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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출마 선언 할 때 '탈당' 최원식은?

총선 후 당 대표 도전 "민생 파탄 정권과 분열 세력 심판"

등록|2016.02.29 18:34 수정|2016.02.29 19:57

▲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29일 20대 총선 계양<을>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인천지역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대부분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 한만송


출마 지역을 놓고 고심했던 송영길 전 인천시장(더불어민주당)이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계양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도전해 야권 혁신과 통합 등을 이끌겠다는 뜻도 밝혔다.

송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패배 후 1년간 대만과 중국에서 양안관계를 공부하고 작년 7월 귀국했다. 이후 '송영길의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를 개소해 주거·복지·고용·조세 등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20대 총선 출마 의사를 굳혔지만, 분당 사태와 함께 '험지 출마'를 요구받아 출마 지역구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계양을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했다. 하지만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계양을엔 정치적 동지였던 최원식(국민의당) 의원이 버티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의 기자회견 시간에 최 의원은 국회에서 26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섰다.

앞서 송 전 시장은 최 의원에게 "탈당하지 말라. 탈당하면 내가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여러 차례 탈당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최 의원이 탈당하자, 계양을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송 전 시장은 "계양은 저를 정치적으로 낳고 키워준 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계양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부도 위기의 인천을 구하고 투자유치 전국 1등을 했던 경험으로 다시 계양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서운산업단지를 100만 평 규모의 계양테크노밸리로 확대해 일자리 2만 개를 만들고, 계양 자율형 사립고교 유치, 서울대와 경인교대 통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생파탄 정권과 분열세력 심판"

▲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20대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도전해 야권 혁신과 통합을 이끌겠다는 뜻도 밝혔다 ⓒ 한만송


또한 "총선 후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해 야권 혁신의 기수가 되겠다"며 "야권 혁신으로 역대 최악의 경제 무능, 남북관계 파탄의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부 세력이 내부 혁신·통합 노력을 포기하고 성급하게 탈당해 야권 분열을 현실화하고 말았다"며 "특히 계양주민이 1야당의 깃발로 당선시켜준 분들이 탈당한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탈당 명분이 없다. 국민의당은 인천은 물론 수도권에서 한 석도 얻기 힘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20대 총선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민생을 파탄내고 남북 관계를 악화시킨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에 대한 심판이며, 분열 세력에 대한 심판의 장"이라고 했다.

그는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해 자신이 안철수 의원 등을 만났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신당 창당을 주도한 정치세력은 정치적 명분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인천 정치 복원하겠다"

▲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 자리엔 신동근, 김교흥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홍영표 국회의원, 허종식 전 인천시 대변인, 윤관석 국회의원 등이 함께했다. ⓒ 한만송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야당 하나로 묶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진보 정당의 경쟁력을 위해선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 억지로 단일화를 하다 보면 여러 문제점이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탈당한다는 형용모순이 어디 있는가? 수도권에서 안(철수) 의원 빼고는 힘들 수 있다. 쉽게 탈당한 세력, 분열 세력은 국민에게 평가를 받게 된다"

송 전 시장은 '이번 총선은 인천 정치 복원의 장'이 될 것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여당은 진박이냐 아니냐고 싸운다. 중앙 정치인의 대리 정치인이 인천에 많다. 이번 총선은 중앙 정치인의 대리인을 뽑는 것이 아니다. 인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저의 정치적 소명이다. 인천 선거에 무한책임을 진다."

'인천 정치 복원'은 인천시민의 힘으로 지역 현안을 해결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정권의 실세로서 힘 있는 시장'을 내세워 지방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비롯해 굵직한 지역 현안을 '실세 라인 정치'로 풀지 말고, 인천시민의 힘으로 풀어내자고 했다.

정치적 동지였던 최원식 의원과 결전 불가피

송 전 시장은 정치적 동지였던 최원식 의원과의 결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을 맡은 최 의원은 문병호(부평갑)·신학용(계양갑) 의원과 함께 야권 강세 지역인 인천 북부지역을 '국민의당'의 수도권 교두보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 의원은 인천 출신으로 인천에서 시민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활동해왔다. 그러나 탈당으로 야권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 몇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최 의원은 송 전 시장한테 많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송 시장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양을이 야권 강세 지역이지만, 야권의 표가 분산되면서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에선 내과 의사인 윤형선 예비후보와 강화군수 출신의 안덕수 예비후보가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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