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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사무실 앞 가로수 가지치게 한 '수상한 민원인'

통영시청, 북신동 지난해 10월말 작업... 이군현 의원 측 한때 조명시설 설치도

등록|2016.03.03 11:30 수정|2016.03.03 11:30
경남 통영시청이 민원인의 요구로 국회의원 사무실 앞 가로수 가지를 잘라내고, 국회의원측은 펼침막을 잘 보이게 하려고 가로수에 조명시설을 설치했다가 통영시청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철거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한 통영시민이 가로수 전정작업과 관련한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했고, 통영시청 공원녹지과는 2일 행정정보공개 청구인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하는 시간이 열렸다. 이 시민은 CC-TV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통영시청은 가로수 전정작업은 촬영하지 않았다.

통영시청이 북신동 축협건물 앞 가로수 3그루의 가지를 잘라낸 때는 지난해 10월 말이었다. 이곳은 새누리당 이군현 국회의원 사무실(축협건물 3층) 앞으로, 이 의원의 간판이 걸려 있었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통영시청 공원녹지과에서 했다. 통영시청은 예산을 확보해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다른 지역에서 가로수 전정작업을 벌이다가, 민원인의 요구로 이곳 3그루의 가지를 잘라낸 것이다.

통영시청은 2016년에 예산을 확보해 이곳에 가로수 전정작업을 할 예정이었지만 민원인 요구로 앞당겨 실시했다는 것이다. 통영시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가로수 전정작업은 4~5년마다 하고, 북신동 쪽은 올해 상반기에 예산을 마련해 할 예정이었다"며 "민원이 있어 다른 지역에서 작업을 하다 당시 3그루만 먼저 작업을 했던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통영시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요구했던 민원인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통영시청 관계자는 "그 민원인이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민원인이 이군현 의원측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지역에서 누가 가로수 가지치기를 했는지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그 작업을 통영시청이 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며 "통영시는 민원 요청에 따라 전정작업을 했다고 하지만, 그 민원인이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민원이 있으면 다 가로수 가지치기를 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군현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다"며 "알아보니까, 통영시가 민원이 있어 전정작업을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 경남 통영시청은 지난해 10월말 북신동에 있는 가로수 3그루에 대해 가지를 잘라내는 작업을 벌였고,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 사무실은 지난 2월 1일 펼침막이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한 의도로 가로수에 조명시설(오른쪽 사진)을 설치했다가 통영시청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철거했다. ⓒ 통영뉴스


가로수에 설치했던 조명시설도 논란이다. 이군현 의원측은 가지치기를 한 가로수 한 그루에 지난 2월 1일, 야간에 펼침막이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조명시설을 설치했던 것이다.

조명시설은 하루만에 통영시청의 요청으로 철거되었다. 통영시청 관계자는 "조명시설은 이군현 의원측에서 했고, 바로 철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군현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사무실 개소식(2월 2일)을 앞두고 조명시설을 설치했다가 하루만에 철거했다"며 "나무에 못을 박은 것도 아니고 줄을 사용했다. 선거 때다 보니 아무 일도 아닌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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