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상당수 유실, 훼손된 듯..."
[홍성 광천 유해발굴] 오는 4일부터 2단계 발굴
▲ 유해발굴 4일 째인 28일 오후, 홍성 광천 폐금광 동굴 안에서 유해발굴단이 쌓인 흙과 돌을 파내고 있다. 이날 동굴안쪽에서도 일부 유해가 확인됐다. ⓒ 심규상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홍성대책위원회(아래 홍성대책위)는 휴일인 27일과 28일에도 유해발굴 작업을 계속했다.
이를 통해 폐광산 동굴 입구 바깥쪽에 드러난 4, 5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이곳은 애초 폐금광 동굴 안이었지만 공사로 동굴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 동굴 앞 콘크리트 구조물아래에서도 일부 유해가 발견됐다.
박선주 발굴단장(충북대 명예교수, 공동조사단 공동대표)은 "콘크리트 구조물 공사 과정에서 매장지를 비롯하여 상당수 유해가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개의 탄두도 추가 발굴됐다.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허리띠 끝을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버클과 군청색 단추 등도 나왔다. 증언대로 가해자가 군인 또는 경찰이며 희생자가 민간인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곳 폐금광에는 1950년 6월부터 10월까지 보도연맹원 및 부역 혐의 등으로 30∼60여 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클, 단추, 탄두 발굴....가해자는?
주된 유해 발굴 지역은 폐금광 동굴 안이다. 폐금광 동굴 안에서도 일부 유해가 드러났다. 동굴 안은 많은 돌과 흙이 쌓여 있었다. 체구가 작은 한 사람이 들어가 겨우 작업이 가능할 만큼 협소했다.
유해발굴 4일째인 29일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오후부터 진눈깨비가 쏟아졌다. 발굴단은 이날 오전에는 유해매장지에 비가림 시설을 설치했다. 오후부터 눈이 쌓이기 시작하자 발굴팀 상당수가 제설작업에 투여됐다. 현장 기온도 영하로 뚝 떨어졌다.
▲ 28일 오후 유해 발굴현장에 많은 눈이 내려 발굴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심규상
▲ 28일 오후 유해 발굴현장에 많은 눈이 내려 발굴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심규상
발굴단은 애초 29일까지 발굴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소 10일 정도 추가 발굴 작업을 벌어야 할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여러 악조건으로 유해발굴 작업이 그만큼 더뎌졌기 때문이다.
안경호 상황실장(4.9 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은 29일 "작업 난도가 높아지면서 예정 기간 내 발굴을 끝내기 어려웠다"며 "1단계 발굴을 마무리하고 오는 4일부터 2단계 발굴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단계 발굴작업에는 전문 인력이 동원된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2단계 유해발굴에 필요한 1000
만 원의 추가비용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관련 기사: 김석환 군수 "발굴에만 전념" 격려…. 유가족 눈물 글썽>
공동조사단은 오는 6일경 희생자 유가족과 언론을 대상으로 유해발굴 현장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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