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수도권 격전' 예고하는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여·야 텃밭인 호남과 경북에선 2석씩 감소

등록|2016.02.28 20:08 수정|2016.02.29 07:3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2014년 10월 30일 헌법재판소에서 선거구 사이의 인구 편차가 2대 1을 넘지 못하도록 판정한 이후 1년 2개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논의에 돌입한 이후 7개월만이다. 인구 비례를 조절하기 위해 농·어촌의 지역구가 상당수 통·폐합되고 수도권의 선거구가 늘어났다.

수도권 지역구 대폭 증가, 서울·인천 +1에 경기도 +8

서울 1곳, 인천 1곳, 경기 8곳 등 수도권에서 10곳이 늘어났다. 대전과 충남은 각 1석씩 증가했고, 강원과 전남·전북에서는 1곳씩, 경북에선 2곳이 감소했다. 전체 지역구가 7개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인구가 증가한 수도권에서 선거구가 늘어난 경향이 컸으며, 여·야의 텃밭인 호남과 영남에서는 각 2석씩 감소했다. 국회의원 정수는 300명으로 유지되고, 지역구 의원은 기존 246석에서 7명 증가한 253명에 비례대표 의원은 기존 54석에서 7명이 감소한 47명이 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강서와 강남이 분구되고, 대신 중구는 성동 갑, 을과 합쳐져 중구·성동 갑과 중구·성동 을이 되어 총 1석이 늘어났다. 중구의 현역 의원은 더민주 정호준 의원이다. 성동 갑은 무소속 최재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고, 성동 을은 더민주 홍익표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인천에서는 연수구가 분구되어 갑 을로 나뉘게 되었다. 기존 도심 지역은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이 6선에 도전하고, 신설 지역에선 새누리당 후보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과 민현주 비례대표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한편 경계 조정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강화군은 중구·동구·옹진군에 합쳐져 중구·동구·옹진군·강화군이 되었다. 농촌인 강화군과 어촌인 옹진군이 하나로 합쳐진 점, 면적이 723㎢로 서울시(605㎢)보다도 더 큰 지역구가 탄생한 점 등을 이유로 어떤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뛰어들어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중구·동구·옹진군 지역은 박상은 의원의 의원직 상실 판결로 현재 현역 의원이 없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남양주, 화성, 군포, 용인, 김포, 광주 등에서 1개씩 선거구가 추가되었고, 더민주 정성호 의원의 지역구인 양주·동두천,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의 지역구인 포천·연천,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의 지역구인 여주·양평·가평 3개 선거구가 동두천·연천, 양주, 포천·가평, 여주·양평으로 조정 되면서 1석이 새로 생겼다. 화성, 김포와 경기 동부는 새누리당이 비교적 선거에서 우세한 지역이다.

대전에서는 유성구가 분구되었고, 충남에서는 천안과 아산에서 지역구가 1곳씩 늘어났지만 공주와 부여 청양이 공주·부여·청양으로 합쳐져 대전·충남에서는 지역구가 총 1곳씩 늘어났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지역구 9곳을 모두 싹쓸이했던 강원도에서는 지역구가 1곳 감소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지역구인 홍천·횡성이 쪼개져서 홍천은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지역구인 철원·화천·양구·인제에, 횡성은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의 지역구인 태백·영월·평창·정선에 합쳐졌다.

전남·북 -2, 경북 -2

전남에서는 장흥·강진·영암, 고흥·보성, 무안·신안 3개 지역이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영암·무안·신안으로 개편되어 1곳이 사라졌고,전북에서는 남원·순창, 정읍, 진안·무주·장수·임실, 김제·완주, 고창·부안이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완주·진안·무주·장수, 김제·부안으로 변경되면서 1석이 줄었다. 국민의 당에는 우울한 소식이다. 장흥 강진을 기반으로 했던 황주홍 의원과 고흥 보성의 김승남 의원이 대결해야 할 판이 되었기 때문. 순천·곡성을 지역구로 하는 이정현 의원은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지역구가 없어지진 않았지만 노란 불이 커졌다. 이정현 의원의 고향인 곡성이 더민주 우윤근 의원의 지역구인 광양·구례와 합쳐져 광양·곡성·구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정현 의원은 순천 시민들의 지지만으로 선거를 치러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경북에서는 문경·예천과 영주 지역구가 합쳐졌기 때문에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과 장윤석 의원의 현역 집안 싸움이 펼쳐지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은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군위·의성·청송과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의 상주도 마찬가지.

부산과 경남에서는 지역구 증감이 없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구기장군 갑·을이 해운대 갑·을과 기장군이 되었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중·동구가 분할되어 중구가 새누리당 김무성대표의 지역구인 영도에, 동구가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의 서구에 합쳐졌다. 경남에서는 양산에서 1곳이 늘었지만, 밀양·창녕, 의령·함안·합천, 산청·함양·거창이 밀양·의령·함안·창녕, 산청·함양·거창·합천으로 바뀌면서 역시 전체적으론 증감이 없었다.

경기도 중요성 대폭 증대·정의당은 괴로워

이번 선거구 획정안으로 각 당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야의 텃밭인 호남과 경북에서 각 2곳씩 지역구가 사라지고 수도권에서 10곳이나 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론 수도권의 캐스팅보트로서의 영향이 증가할 예정이다. 특히 수원·용인·남양주를 비롯한 도시 지역 신설 지역구에서 표심을 어떻게 잡을 지가 전체 총선 판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의원 감소는 소수 정당에겐 타격이다. 정의당은 그동안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주장해왔으나 오히려 비례대표 의원 정수가 7명 감소하면서 비례대표 표를 통한 외연 확대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논의 과정에서 언급되었던 권역별 비례대표, 석패율제나 선거 연령 하향 등은 도입되지 않았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