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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에서 싸우는 남자, '크레인'에서 싸우는 여자

녹색당 이계삼 후보, 소금꽃 김진숙을 만나다

등록|2016.03.03 11:09 수정|2016.03.03 11:09

▲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 녹색당


두 사람이 만났다. 이계삼씨는 11년간 밀양에서 국어교사로 지내다 2012년부터는 학교를 뛰쳐나가 밀양의 송전탑 투쟁현장에서 있었던 사람이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30년이 넘게 노동운동을 해왔으며, 무려 309일간의 고공농성을 버텨낸 그녀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희망버스'는 주목받지 못하는 약자들이 있는 현장을 향한다. 그녀가 있었던 한진중공업의 현장에도, 그가 있었던 밀양에도 약자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탄 희망버스는 줄기차게 방문했다. 이계삼은 김 위원의 저서 <소금꽃나무>의 서평을 쓰기도 했다.

이계삼씨는 작년 12월부터 송전탑 반대투쟁 활동가에서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 즉,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월 1일 그는'탈탈(탈핵탈송전탑) 선거운동본부' 출범식을 신고리원전 교차로 앞에서 가졌다. 결국 그의 정치는 밀양 투쟁의 연장선인 샘이다.

총선을 앞두고 그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위원을 만나기 전에는 시대의 어른으로 불리는 채현국 선생과의 만남도 있었다.(관련 기사 : 채현국 "더 흉측한 시절이더라도 벼를 줄 알아야")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간추려 소개해본다.

▲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예정자 이계삼 씨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두 사람의 미소가 밝다. ⓒ 녹색당


"내가 단 하루라도 살고 싶었던 세상을 녹색당이 보여주었다."

김 위원이 인터뷰 중 이계삼 후보에게 건넨 말이다. 그녀는 2012년 총선이 끝난 후 정당투표에서 녹색당을 지지한 적도 있다. 김 위원은 2012년 4월 17일 열린 한 강연에서 "착한 사람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는 사회를 꿈꾼다. 세월이 흘러 일선에서 제가 은퇴했을 때 녹색당에 가입해 텃밭을 가꾸고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고 밝혔었다.

많은 이들이 녹색당이라는 정당에 대해 핵발전과 환경문제만을 다루는 정당이라 생각하기에, 노동 운동가와의 만남에 대해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며 85호 크레인에서 투쟁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부산녹색당 윤미라 사무처장과 사진작가 장영식 선생은 내가 크레인에 있을 때 매일 저녁 6시에 와서 하루도 빠짐없이 100배 서원을 했다"며, 이들과 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 송전탑 활동가에서 정치인의 행보를 걷고 있는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 예정자 이계삼 ⓒ 진일석


"우리가 공유했던 30여 년 전, 그 하루의 기억을 버리지 못한다."

대담 중에는 필연적으로 노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둘은 김주익 열사의 죽음과 85호 크레인 위에서의 309일간의 농성, 복수노조로 갈라져버린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대기업 중심으로 편재된 노동운동에 대한 쓴소리도 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얻어낸 성과들이 어느새 기득권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은 1987년 7월 27일 한진중공업 첫 파업을 회고하며 "우리가 공유했던 30여 년 전, 그 하루의 기억을 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김 위원은 네팔에서 경험한 일화들을 소개하며 "GNP니 평균수명이니 이런 걸로 판단해서 우리보다 못 산다고 판단하지만, 네팔 사람들의 변치 않는 묵묵함과 끈기가 내게 깊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오히려 녹색당 동지들에게 힘을 받는다. 알아주지 않는 걸 알면서도 그 길을 가고자 했던 사람들 아닌가"라고 응원했다.

이계삼 예정자는 고공크레인 농성이 마무리되던 날 김진숙 위원에 앞서 그가 키운 방울토마토, 상추, 치커리가 먼저 내려오던 장면을 회상하며 "내 일생의 화두인 '노동'과 '농업' 사이에는 김진숙의 '고공 농업'이 있었다"고 썼고, 김 위원을 "단 하루라도 살고 싶은 삶을 지금 여기서 살아내는 '풀빛 혁명가'라고 불렀다.

인터뷰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이계삼의 '풀빛 만남'#2# <단 하루라도 살고 싶었던 세상이 녹색당에>용접노동자,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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