간의 경제 권력 다툼
이번 경제개혁조치는 국가가 더 이상 통화가치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실물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최근 여당과 야권이 일련의 경제 법안을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는 이유도 실물자산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12월 6일 총선 승리로 정치권력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한 야권은 차베스 정부 시절 빼앗긴 경제권력 회복도 꾀하고 있다.
현재 야권은 두 개의 경제 법안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국가생산법'을 통과시켜 국영으로 전환된 식품 기업 1200곳을 민간에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국영화 이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생산성이 고갈된 식품 기업을 민간에 이양하여 안정적인 식료품공급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차베스 시절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민간기업의 국영화를 해체하겠다는 것이 야권의 주목적이다. 반면 여당은 국영화된 기업에 1억8천만 볼리바르에 달하는 신용대출을 승인하고 자본가들이 버린 기업을 돕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군(軍)이 광물, 석유, 가스 산업에 관한 주식회사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기업이라는 실물자산을 두고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야권이 제안한 또다른 실물자산 관련 법안으로 '국민주택소유법(베네수엘라 서민주택사업수혜자들의 소유권법)'이 있다. 해당 법안을 통해 기존 미션비비엔다(Mision Vivienda, 서민주택공급 프로젝트) 거주자들은 기존 사용권뿐만 아니라 소유권 및 상속권을 부여 받게 된다. 하지만 여당 쪽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의 공정가격에 준하는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기존의 수혜자들이 서민주택 밖으로 쫓겨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물자산을 확보해 경제력 우위를 점하려는 여당과 야당들,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누구도 돌봐주지 않는 평범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극심한 경제적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견뎌 나가고 있다.
최근 야권은 마두로 현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줄이는 헌법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만약 이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는 2017년 1월로 종료되며 후임 대통령을 뽑는 선거도 진행될 것이다. 사실상 의회 탄핵 혹은 의회쿠데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집권여당도 이러한 야권의 움직임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여당 관계자나 SNS 등을 통해서 마두로 대통령의사퇴설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총선 이후부터 쭉 이어져오고 있는 여당(정부 및 사법부) - 야권(의회)간 치열한 대립은 대화와 타협보다는 지난 2014년 반정부 시위때와같이 폭력을 동반한 충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여당과 야권, 둘 중 아직 어느 누구도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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