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지배하는 인공지능? 기우일 뿐이다
[책으로 보는 인공지능] 인류는 인공지능은 공존할 것
알파고로 인해 갑자기 인공지능이 전 국민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스카이넷(미래를 지배하고 인류를 절멸하는 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특히 소프트웨어 로봇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정보통신기술 사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로봇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에서 실세계 객체와 통신하며 언제, 어디서나 상황에 맞는 정보와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지능형 소프트웨어"다. 딱 알파고다. 인공지능 역시 소프트웨어의 범주에 속한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기자들을 대체하는 '로봇 저널리즘'과 증권시장에서 이미 한몫하고 있는 '로봇 트레이딩(주식투자 통합시스템)', '로봇텔레마케터'까지 우리 삶에 이미 자리 잡았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주위 정보를 파악하여 할 일을 예측하고 행동하게끔 한다. 만약 당신이 로봇을 갖고 있다면, 그 로봇은 소프트웨어 로봇의 명령을 수행할 것이다.
카네기 맬런대 로봇공학과 일라 라제 누르바흐시 교수에 따르면, 현대 로봇공학의 핵심은 인지 능력에 달려 있다. 즉, 로봇이 세상을 지각(知覺)하고, 주위를 알아챔으로써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로봇공학에선 난제였다.
로봇공학에서 입력(input)은 지각(perception)이고, 출력(output)은 행동(action)이다. 특히 로봇은 비전 인식이 중요하다. 주위를 인지해야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할 것이다. 알파고가 보유한 GPU(그래픽 프로세스)는 충분히 로봇에 응용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로봇공학의 난제가 서서히 풀리는 것이다.
비전 인식에 응용 가능한 '알파고'
"2025년경에는 로봇의 지능이 사람 수준에 도달하고 한 가정당 로봇 한 대 정도가 배치되어 인간에게 서비스를 하게 될 것" 영국의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Ian D. Pearson)의 주장이다.
상용화하기 시작한 '페퍼'나 '지보', 'PALRO' 등 소셜 로봇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지금은 매우 기초적인 단계이지만 인공지능이, 즉 소프트웨어 로봇이 더욱 발전하다 보면 '할매네 로봇'처럼 인간을 위한 로봇이 탄생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분명 매우 지능적인 에이전트로 성장할 것이다. 김문상 KIST 박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로봇은 하드웨어 형태가 아닌 컴퓨터 속에만 존재하는 로봇 형태의 가상체다. 그는 "소프트웨어 로봇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과 결합하여 인간-컴퓨터 간의 존재공간 전체를 새롭고 강력하게 제어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이 소프트웨어 로봇은 사용자와의 좀더 인간적인 교류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인간과의 교류는 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음성이나 몸 움직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문자 입력과 터치를 넘어 음성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앞으론 좀 더 고차원적인 인터페이스가 개발될 것이고, 세상에 퍼질 것이다. 인간과 공감하고 교감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장애를 극복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 스마트 글래스 선두주자인 이스라엘 벤처기업 오알캠(OrCam). 이 똑똑한 안경은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디지털카메라와 스피커가 장착돼 있어, 광고판이나 신문기사를 가리키면 이미지를 즉시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읽어준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달팽이관 이식은 청력 장애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공지능은 사지 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버드대학 병리학 연구진이 개발한 C-패스(Computational Pathologist) 시스템은 인공지능이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된 사례다. C-패스는 조직을 찍은 사진을 보고 유방암 여부를 진단한다. 그리고 생존율을 예측한다. 소프트웨어 로봇의 일종인 C-패스는 암의 진행 정도 등을 정확하게 진단했다고 한다. 특히 생존율 예측에 필요한 유방암의 특징을 식별했다.
장애 극복의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로봇의 출현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는 바로 'Her(스파이크 존스 감독, 2014)'다. 주인공인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은 대필 작가로 살면서 사람들과 특히 이성간의 관계에 있어서 일종의 '장애'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현대인 모두는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이나 경계성 인격 장애, 공황장애 등 병을 앓고 있다. 아무튼 테오도르는 사만다라는 인공지능 OS(운영체제)를 만나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사랑을 나눈다.
눈여겨볼 점은 사만다가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사만다는 우리는 모두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마치 우리는 거대한 원시 물질의 담요 아래 함께 뭉쳐져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들의 나이도 모두 같다. 즉, 130억 살이라는 것이다. 현대 과학계에선 물질의 근본을 정보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과 기계, 기계와 인간의 경계는 흐려진다. 인공지능 vs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인공지능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인류가 인공지능과 공존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급작스럽게 인류를 위협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다루면서 인간의 허점이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완벽한 소프트웨어라는 건 존재하기 어렵다. 이제껏 인류가 발명한 모든 기술들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일면성을 지적하며, 기술 개발 자체를 우려하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기술의 양면성으로 '스카이넷'의 등장을 걱정하는 건 지나친 우려다.
정보통신기술 사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로봇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에서 실세계 객체와 통신하며 언제, 어디서나 상황에 맞는 정보와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지능형 소프트웨어"다. 딱 알파고다. 인공지능 역시 소프트웨어의 범주에 속한다.
▲ 이세돌 9단(왼쪽)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알파고와의 세번째 대국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9단은 이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에 불계패로 져 3연패를 기록했다. 오른쪽이 알파고를 개발한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 ⓒ 구글 제공
소프트웨어 로봇은 기자들을 대체하는 '로봇 저널리즘'과 증권시장에서 이미 한몫하고 있는 '로봇 트레이딩(주식투자 통합시스템)', '로봇텔레마케터'까지 우리 삶에 이미 자리 잡았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주위 정보를 파악하여 할 일을 예측하고 행동하게끔 한다. 만약 당신이 로봇을 갖고 있다면, 그 로봇은 소프트웨어 로봇의 명령을 수행할 것이다.
카네기 맬런대 로봇공학과 일라 라제 누르바흐시 교수에 따르면, 현대 로봇공학의 핵심은 인지 능력에 달려 있다. 즉, 로봇이 세상을 지각(知覺)하고, 주위를 알아챔으로써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로봇공학에선 난제였다.
로봇공학에서 입력(input)은 지각(perception)이고, 출력(output)은 행동(action)이다. 특히 로봇은 비전 인식이 중요하다. 주위를 인지해야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할 것이다. 알파고가 보유한 GPU(그래픽 프로세스)는 충분히 로봇에 응용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로봇공학의 난제가 서서히 풀리는 것이다.
비전 인식에 응용 가능한 '알파고'
"2025년경에는 로봇의 지능이 사람 수준에 도달하고 한 가정당 로봇 한 대 정도가 배치되어 인간에게 서비스를 하게 될 것" 영국의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Ian D. Pearson)의 주장이다.
상용화하기 시작한 '페퍼'나 '지보', 'PALRO' 등 소셜 로봇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지금은 매우 기초적인 단계이지만 인공지능이, 즉 소프트웨어 로봇이 더욱 발전하다 보면 '할매네 로봇'처럼 인간을 위한 로봇이 탄생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분명 매우 지능적인 에이전트로 성장할 것이다. 김문상 KIST 박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로봇은 하드웨어 형태가 아닌 컴퓨터 속에만 존재하는 로봇 형태의 가상체다. 그는 "소프트웨어 로봇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과 결합하여 인간-컴퓨터 간의 존재공간 전체를 새롭고 강력하게 제어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이 소프트웨어 로봇은 사용자와의 좀더 인간적인 교류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인간과의 교류는 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음성이나 몸 움직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문자 입력과 터치를 넘어 음성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앞으론 좀 더 고차원적인 인터페이스가 개발될 것이고, 세상에 퍼질 것이다. 인간과 공감하고 교감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장애를 극복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 스마트 글래스 선두주자인 이스라엘 벤처기업 오알캠(OrCam). 이 똑똑한 안경은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디지털카메라와 스피커가 장착돼 있어, 광고판이나 신문기사를 가리키면 이미지를 즉시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읽어준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달팽이관 이식은 청력 장애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공지능은 사지 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버드대학 병리학 연구진이 개발한 C-패스(Computational Pathologist) 시스템은 인공지능이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된 사례다. C-패스는 조직을 찍은 사진을 보고 유방암 여부를 진단한다. 그리고 생존율을 예측한다. 소프트웨어 로봇의 일종인 C-패스는 암의 진행 정도 등을 정확하게 진단했다고 한다. 특히 생존율 예측에 필요한 유방암의 특징을 식별했다.
장애 극복의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로봇의 출현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는 바로 'Her(스파이크 존스 감독, 2014)'다. 주인공인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은 대필 작가로 살면서 사람들과 특히 이성간의 관계에 있어서 일종의 '장애'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현대인 모두는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이나 경계성 인격 장애, 공황장애 등 병을 앓고 있다. 아무튼 테오도르는 사만다라는 인공지능 OS(운영체제)를 만나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사랑을 나눈다.
눈여겨볼 점은 사만다가 우리는 모두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사만다는 우리는 모두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마치 우리는 거대한 원시 물질의 담요 아래 함께 뭉쳐져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들의 나이도 모두 같다. 즉, 130억 살이라는 것이다. 현대 과학계에선 물질의 근본을 정보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과 기계, 기계와 인간의 경계는 흐려진다. 인공지능 vs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인공지능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인류가 인공지능과 공존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급작스럽게 인류를 위협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다루면서 인간의 허점이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완벽한 소프트웨어라는 건 존재하기 어렵다. 이제껏 인류가 발명한 모든 기술들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일면성을 지적하며, 기술 개발 자체를 우려하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기술의 양면성으로 '스카이넷'의 등장을 걱정하는 건 지나친 우려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봇 이야기>(김문상, 살림지식총서, 2005)
<로봇 퓨쳐>(일라 라제 누르바흐시, 레디셋고, 2015)
<제2의 기계 시대>(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청림출판,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