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아빠가 꿈꾸는 안전한 세상
고 김유민양 아빠 김영오씨 <못난아빠> 출간 기념 북 콘서트 열려
▲ 김영오 '못난아빠' 북 콘서트 무대신문사 ‘파주에서’ 세월호 2주기 추모행사, 김영오 ‘못난아빠’ 북 콘서트가 열렸다. ⓒ 정용준
지난 19일 토요일, 신문사 <파주에서>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파주주민모임(아래 세파모)가 주관한 세월호 2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 고 김유민양의 아빠인 김영오씨가 출간한 <못난아빠> 북 콘서트로 진행된 이 행사는 성공회 씨앗교회 최석진 신부가 사회를 맡고, 저자 김영오씨와 사회학자 조형근 교수, 헤이리공간 삼무곡 대표교사 민들레(본명 강민정), 소녀상 작가 김서경씨가 무대에 올랐다.
"유민이가 그렇게 떠나고 나서야 사회에 무관심했던 내 모습이 너무 못나게 생각되었다."
"단식하며 음해도 많이 받았지만, 전국에 '아빠 힘내세요'하는 딸이 많아졌다."
"책을 꼭 읽어봐 줬으면 좋겠다. 2~3시간 하는 좌담회만으로 전할 수 없는 말이 많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힘주어 강조했다.
"저를 위로하려고 여기 오지 마십시오.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돈을 더 받으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우리 사회를 생명을 존중하는 하는 곳으로 만들려고 하는 싸움입니다."
민들레가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하며 만든 곡 <편지>를 불렀다. 모인 100여 명의 사람들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리고 질문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요? 그리고 왜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건가요?"
사회학자인 조형근 교수가 답했다.
"이전에도 대구 지하철 사고라든가 서해 훼리호 침몰 등 많은 인명이 희생된 사건이 많았지만, 세월호 사건은 이전 사건들과 다른 점이 있다. 이전에는 사건이 일어나면 정부는 책임을 인정하고 수습하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극우세력의 전방위적 공격이 시작되었다. 사고의 규모와 충격이 매우 컸기에 본능적 위기감이 작동한 결과라고 본다. 이후 정부는 지금까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진실 규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심지어 '비국민'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사견을 전제로 말하지만, 국가가 사회의 일부 구성원을 버리겠다는 태도가 드러났다고 본다."
세월호로 떠난 아이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고 갔는지에 대한 성찰이 이어졌다.
"저희는 유가족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세월호 이후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다. 더는 가만있지 않겠다고 나섰다. 떠나간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좋은 선물을 했다."
유민아빠는 당부했다.
"우리 유가족들을 밟고 가세요.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게. 우리는 희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이용하십시오. 그거면 됩니다."
▲ 김영오 씨에게 고 '유민이 그림'을 선물하는 박흥식 작가임진강문화예술인협회의 박흥식 작가가 김영오씨에게 ‘유민이’그림을 선물했다. ⓒ 정용준
행사의 마지막에 임진강문화예술인 협회 소속의 박흥식 작가는 유민 아빠에게 그림을 전달했다. 유민이의 사진을 보고 좀더 나이를 먹은 유민이를 그려본 것이다. 박흥식 작가는 "웃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는데 도저히 나오지 않더라. 사고 당시의 사진을 보고 이 아이가 좀 더 크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며 그렸다"라며 그림을 유민 아빠에게 전달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704일이 지난 오늘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김영오씨는 집에 유민이의 사진을 걸어두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받은 그림 중에 제일 감동적인 선물입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 김영오 '못난아빠' 북 콘서트 단체사진북콘서트 참가자와 단체사진을 찍는 ‘유민아빠’ 김영오씨. 가운데 그림을 든 이. ⓒ 정용준
덧붙이는 글
지역신문 <파주에서>로 동시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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