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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으로 나라 망쳐" 박 대통령 셀프디스 모음

집권 3년, 부메랑으로 돌아온 과거 발언

등록|2016.02.24 18:18 수정|2016.02.24 18:18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많은 국민이 희생을 치르고 나서 통과를 치르겠다는 얘기인지 이것은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들"이라며 야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비판했다. ⓒ 청와대


인명진 목사(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의 박근혜 정부 3년 평가는 혹독했다.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인 목사는 "지난 3년이 솔직히 좀 무서웠다"고 표현했다. 겨울왕국의 얼음공주가 연상됐다. 차갑고 냉혹하고 비정한 대통령의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인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와 정세현안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초 여성대통령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제왕적 리더십을 질타했다. 사실과 다른 거짓 공약에 대해 비판했다. 오직 국민만을 믿고 정진하라고 훈계했다.

이는 경실련의 평가와 일맥상통한다. 박근혜 정부 3년을 독선과 권위주의 리더십이라고 일갈했다. 정치, 경제, 외교 분야 모두 F학점을 줬다. 한 마디로 여왕적 통치스타일의 전형이라고 혹평했다.

박 대통령이 이렇게도 혹독한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쩌면 자업자득일 수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펴낸 '박근혜 전 대표 발언 기사 모음(2004.3~2008)'을 보면 답이 나온다. 결국 대통령 자신이 뱉은 말이 부메랑이 되어 비수로 꽂힌 격이다.

자신의 말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다

▲ 지난 2007년1월 자유시민연대 초청특강에서 연설 중인 박근혜 대통령.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진박' 격인 이정현 의원은 충성심의 발로로 지난 2008년 이 책을 발간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각종 발언들을 모은 내부참고용 자료집이다. 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비판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리고 선거, 가족사, 국가, 국민, 정치, 역사, 외교, 북핵, 지역, 리더십 등의 담론을 언급했다.

책을 보면 박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위선과 거짓을 보였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참 나쁜 대통령", "독선으로 나라 망쳐", "권위주의의 극치"라는 표현을 공개석상에서 강조했다.

정치 이념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거대 여당은 나라를 어렵게 할 것", "독선, 독주 정치의 폭주 가능성", "배도 한 쪽으로 기울면 침몰하는 법", "정치는 국민만 바라보며 해야", "집권하면 토론과 대화로" 등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외교와 공약에 관해서 "외교정책은 도광양회를 바탕으로", "북핵 해결을 위해 초당적 노력", "한국, 외교사회에서 왕따", "역사는 역사학자가", "보육문제는 여성 대통령으로서 제일 우선 해결" 등을 내세웠다.

리더십은 어떠했나.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 "지도자는 약속을 지켜야", "이 땅에 정의를 세우겠다", "국민은 나의 가족", "모든 지역의 100%의 대한민국", "신뢰와 화합의 리더십" 등을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이 강조한 발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지를 꼭 받들겠다는 다짐이었다. "아버지의 고민 그리고 민생경제",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 "그 시대의 리더십은 그 시대의 관점으로 봐야", "외모는 어머니, 속은 아버지를 닮았다", "유신독재 공세 이겨낼 것" 등을 언급했다.

"제가 누구의 딸입니까?"

박 대통령의 말처럼,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가르침과 사랑의 힘으로 지금의 역경을 이겨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대통령의 발언처럼, 아버지의 잘못된 유지를 받들겠다는 속내가 드러나 또 다른 역경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4년 8월, 경남 창원 합동 연설회에서 "제가 누구의 딸입니까'라는 말로 청중의 환호를 얻었다. 한강의 기적을 언급했던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딸임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는 아버지의 경제발전만 받들고 유신독재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격이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고 일갈한 적이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의 평가는 어떤가. "참으로 무서웠다, 국민이 떨고 있다"는 등의 공포정치로 되돌아오지 않았던가. 독선으로 나라 망쳤다는 박 대통령의 지난날 매서운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정녕 독재자의 딸로 남으려 하는가

▲ 지난 2004년 3월 청량리 시장에서 초상화를 팔던 한 할아버지가 진열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와 박근혜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한나라당 TV 제공


대한민국은 지금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국가정보원을 박정희 시대의 중앙정보부로 회귀하는 테러방지법안 논란으로 정국이 얼어붙었다. 공안독재, 유신독재란 말이 횡행하고 있다. 정녕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유신 독재자의 딸로 남으려 하는 건가.

테러방지법은 무소불위의 '괴물 국정원'을 만드는 '국정원강화법'에 다름 아니다. 국정원이 영장도 없이 국민들의 통신수단을 감청하고 계좌와 위치정보를 멋대로 뒤질 수 있게 된다.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서 국민들만 고통 받게 된다. 박정희 시대 그런 것처럼 '민주주의의 비상사태'가 도래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강조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큰 의무라는 것을. 대통령의 말은 결코 말잔치로 끝나는 포퓰리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삼사일언, 언행일치! 대통령이 작금 지켜야 할 마지막 도리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1년 남았는데 어떻게 될 것이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가문의 영광을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니라 48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인데, 본인이 옳다고만 생각하는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나라를 망치고 있다."(2016. 12. 22-동국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 대학생 아카데미 연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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