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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김, 또 "야권연대"... 안철수 말 안 먹힌다

안 "이미 결론" - 천 "여러 형태의 연대 가능" - 김 "뜨거운 토론 필요"

등록|2016.03.08 17:10 수정|2016.03.08 18:00

안철수, 노원병 출마선언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8일 오전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내 카페에서 제20대총선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국민의당 지도부가 야권통합 내지 연대에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면서 내부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통합과 연대 모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천정배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 저지를 위한 야권의 연대에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또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은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안 공동대표는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하며 기자들과 만났지만 야권의 통합이나 연대 논의에는 말을 아꼈다. 그동안 불가 방침에 변함이 없어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그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라며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과 통합이 '절대 불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다시 한 번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에도 "이미 결론 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미 의원총회, 그리고 최고위원회를 거쳐서 결정이 난 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통합 불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천정배 공동대표는 당시 의원총회에서 '통합 불가'만 결정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이 불가하다는 당론에 명확히 서 있다"라며 "그러나 수도권 뿐만아니라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할 수 있는 여러 연대가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외 지역의 연대까지 열어놓은 것이다.

천 공동대표는 또 "새누리당 압승을 그냥 방치하거나 그것을 돕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는 문제의식을 깊이 가지고 있다"라며 "당내 의논이 필요하다"라고 공식적으로 관련 논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가 수도권 연대가 안된다고 말했느냐"라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 역시 연대 필요성을 외면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권연대 논의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의 말은 보다 구체적이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더민주) 패권주의 청산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선행돼야 야권의 개헌선 저지를 위한 뜨거운 토론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더민주가 공천 컷오프 등에서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야권 연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계파 패권주의 정치가 부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천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진정성과 절박성을 담은 제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 대표가 남은 공천 과정에서 소위 '친노'로 분류되는 더민주의 주류세력을 더 쳐내야 한다는 요구다.

국민의당 소속 수도권 의원들의 요구는 더욱 노골적이다. 김영환 의원과 문병호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통합 논의가 충정에서 나온 주장임은 이해하나 당의 분란이 커지니 자제해야 한다"라며 김한길 선대위원장의 통합 내지 연대 논의 요구를 반박했다. 여기까지는 "당론으로 결론 내렸다"라는 안 공동대표와 같은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더민주가 컷오프 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와 낡은 진보 청산의 의지를 보이는지 주시할 것"이라며 "패권주의 청산과 새로운 노선 정립이 과연 제대로 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결국 김 선대위원장에게 자중을 요구하면서도 더민주의 상황에 따라 야권 연대 논의를 해야 한다는 같은 주장을 펼친 셈이다.

안 공동대표는 이렇게 당내에서 야권 연대 관련 목소리가 계속 되는 것과 관련해 9일 오전 선거대책회의에서 추가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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