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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불복' 후보들로 애끓는 새누리 강원도당

"서약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탈당" 비난

등록|2016.03.17 20:10 수정|2016.03.17 20:10
강원도에서 새누리당 공천 결과에 불복하고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과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후보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총선을 치르는 새누리당 전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동해·삼척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이철규 후보는 지난 15일 자신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사랑하는 새누리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9일 새누리당에 입당해 불과 4개월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 탈당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항상 1위를 하는 등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는데도 "공천관리위원회 몇 명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돼) 이철규도 동해·삼척 시민들의 자존심도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완주해 동해·삼척 시민들이 원하는 시민후보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이 후보는 총선에서 승리했을 경우 복당을 할지 말지를 묻는 말에 "시민들 뜻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새누리당 강원도당(이하 도당)은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당과 지역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마당에 "참으로 딱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며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도전한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역시 공천에서 배제된 사실을 접하고는 바로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김 후보는 당에 팩스로 간단하게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 후보는 이날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을 결행하면서도 "나의 고향은 여전히 새누리당"이라는 말을 흘림으로써, 차후 다시 당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도당은 "(김 후보가) 달랑 한 장의 팩스로 20년 가까운 인연을 단절"한 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강원도당, "탈당 후보들 복당은 어불성설"

김진선 후보와 함께 이철규 후보까지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도당은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도당은 먼저 탈당 후보들이 '총선에서 당선을 한 후 복당을 하겠다'는 식으로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움직임에 경계 신호를 보내는 등 당원들 단속에 나섰다.

도당은 17일 성명을 통해 "(이 후보가) 공천 신청 당시 '당 추천에 있어 당의 결정에 절대 승복함은 물론, 당적 이탈·변경 등 일체의 해당 행위를 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작성한 서약서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탈당했다며, 이 후보를 "이름값조차 지키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맹렬히 성토했다.

그러고 나서 "일부 이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당선되면 새누리당에 복당하겠다'는 얄팍한 술수로 새누리당 당원들의 마음을 흔들고 동정심에 기대려 하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며, 이 후보의 복당 여부에 "분명히 밝히지만, '해당 행위자의 복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에 출마한 정문헌 후보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역 의원이기도 한 정 후보는 16일 경선 탈락을 통보받고 바로 탈당을 하지는 않았지만, "경선 여론조사가 공정하지 않았다"며 중앙당에 '이의 및 재심'을 청구했다. 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보다 크게 앞섰다"며 자신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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