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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비박 학살' 현실화 유승민 보류... 이재오·진영도 날려

유승민 공천 여부는 16일 발표

등록|2016.03.15 20:36 수정|2016.03.15 22:36

새누리당 '막말' 윤상현 컷오프, 유승민 잠시보류 ⓒ 윤수현


새누리당 공천 이재오·윤상현 탈락, 유승민 보류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막말 파문'을 일으킨 친박핵심 윤상현(인천 남구을) 의원과 비박계 5선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이 공천 탈락했고,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발표는 또 미뤄졌다. ⓒ 남소연


[2신: 15일 오후 10시 30분 ]

2016년 3월 15일, 결국 칼이 휘둘러졌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의원들을 대거 쳐냈다.

이종훈(경기 분당갑)·김희국(대구 중남구)·류성걸(대구 동구갑)·조해진(경남 밀양·창녕·함양·의령) 의원이 경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공천탈락됐다. 비박(비박근혜) 6선 중진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기초연금 공약 번복을 반대하며 사표를 던진 진영(서울 용산구) 의원도 낙천됐다.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은 '잠시' 살아남았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최고위원회의와 논의해 유 의원의 공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이 같은 7차 공천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이 앞서 밝힌 ▲ 국회의원 품위 상실 ▲ 당 정체성 부적합자 ▲ 강세지역의 다선의원 등 세 가지 심사기준에 따른 결과는 비박 현역의원의 대거 낙천이었다. 친박·비박 간 중립성향을 보인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도 낙천됐다. 김무성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학용(경기 안성)·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 정도만 살아남았다.

"김무성 죽여버려" 욕설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인천 남구을)이 유일한 친박계 현역 탈락자였다. 그는 '욕설 녹취록' 파문으로 인한 '국회의원 품위 상실' 기준에 걸려 아예 공천 배제됐다.

5선 중진으로 컷오프 가능성이 점쳐졌던 황우여(인천 연수갑) 의원은 인천 서구을로 지역구를 옮겨 살아남았다. 황 의원과 마찬가지로 '강세지역의 다선의원' 심사기준에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4선 정갑윤(울산 중구) 의원도 지역구가 경선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일단 생존하게됐다.

즉, "'비박 솎아내기' 공천이 실현됐다"는 논란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총선 직행한 진박 후보들, '욕설 녹취록' 윤상현 빼고 살아남은 친박

당장,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발언을 등에 업고 대구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진박(眞朴) 후보'들이 공천 탈락된 현역의원들을 대체하는 결과였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각각 대구 동구갑과 달성군에서 단수추천 돼 본선으로 직행했다.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대구 서구에서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상훈 의원과 맞붙는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 역시 대구 중남구에서 경선을 하게 됐고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도 친박 조원진 현역의원 등과 4파전 경선을 벌이게 됐다.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샀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대구 달서을에서 현역 윤재옥 의원과 맞붙게 됐다.

대구 이외 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종훈 의원이 밀려난 경기 성남분당갑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를 차지했다. 친박 전하진 의원과 비박 임태희 전 의원이 맞붙었던 경기 성남분당을에선 전하진 의원이 공천을 확정지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총선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송파을에선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본선으로 직행했다. 유 전 위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뒤 새누리당의 추천으로 인권위원을 지냈다. 유 전 위원에게 밀린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비박 후보로 분류됐다. 당의 험지출마 요구를 수용, 서울 마포갑으로 자리를 옮긴 안대희 최고위원도 본선으로 직행했다. 비박 강승규 의원은 경선기회를 얻지 못했다.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구는 '여성' 전략지역으로 분류됐다. 김근기·김혜수 예비후보가 나섰던 경기 용인을은 황우여 의원이 자리를 옮긴 인천 서구을과 함께 '경쟁력' 전략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이 위원장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날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 짓지 않은 것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 내부에서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았다"라면서 "여론 수렴을 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비공개로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듣겠다는 얘기였다.

다만, 이 같은 절차가 곧 유 의원에 대한 '구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위원장은 "결정 권한을 최고위에 넘기는 것이냐"는 질문에 "공관위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심이 곧 당 정체성" 논란 거세질 듯

한편, 공관위에서 정확한 탈락 사유를 제시하지 않은 만큼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당 정체성 부적합자'란 심사기준을 놓고도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쓴 소리를 했던 이재오 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 당시 기초연금 공약 번복 문제로 박 대통령과 멀어진 진영 의원이 공천 탈락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이 곧 당 정체성이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천 결정이 최후까지 미뤄진 유 의원도 원내대표 재임 당시 국회법 시행령 파문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인사다. 또 같은 시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증세 없는 복지'를 허구라고 질타한 점도 공관위 면접심사 당시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 친박 공관위원인 박종희 2사무부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새누리당 당헌 8조에 보면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진다' 이런 부분이 있어서 (유 의원이) 당 정체성에 맞는지 토론해봐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관련 기사 :"야당이 박수친 사람" 고조되는 '유승민 솎아내기'

[1신: 15일 오후 8시 40분]

윤상현·이재오·진영·이종훈 새누리 공천 탈락... 유승민은 또 연기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5일 김무성 대표에 대한 공천 배제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윤상현 의원을 공천 배제키로 했다. 이 밖에 이재오, 진영, 조해진, 이종훈, 류성걸, 김희국, 안상수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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