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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김의 야심작 캡티바, 성공할까

[전망] 한국지엠 사장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 "연간 19만대 판매해 내수 3위, 2위까지?"

등록|2016.03.21 20:19 수정|2016.03.22 00:44

▲ 제임스 김 (James Kim) 한국지엠 사장 겸 CEO가 2016 쉐보레 캡티바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한국지엠


"올해 신차 7종을 선보일 것이다. 신형 말리부와 함께 올해 안에 전기차 볼트(VOLT)도 들어온다. 국내 내수시장에서 2등도 하고 싶지만…."

그는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한국지엠(GM) 제임스 김 사장이다. 올해 초 한국지엠 사장으로 취임한 후 기자들과 제대로 마주 앉았다. 21일 경기도 양평군에서 가진 중형 스포츠다목적차(SUV) 캡티바 발표 회견에서 그는 자신있는 말투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 사장은 "최근 한국지엠 판매 실적이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좋다"라면서 "올해 한국시장에 신형 캡티바를 비롯해 말리부, 볼트 등 새차 7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국내 시장에서 총 19만1000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판매성적은 15만8000대. 김 사장의 목표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승한 수치다. 올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 등으로 대부분 완성차 회사들이 판매 목표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약간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올해 신차 7종 내놓을 것... 내수 3위뿐 아니라 2위까지도"

또 국내 자동차시장의 연간 판매량이 170만~180만 대 규모임을 감안하면, 한국지엠이 내수 10% 이상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은 그동안 '내수판매 두자리수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반응은 녹록지 않았다. 이미 국내 시장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아성이 여전하고, 르노삼성차와 쌍용차의 추격도 거세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신차 출시 등으로) 한국 내수시장에서 경쟁자 입장에서 3등을 굳히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2등까지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시장을 공략해서 기아차 자리까지 넘보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기아차를 넘보기란 쉽지 않다. 현대차(70만여 대)에 이어 기아차는 작년에만 50여만 대를 국내에서 팔아치웠다. 한국지엠의 15만여 대에 비하면 3배 이상 많다. 한국지엠의 스파크가 기아차의 모닝과 경차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수준일 뿐, 준중형이나 중형차·SUV 등 시장에선 차이가 확연하다.

김 사장 역시 이같은 시장 상황을 알고 있다. 그가 앞으로 내놓을 신차 역시 경차 이외 중형과 SUV 등에 집중시키면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 경쟁을 아주 좋아한다"라면서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말보다는 결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지엠의 중형차 임팔라의 국내 생산에 대해 그는 매우 신중하게 답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임팔라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국내 생산은 매우 중요하고 힘든 결정이며, 여전히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임팔라 한국 생산은 검토중... 노조는 중요한 파트너"

▲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Chevrolet)가 신형 중형 SUV 캡티바(Captiva)를 출시했다. 캡티바는 디자인을 개선하고 프리미엄 2리터 디젤 엔진과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 한국지엠


한국지엠은 미국산 임팔라를 국내로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 노동조합 등에선 임팔라 수입에 따라 자체 생산 일감이 줄어드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김 사장은 "노조는 한국지엠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지난 2년 동안 파업이 없었으며, 올해도 열심히 노력해서 노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지엠은 이날 새로 선보인 신형 캡티바가 김 사장의 '야심'을 달성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 역시 "디자인과 성능 등 여러 면에서 매우 경쟁력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신형 캡티바는 차의 얼굴이라 할수있는 앞부분이 크게 달라졌다. 또 사람의 심장에 해당하는 파워트레인도 개선됐다. 독일회사 오펠이 직접 공급하는 2.0리터급 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가면서, 최고출력은 170마력에 최대 토크는 40.8kg.m에 달한다.

이어 최첨단 전자식 주행안정 제어 장치,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등이 적용됐고,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577리터까지 짐을 실을 수도 있다. 복합 연비는 1리터당 11.8킬로미터다. 값은 2809만 원부터 3294만 원이다.

국내 중형 SUV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7%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이미 현대차의 투싼, 싼타페를 비롯해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소렌토, 르노삼성의 큐엠5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제임스 김의 첫 '야심작'인 캡티바가 소비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자뭇 궁금하다.

▲ 신형 캡티바 주행모습. ⓒ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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