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것

등록|2016.03.13 12:22 수정|2016.03.13 12:22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화분을 정리했습니다. 베란다 벽에 가려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 있던 화분을 위해서 받침대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주워오거나 쓰다가 남은 나무 조각을 모아서 받침대를 만들었습니다. 겨우내 베란다 벽 아래 있던 푸성귀들은 역시 자라는 속도가 느리고 시금치는 갑자기 씨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 베란다 벽 아래에 받침대를 만들어서 화분을 올려놓았습니다. 좀 더 일찍 만들어야 했습니다. 사진 왼쪽이 이번 새로 만든 것입니다. ⓒ 박현국


남들처럼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는 깨끗한 베란다를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햇빛이 비치는 좋은 자리를 텅 비워놓는 것은 자연에 죄를 짓는 기분이 듭니다. 하나, 둘, 화분이 늘어나면서 베란다도 좁아지고 불편한 것도 있지만 화분에서 키우는 푸성귀가 주는 신선한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지난해 가을 텃밭에 심고 남은 쑥갓, 시금치 따위 씨들을 베란다 화분에 뿌렸습니다. 텃밭에 심은 것들은 먹을 수 있도록 자랐지만 베란다에 심은 것들은 아직도 작습니다. 푸성귀가 자라기 위해서는 따뜻한 베란다보다 햇볕이 드는 텃밭이 더 적합한가 봅니다.

▲ 부추와 상추입니다. 비교적 햇볕이 들어서 잘 자랐습니다. 부추는 이제 싹이 나와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고 있습니다. ⓒ 박현국


전부터 베란다에서 햇빛을 보고 자란 부추는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때를 알고, 봄기운을 느껴서 반응을 시작했나봅니다. 상추는 겨울에도 햇볕만 있으면 잘 자랍니다. 겨우내 두 번 정도 잎을 잘라서 먹었는데도 벌써 잎이 새로 자랐습니다.

▲ 섬기린초와 시금치입니다. 섬기린초는 일 년 내내 푸른 잎입니다. 시금치는 햇볕이 들지 않아서 싹이 나오자마자 씨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 박현국


섬기린초입니다. 울릉도가 고향입니다. 잘 자라고,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지니고 있습니다. 늦여름에 노란색 꽃이 핍니다. 꽃이 비교적 오래갑니다. 일본 간사이 지방에는 정원용 꽃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7년 전 꽃을 키우는 일을 하는 동창에게서 얻어왔는데 아직도 살아서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린초는 돌나물과입니다.

▲ 참나물과 아욱입니다. 이 둘은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자랍니다. ⓒ 박현국


파드득 나물 혹은 참나물이라고 합니다. 일본에도 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별로 좋아하거나 많이 먹지 않습니다. 아는 사람에게 뿌리 채 얻어다 심었습니다. 새싹이 나고 잘 자라고 있습니다. 참나물은 햇볕이 닿지 않는 응달에서 잘 자랍니다. 미나리과 푸성귀로 독특한 향기가 있습니다.

늦게나마 베란다 화분을 위해서 받침대를 만들었습니다. 희망대로 푸성귀들이 잘 자랐으면 합니다. 사람의 희망뿐만 아니라 늘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돌봐주어야 합니다.

첨부자료>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물 가운데 속씨식물 가운데 쌍떡잎식물들입니다. 사진을 비롯하여 우리 이름과 일본 이름, 중국 이름, 학명으로 나누어서 정리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