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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파문', 보도하지 않거나 '물타기'하거나

15차 주간보고서 : 방송

등록|2016.03.18 11:27 수정|2016.03.18 11:27
1. '윤상현 파문'을 다루는 방송사의 태도, 보도하지 않거나 '물타기'하거나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이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과 청와대 연루설로 번지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0일 채널A는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9일 오전 10시부터 10시 30분 사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의 비즈니스센터에서 극비리에 만났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위원장은 진위 확인을 거부했고, 현 수석은 부인한 상태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여당 공천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게 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이런 와중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1일 애써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13일 5차 공천 결과 발표에서 논란의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를 명단에 포함해 사태 봉합에 주력했다.

문제는 이를 보도하는 대부분의 방송사가 새누리당의 수습 행보만 조명했다는 사실이다. 사태의 핵심인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은 사라졌고 대통령 권력이 공천을 좌우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 역시 찾을 수 없다.

'공천 개입 사태' 은폐하는 지상파와 YTN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방송사의 여야 보도량을 보면, 새누리당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KBS, MBC, SBS, YTN은 여당 관련 보도량이 야당 관련 보도량보다 적었다. 이 기간 야권에서는 더민주 컷오프와 야권연대 여부가 주요 사안이었다.

하지만 청와대까지 언급되는 여당의 '공천 암투'를 더 적게 다루는 태도는 사실상 사태를 축소하며 여당에 유리한 형국을 조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8개 방송사 야당 관련 보도량 및 윤상현 파문 보도량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심지어 지상파 3사와 YTN이 윤상현 의원 욕설 파문을 직접 다룬 보도는 단 1건에 불과하다. 지상파 3사는 녹취록 파문으로 인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활동 중단을 전했고 YTN은 윤상현 의원의 사과를 거부한 김무성 대표의 침묵을 다뤘다. 이후 지상파 3사와 YTN 보도에서는 윤상현 의원 파문이 자취를 감췄다.

KBS·MBC·MBN, 이한구-현기환 비밀회동에 침묵

KBS와 MBC, MBN의 경우 이한구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비밀회동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SBS와 YTN이 보도했지만 '청와대 개입설'에는 침묵했다. SBS는 10일 <이한구에 반발…비박계 공천위원 '보이콧'>(http://me2.do/FbW50g4g)에서 "이한구 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극비로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이 위원장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만 전했다.

YTN도 <"이한구, 독선적 회의 운용 공천위 활동 중단">(http://me2.do/Gg6E5Vqz)에서 "이한구 위원장은 최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공천을 논의했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언급이 전부였다.

MBN은 윤상현 의원 관련 보도가 비교적 많았지만 이한구-현기환 비밀회동에 무보도로 일관하여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 JTBC, TV조선, 채널A가 충실히 다룬 편이다. 이 사태를 처음 폭로한 채널A는 이한구-현기환 비밀회동도 최초로 타진했다.

채널A <단독/ '윤 파문' 직후 청과 비밀 회동>(3/10, http://me2.do/FCKeVja2)은 이한구 위원장과 현기환 정무수석이 극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윤 의원 발언의 파문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긴급 대책회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20대 총선 공천자 선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친박계 공관위원장이 청와대 핵심인사와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덧붙였다.

JTBC 역시 10일 채널A의 단독을 받아 비밀회동을 전한 뒤 11일에도 <일단 덮었지만…살생부·욕설 뇌관 그대로>(http://me2.do/GdEg8J22)에서 "욕설 파문 이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설도 의혹", "사실일 경우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으로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TV조선은 <청와대 개입설 논란…청 "억울">(3/11, http://me2.do/xukTLIdf)에서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직후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났다는 보도는 청와대 개입설에 불을 질렀습니다"라며 청와대 개입설을 정면으로 언급했다.

종편의 문제제기도 부실, '공천 개입 파문'인데 '공천 개입 의혹'은 없어

여당 관련 보도량이 많았던 종편 4개사도 윤상현 의원 욕설 파문을 제대로 다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 새누리당 관련 보도 중 52.4%(11건)을 윤상현 의원 파문에 할애한 채널A가 그나마 적극적이었다. JTBC와 TV조선의 비율은 절반에 못 미쳤다.

더 큰 문제는 보도에서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 사태의 핵심 요소는 ▲ '친박'의 공천 개입 정황 ▲ 10일 이한구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극비 회동 의혹 ▲ 청와대 공천 개입설 등 3가지다. 이와 관련한 보도는 JTBC, TV조선, 채널A 모두 3건 뿐이었다.

종편 4개사가 윤상현 의원 파문 보도에서 주로 다룬 것은 ▲ 윤상현·김무성의 거취 ▲ 녹취록 파문 진상규명 방법을 둘러싼 새누리당 계파 갈등 ▲ 윤상현 의원에 대한 여론 ▲ 윤상현·이한구 개인의 책임 등 본질과 거리가 있는 주변적 사안이다. 본질에 해당하는 공천 개입 의혹은 외면한 셈이다.

MBN은 10.5건에 달하는 윤상현 의원 보도에서 단 한 번도 공천 개입 의혹을 다루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MBN <내가 하면 로맨스?>(3/10, http://me2.do/56LEx60r)의 경우, 윤상현 의원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관대한 처분을 바라고 있는 윤 의원은 사실 과거 다른 의원의 취중 실언에는 맹공을 퍼부은 적이 있습니다"라는 것이다.

과거 더민주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는 변절자" 발언에 "취중 진담이란 말이 떠오른다며, 취중 실수라고 볼 수 없다"라고 비판한 윤상현 의원이 자신의 과오에는 취중 실언이라며 용서를 바란다는 비판 보도이다. 이런 비판은 분명 필요하지만 '친박'의 공천 개입을 다루지 않은 이상 반쪽짜리 비판일 따름이다.

그나마 군계일학이 되는 보도는 JTBC에서 나왔다. JTBC <[앵커브리핑] '구화지문 설참신도'>(3/10, http://me2.do/FJTQjTHH)에서 손석희 앵커는 "결코 넘어서는 안될 금지선. 스워드 라인(Sword line)"을 언급했다. 이어서 "'진박'의 실세. 그가 겨눈 건 당대표이자 비박계의 수장. 계파 간 공천 갈등은 폭발했고, 그 도화선은 '뒷배'의 든든함에서 나온 용감함" "그 덕분에 이른바 '취중진담'은 '취중실수'로 그 프레임이 바뀌어가는 것일지도"이라며 욕설 파문으로 번진 공천 갈등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또 이런 상황을 "민주사회의 품격을 지켜줄 스워드 라인은 여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정리하며 새누리당의 행태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임을 강변했다. 하지만 JTBC 역시 13일 이후 더 이상 공천 개입 의혹을 다루지 않았다. 

청와대 개입설 제기 해놓고 '물타기'에 '공천 흥정'까지

종편도 공천 개입 의혹을 피하며 사태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TV조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던 TV조선은, 11일 <뉴스쇼판 정치분석>(3/11, http://me2.do/xFkZmV82)에서 돌연 '물타기'를 시도하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 ⓒ TV조선


이번에도 주인공은 최희준 앵커다. 최 앵커는 대담자인 강상구 기자, 최병묵 <월간조선> 편집장과 새누리당 파문을 다루던 중 갑자기 "윤상현 의원은 공천 받나 못 받나 예스 올 노로 대답해 보라"라고 물었다.

당황한 강상구 기자는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최 편집장은 "김 대표가 추가적인 반격을 하지 않는 이상 윤의원 공천은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뒤 "새누리당에게는 감점 요인이다. 과거에 민주당 김용민 파동 같은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에서 윤상현 의원 막말파동은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짜고짜 민주당의 과거 사례를 언급했다.

이는 노인 비하 발언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던 김용민씨를 끌어들여 청와대까지 거론되는 '공천 개입 의혹'을 흐리는 '물타기'로 보인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최희준 앵커는 "윤상현 의원도 공천 주고 유승민 의원도 주면 어떻게 되나"며 이번엔 공천 개입 파문을 '공천 흥정'으로 갈음했다. 최 편집장은 "그렇게 되면 큰 갈등 요소가 잠재워지는 것"이라며 맞장구쳤다. 그러자 최 앵커는 "더민주에서는 이해찬 의원을 공천 주나 안 주나"며 이번엔 이해찬 의원 공천 여부로 '물타기'를 시도했다.

강상구 기자는 "그것도 어렵다. 안 줘야 하는데 줘야 되는 상황이다. 윤상현 의원도 마찬가지이다. '칼자루 쥔 사람으로서는 이 칼 안 쓰고 싶다, 네가 그냥 놔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고 또 맞장구쳤다. 욕설이나 공천 개입 파문과는 전혀 관련도 없는 이해찬 의원을 들먹이며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의 본질을 흐린 것이다. 앞선 보도에서 청와대 개입설까지 문제 삼은 TV조선의 이런 황당한 '물타기'는 TV조선의 진의를 의심케 한다.

2. '친노 패권'에서 '친문'으로, TV조선의 '더민주 죽이기'

14일 더민주의 추가 공천 심사 결과 발표와 15일 새누리당의 7차 공천 결과 발표가 나오면서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직접 대구를 방문하자 정종섭, 추경호 등 '친박' 후보 대부분이 공천 또는 경선을 받았다.

이한구 위원장은 15일 7차 공천에 이르러 '유승민계'와 '이명박계' 인사들을 대거 탈락시켰다. 더민주에서는 정청래, 이해찬 의원이 탈락하자 여파가 컸다. 이를 보도하는 TV조선의 편파성은 노골적이다. TV조선은 새누리당의 노골적인 '친박 패권주의'는 물론,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드러난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에도 침묵했다(총감연 '윤상현 파문 관련 보고서(3/15)' 참조 http://me2.do/x2JDmgPR).

반면 더민주의 공천에 대해서는 '친노 청산 부족'을 외치며 폄훼에 몰두했다. 정청래 의원, 이해찬 의원 등 TV조선 스스로 낙천의 대상으로 꼽았던 인물이 모두 '컷오프' 되자 "친노의 핵심은 문재인"이라며 '친문 패권'으로의 프레임 전환도 시도했다.

"친노 성골" 운운한 TV조선, '친박 패권주의'는 왜 없나

"막말, 갑질을 한 의원 중에서도 친노로 겹치는 분이 얼른 세도 56명 되지 않습니까. 신기남, 노영민, 윤후덕, 정청래, 김경협 의원" (1/18, TV조선 <시사탱크>)
"친노패권이 왜 없다는 겁니까. 막말하고, 갑질하고, 비리한 의원들 정청래 의원, 김경협 의원, 윤후덕 의원, 신기남 의원 노영민 의원 처벌안하고 솜방망이 처벌하는 게 친노패권" (1/21, TV조선 <시사탱크>)
"친노 얘기할 때 정작 중요한 다섯 분이 빠졌다. 전해철, 박남춘, 서영교, 운동권 강경파들 이목희, 정청래 다섯" (3/4, TV조선 <시사탱크>)

그동안 정청래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친노 패권 청산'을 종용했던 TV조선 <시사탱크>의 발언들이다. 정청래 의원이 실제로 '컷오프' 되자 TV조선은 '정청래는 진짜 친노가 아니다'라며 말을 바꿨다. TV조선 <"번복 안 되면 무소속 출마">(3/11, http://me2.do/G9q1lK8T)에서 최희준 앵커는 더민주의 '컷오프'를 전하면서 "상당수 친노는 살아 남아서 친노 성골은 남기고 6두품만 배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라고 말했다.

이동은 기자는 "친노 직계로 꼽히는 김태년, 윤호중, 홍영표 의원 등은 공천이 확정"됐다며 최 앵커의 말을 뒷받침했다. 정청래 의원은 '친노 6두품'이니 '성골'들을 탈락시켜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다. 반면 TV조선은 새누리당의 공천 개입 의혹에는 입을 다물었다. '친박'과 대통령의 공천 개입이 의심되는 초유의 사태에는 어째서 '친박 패권주의'나 '진박 성골'이라는 용어로 비판하지 않는지, 그 이중 잣대가 한심할 따름이다.

11일, 더민주의 공천 발표에 '친노' 프레임을 뒤집어씌운 것은 MBC와 채널A도 마찬가지다. MBC <현역 20% '물갈이'…친노 청산 미흡 논란>(3/11, http://me2.do/FhTPisYJ)는 제목부터 '친노 청산 미흡'이라며 공세를 취한 뒤 리포트에서 "지금까지 현역 의원 20% 정도가 물갈이 됐는데, 친노·운동권 핵심은 비껴가고 곁가지만 쳤다는 지적"을 강조했다. 채널A도 <'문재인 지도부' 쓴맛 봤지만…>(3/11, http://me2.do/F5xPhgJT)에서 "친노 핵심은 못 솎아내고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이 많은데요"라고 몰아붙였다.

이런 '친노' 프레임은 여러 모로 부당하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퍼진 '친노' 프레임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은 물론 노 대통령에 우호적인 인사들까지 배격하는 논리이다. 하지만 '친노'는 명확한 분류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특정 정치 이념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은 부당하다.

또한 보수언론과 TV조선 등 일부 방송사의 '친노' 프레임은 정치적 이념이나 정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서 비롯된 비판조차도 아니다. '친노 패권'이라고 하지만 누가 어떤 '패권'을 휘둘렀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단지 '친노'가 '운동권 강경파'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일삼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비논리가 지상파 3사에도 퍼져 이제는 JTBC를 제외한 7개사에서 '친노'가 상용어가 되어버렸다. 불공정이 만연하고 객관성이 실종된 우리 언론 지형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제는 '친문 패권' 프레임, TV조선의 목표는 '더민주 죽이기'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이해찬 의원의 공천 탈락을 발표했다. 모든 언론이 6선 '친노 좌장'의 탈락이라며 대서특필했고 SBS는 <이해찬 공천 배제…'김종인식 물갈이'>(3/14, http://me2.do/G3bc9NNI)에서 "지금까지 공천 탈락한 현역의원은 21명, 이 가운데 15명이 범 친노 성향"이라며 더민주의 '물갈이'를 정리했다. 하지만 TV조선은 여전히 더민주 폄훼에 주력했다. 자사의 주장대로 '친노' 물갈이가 현실화되자 이번엔 '친문재인' 프레임으로 방향을 틀었다. 야당은 그 어떤 쇄신을 해도 결국 '패권'에 매몰된다는 TV조선의 왜곡이 도를 넘었다.

TV조선 <친노에서 친문으로 재편?>(3/14, http://me2.do/G9qGi8mf)는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을 보면 예상 밖으로 친노·주류였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잘 뜯어보면 문재인 전 대표가 껄끄러워할 만한 중진들이 탈락하고 초재선들은 살아남아 '친노'가 '친문'으로 재편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 근거로 "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김경협 의원이 경선에 오르거나 공천을 받았다고 뒷받침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 인사가 공천을 받았다는 사실과 중진들이 대거 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더민주 공천을 '친문으로의 재편'으로 낙인찍은 것이다. '친노 중진 낙천'을 목 놓아 외치던 기존의 태도를 무색케 하는 보도이다. 또한 마무리 수순을 밟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이른바 '비박계'가 대거 탈락하고 '친박'은 무사히 공천을 받는 현실에 대해서는 어째서 '친박으로의 재편'이라 규정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 TV조선 <친노에서 친문으로 재편?> ⓒ TV조선


TV조선의 '친문 패권' 프레임은 채널A도 차용했다. 채널A <그래도 '친문'은 살았다>(3/14, http://me2.do/Gg6ER37Y)는 "친노계 좌장인 이해찬 의원은 배제됐지만, 친문재인계의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공천"을 받았다면서 "친문 핵심인사는 공천 배제를 비켜갔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3. "대통령 동행은 공천 보증수표"? 돌아온 '진실한 TV'

필리버스터 정국과 새누리당의 공천 개입 파문으로 잠시 주춤했던 채널A가 오랜만에 '진실한 TV'로 돌아왔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지역구를 방문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채널A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그 후보들이 공천을 받았다고 선전했다.

▲ 채널A <대통령 일정 동행한 현역 3명 공천 확정> ⓒ 채널A


채널A <대통령 동행은 공천 '보증수표'>(3/12, http://me2.do/FpU5nbeM)에서 황수현 앵커는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에 동행했던 의원들은 모두 공천이 확정"됐다면서 이에 "선거의 여왕의 덕을 본 걸까요?"라는 언급을 덧붙였다.

대통령 행보에 따라 공당의 공천이 좌우되는 상황에 비판 대신 찬양을 한 것이다. 이어서 노은지 기자는 "지난달 3일, 반월·시화 국가 산업단지 방문에는 이 지역 함진규, 김명연 의원이 동행해 박 대통령의 법안 처리 특명을 받았습니다"라며 그 사례를 늘어놓은 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 일정에 동행한 현역의원 3명은 모두 공천을 확정", "이들은 경선도 치르지 않고, 단수추천으로 일찌감치 공천장을 받아 선거 준비시간을 벌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0일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에서 예비후보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과 악수한 정종섭 후보를 비롯해 박 대통령이 방문한 대구 지역 공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라면서 앞으로 있을 공천에서도 대통령의 영향력을 기대했다. 뻔뻔한 수준의 대통령 찬양이자 새누리당 특정 후보 선전이다.

모니터 대상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모니터 기간 : 3월 11일~14일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이봉우 시민기자는 민언련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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