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청각장애인도 함께 듣는다
27일 오후부터 수화 통역 시작... 김용익·김광진·자원봉사자·박형준 힘모아
▲ 27일 오후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린 트윗. ⓒ 김용익 트위터
청각장애인도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무제한토론 내용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국회방송은 무제한토론이 시작된 지 약 93시간째인 27일 오후 4시 21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론발언부터 방송화면 우측 하단에 수화통역사를 등장시켜 의원들의 발언을 수화 통역하고 있다.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야당의 무제한토론 즉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뒤 이를 생중계하는 국회방송이 큰 관심을 끌었고, 이 방송을 보고 의원들의 핵심발언을 트윗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이나 수화 통역이 없어 청각장애인들은 이 필리버스터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트위터 등 SNS에서 제기됐다.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에 반응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트위터(@yikim1952)를 통해 "국회방송에 수화 통역을 부탁했으나 전례가 없고 한정된 예산 때문에 하기 어렵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27일 오후 김 의원은 다시 트위터를 통해 "국회방송에서 수화통역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도와주신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님 감사합니다, 김광진 의원님도"라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제안해주신 트친(트위터 친구)님들 고맙습니다"라고 밝혔다.
이같이 필리버스터에 수화 통역이 제공된 배경에는 같은 당 김광진 의원과 자원봉사로 수화통역을 해주겠다는 10여 명이 수화통역사들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철 수화통역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김광진 의원은 27일 오전 7시 김 통역사에 연락해 필리버스터 수화통역 제공 여부를 문의했다.
급여 지급은 힘드나 청각장애인들도 필리버스터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에 김 수화통역사는 자원봉사자들을 10여 명 모았다. 그 사이 자원봉사자의 수화통역에 대한 국회의장의 승인과 국회방송의 통역화면 삽입 및 시설 준비가 이뤄졌다.
하지만 다시 김용익 의원이 박형준 국회사무총장과 논의를 진행, 수화 통역에 예산을 쓸 수 있게 돼 유급으로 진행하게 됐다. 봉사를 자원한 통역사들은 나서지 못하게 됐지만 기존 국회에 등록돼 있던 수화통역사들이 필리버스터 통역을 담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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