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자기 아군에게 총 쏜 것"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평화협정 한국이 주도? 10·4선언부터 이행해야"
▲ 황교안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미국이 지난 1월 6일 북한 핵실험 직전 북한과 평화협정 논의에 합의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를 평화협정 논의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자 북한이 이 요구를 거부했고 곧이어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1일 기사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3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이와 관련해 "미국이 '선(先)비핵화-평화협정 논의여부는 차후결정'이라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왜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 제안을 carefully considered 했을까"
정 전 장관은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이 "We carefully considered their proposal and made clear that denuclearization had to be part of any such discussion(우리는 북한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했으며, 비핵화가 그런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라고 한 발언을 상기한 뒤 'carefully considered'(신중하게 검토)라는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의 '평화협정'논의 제안을 일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지난 1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을 제안한 것도, 미국과 북한 간의 이같은 움직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미리 치고나간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이 이 보도와 관련해 "평화협정도 미북 간의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 한국이 주도적으로 주체가 돼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당연히 우리도 주체로 들어가야 한다"며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박근혜 정부는 먼저 (평화체제 조항이 포함돼 있는)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실질 당사자니 무턱대고 들어가자고 하면, 북한이 당신들은 10.4선언 무시하고 팽개치지 않았냐고 할 때 할 말이 없지 않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10.4선언 4항은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조항이다....기자 주)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 자금의 북한 핵·미사일 개발 전용' 주장과 관련해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여정부도 이를 알았다"고 한 데 대해서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이미 근거가 없다고 밝힌 것 아니냐"면서 "황 총리는 (그의 말대로 해도) 자기네 아군에게 총을 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번 양보해서 참여정부가 알고도 묵인했다고 하면, 그 뒤 5년이나 개성공단을 운영한 이명박 정부는 왜 가만있었고, 집권하자마자 개성공단을 중단하지 않고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내놓은 사람은 누구냐"며 "황 총리가 꾀를 쓴다고 쓴 것이 박근혜 정부 그리고 같은 새누리당-한나라당 정권인 이명박 정부에게까지 총을 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북한 핵실험 직전 북한과 평화협정 논의 합의",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6일 국정연설, 한반도평화포럼의 '평화·통일의 시대적 사명을 통감하지 못하는 야당의 각성 촉구' 등의 사안을 분석한 <한통속> 93회, 94회 방송은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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