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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새누리 도의원 후보, "공천 대가 금품 전달" 파문

도의원 출마후보 경선 탈락하자 검찰 자진 출석 금품전달 자백

등록|2016.03.18 21:14 수정|2016.03.18 21:12
수원시 한 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도의원 예비후보 A(60)씨가 지난 15일 B국회의원 측근에게 공천을 대가로 24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수원지방검찰청에 자수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B의원은 새누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다. A씨는 이 국회의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음식 등을 접대했다는 사실도 검찰 수사과정에서 털어 놓았다.

▲ A씨가 18일 기자를 만나 돈을 건네 사실을 말하고 있다. ⓒ 추광규


A씨를 18일 오전 수원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기자에게 공천 관련 돈 전달 사실과 향응을 제공한 것과 관련이 있는 자료를 기자에게 건네며 돈을 전달한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7일과 10월 7일, 같은 달 17일 총 3차례에 걸쳐 2400여만 원을 B의원 측근 C씨에게 전달했다. C씨는 B의원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800여 명의 회원이 있는 H산악회의 회장이다.

A씨는 C씨가 먼저 자신에게 접근해 공천을 대가로 3000만 원을 요구했고, 공천을 받을 기대감에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달 방법과 전달 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통장과 C씨와의 대화 녹취록 등을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지난해 8월 27일에는 수표 100만 원 권 6매와 5만 원 권 현금 400만 원을 주었고, 10월 7일에는 100만 원을 계좌 이체했다. 같은 달 17일 수원역 인근 한 커피숍에서 400만 원을 전달했다."

A씨가 검찰에 돈을 건넨 사실을 밝힌 이유는 공천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C씨 약속을 믿고 집까지 이사하며 출마를 준비했고, 아들과 함께 지난해부터 B의원 일을 헌신적으로 도왔는데, 지난 11일 공천에서 탈락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공천은 커녕 경선을 방해했고, 또한 B의원에게 지난 2월 'C씨에게 공천을 대가로 돈을 건네줬다'고 말했더니 '어디서 그런 말을 하느냐 집어넣겠다'라고 겁을 주었다"며 "이런 것에 분개해서 자수를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 A씨가 돈을 건넨 관련 정황을 적은 메모지 ⓒ 추광규


이 문제로 해당 지역구 새누리당 의원 간 고발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민주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 사실이 16일 한 언론에 보도되자 B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는 상대 후보 측은 기사를 휴대폰 문자메시지에 첨부해 배포했다. 그러자 B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라면서 해당 후보를 16일 검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공천헌금 파문으로 그토록 홍역을 치르고도 아직도 과거의 잘못된 구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A씨가 건네받은 돈의 성격과 관련 C씨는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A씨에게 17일 내용증명 등을 통해 돈을 건네받은 것은 사실이나 '돈을 빌린 것'이라며 공천을 대가로 돈을 건네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18일 오후 수차례 전화와 함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C씨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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