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김영오 "시체장사? 새누리 김순례 후보 사퇴하라"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인터뷰 전문]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등록|2016.03.24 15:01 수정|2016.03.24 23:18

[전체보기]김영오 "시체장사? 새누리 김순례 후보는 사퇴하라" ⓒ 오마이TV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아래는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의 일문일답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 단원호 희생자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014년 11월 1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문화예술인행동 주최 '세월호, 연장전(延長戰)'에서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 tbs 교통방송은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라는 제목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맡아서 진행하는 분이 화제가 됐었죠. 바로, 세월호 참사로 큰딸을 잃으신,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입니다. 유민이 아버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셔서 말씀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사이에 직업이 바뀌셨어요. (웃음) 방송 진행자 겸 현장 리포터. 현장 리포터라는 게 사실은 기자죠. 가서 직접 취재도 하고, 방송 진행도 하시고... 저하고 언제 한번 협업하는 방송을 하셔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해서 이 방송을 하시게 됐나요?
"하다 보니 됐는데... tbs 방송사에서 제의가 들어 왔어요. 제가 당장 생계 문제 때문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어요.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 일단, 월세 낼 돈도 없는 그런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려 두고 나서 몇 군데서 제의가 들어 왔어요. 돈 안 들면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 그런 직업을 하고 싶은데 일반 직장에 들어가면 (세월호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없어요. 세월호가 진상이 다 밝혀진 것도 아니고... 제의가 들어온 것 중에 가장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여주에 땅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세월호 활동을) 하면 어떨까 해서 (여주로) 내려 가봤죠. (여주와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세월호 활동을) 하려고... 근데, 만만찮아요. 수도 넣어야 하고, 전기 넣어야 하고, 집도 하나 들여놔야 하고.

그래서 고민을 하던 중이었는데 tbs 방송사에서 '한번 만나자'고 전화가 왔어요.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보니까 '생명과 안전에 관해서 방송하면 어떻겠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tbs 방송사 들어가는 순간... 제가 '좌파'처럼 돼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tbs 방송사가) 공격받으실 텐데... 그렇게 나누는 거죠. 국민을 나누기해서... 제가 (tbs 방송사에) 들어가면 그곳이 욕을 많이 들을 거에요. 제가 욕먹는 건 참을 수 있지만, 나로 인해서 남이 욕먹고 비하당하고, 폄하 당하는 게 싫었어요. 보름 정도 고민하다가 결국은 제가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평생을 투쟁하기로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 취지도 맞고, 정치 다 배제하고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자고 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사실, 제가 페이스북에서 (김영오 씨의) 글을 보고 가슴이 아팠거든요. '당장 월세도 어려워서 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분간 SNS 활동을 접겠다'는 메시지를 보고 국민도 가슴이 아팠을 것 같아요. tbs 교통방송, 고맙네요. (웃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돼서 고맙습니다. 평생 배울 수 없는 걸 배우잖아요. 안전에 관해서, 국민이 얼마나 많이 아픈지, 아픈 사람이라면 어디가 아픈지 알아야 긁어 주고 치유해줄 수 있거든요. 제가 생명과 안전에 관해서 평생 투쟁하려면 알아야 하는데 그런 계기가 돼서 저한테는 공부가 됩니다."

-현장 리포터가 돼서 직접 취재를 여러 군데 다니셨을 텐데 그동안 어디를 취재 다니셨고,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처음 방송을 인천 동구 만석동에 있는 괭이부리말 마을에 갔었어요. 재개발 사업은 건물을 부수고 다시 건축하는 건데... 여기는 도시재생사업이에요. 도시재생사업은 원주민이 100% 정착을 하고, 안정된 사업을 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같이 만드는 거죠. 여기에는 주민의 동의와 의견 없이 시와 구에서 일방적인 조례안까지 만들어 가면서 가난을 상품화해버린 마을이 된 거죠. 중요한 것은 이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것. 기사를 읽고 가봤어요. 과연,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가야 하니까. 취재 본 것과 직접 가서 얘기 들은 건 천지 차이였어요. 지자체에서 지어준 건물들은 3, 4층으로 깨끗합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깨끗한데 그 안에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공간 활용이 안 된다는 것. 지금 예산이 없다는 거로 아예 사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하다 만 작업이 돼버린 거죠. 그만큼 주민들이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곳.

두 번째 취재는 아르바이트 청춘들. 이분들은 현행법상 노동자로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해요. 그런데, 노동자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 햄버거 만드는 학생을 취재해봤는데 햄버거보다 못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 (햄버거를) 45초 만에 만들어야 해요. 딱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배달도 정해져 있고... 사람이 아닌 기계적인 차원에서 일하고... 물론, 영세업체는 더 못한 곳도 많아요. 그나마 거기는 대기업이니까 법률이 적용돼서 낫다는 건데 그래도 아직도 열악한 (노동) 환경이라는 것. 같은 영세업자라도 사장님에 따라 달라요. 오히려 최저시급보다 많이 주고 (아르바이트를) 쓰는 곳도 많아요. 다 그렇진 않아도 대부분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이 정말 길어요.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 여러 의미를 응축한 표현 같은데 이 제목을 누가 정하셨습니까?
"방송사에서 정했고요. 처음 취지는 그거였거든요. '힘에 눌린 약자들의 목소리',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 '언론에 주목받지 않은 목소리'들을 담아야 하는데 그 제목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가슴에 담아 온', 응어리를 담았다는 거죠. 저도 PD님이 제목을 정한 걸 보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공중파에서 1%라도 이런 목소리가 반영돼야 하는데 전체 방송국의 균형을 놓고 본다면 tbs 교통방송은 큰 방송사는 아니지 않습니까? 작은 방송사인데 그 방송사에서 선뜻 공간을 낸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청취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게 일주일에 한 번, 15분 분량이더라고요. 너무 짧은 것 아닙니까?
"한번 취재 나가면 2시간 이상의 리포트를 따요. 아픔을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15분 만에 다 할 수 있겠어요. 그 사람들의 아픔을 계속 듣고, 문제점, 앞으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그런 현안을 얘기하다 보면 2시간 이상이 나와요. 이걸 15분 안에 담아야 하니까 무엇을 담아야 할지 고민이 돼요. 15분 안에 최대한 이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저희가 전달해줘야 하거든요.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 보면 일종의 동병상련도 느끼게 되시나요?
"많이 느낍니다. 제가 많이 아파 봤지 않아요? 아픔이라는 건 치유될 수 있습니다. 치유가 안 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아서. 밝혀지지 않은 것도 억울한데, 밝혀주지 않고 진실을 자꾸 외면하고, 묻혀서예요. 가서 얘기하다 보면 저보다도 먼저 일어난 일이에요. 그런데, 아직 해결이 안 됐다는 걸 보면 참 안타깝죠. 이해가 가기도 하고요. 얼마큼 아플지... 제가 아파봤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취재하시게 될는지 미리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소외된 사람들, 약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송을 할 겁니다. (그 사실을) 알리는 것. 알게 되면 우리도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잖아요. 이분들도 할 말을 하고 사니까 치유가 되는 거에요. 규제와 법을 만드는 것보다도 제일 중요한 건 기본적으로 존중받는 거에요. 사람이 존중받는 게 아픔을 치유하는 시작이지 않을까. 생명, 안전 이런 부분이 치유된다는 게 생명존중의 시작이라 보고 앞으로도 이런 방향의 취재를 계속할 겁니다."

-사연이 소개된다고 해서 큰 틀에서의 사건 문제점이 해결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아버님이 가서 손도 한번 잡아 주시고, 그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분이 치유되지 않을까...
"(사연을) 들어 주고, 국민에게 알린다는 것이 마음에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방송에 사연이 소개된 분들, 후일담을 들려주십니까?
"이제 첫 방송이 나가고..."

-청취자 반응은 뜨겁죠? 주로 어떤 반응이 옵니까?
"생명과 안전에 관해서 지금처럼 끝까지 목소리를 내달라고 하시고요. 제가 세월호 하나로만 투쟁을 한다거나 정부에 바라는 걸 말하면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진 않았을 거에요. 지금 세월호 가족들한테 손가락질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왜 돈 더 달라고 그러냐'. 그런데, 생명존중은 세월호 가족의 일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만큼 응원도 많고, 용기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얘기 좀 해볼게요. 다음 주인데요. 28일, 29일에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2차 청문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저희 오마이TV가 현장을 생방송으로 보내 드릴 예정인데요. 세월호 참사에 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지난번 1차 세월호 청문회 때 내부 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바깥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분들이 시끄럽게 집회를 열었거든요. 이번에는 어떨까요?
"이번에도 (어버이연합은) 분명히 올 겁니다.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게 특별법 제정할 때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문회, 특검까지 얻어낸 거잖아요. 이건 정부가 약속한 부분입니다. 청문회를 약속했는데 국회에서도 (청문회를) 못하게 합니다. 청문회는 원래 국회에서 해야 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서울시청에서 하거든요. 1차 때 (청문회를) 보신 분들은 그러실 겁니다. '왜 반대집회를 하느냐. 정부가 약속한 부분을 하고 있는데...'. (반대 집회를 하는 분들 때문에) 너무 답답하고,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고 싶을 정도예요. 그분들한테 왜 그러는지 묻고 싶어요.

진실이라는 건 거짓이든 진실이든 진상은 밝혀져야 합니다. 거짓이 되더라도 밝혀지잖아요. 그러면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계속 지금처럼 은폐하고... 1차 청문회 때 저희가 증거 자료를 많이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인정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어버이연합이나 고엽제 단체에서 오신 분들이 반대집회를 왜 하시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거짓이라도 우리는 알아야 하는데..."

-정부 합의하고 법으로 규정돼서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청문회 절차를 밟고 있는데 그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경찰이 제재조차 하지 않는 현실. 피해자인데 아픔을 어루만져주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아버님께서 묻고 계십니다. 총선 앞인데요. 각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습니다. 새누리당에 눈에 띄는 후보가 하나 있어요. 김순례 대한약사회 부회장인데요. '시체 장사' 발언으로 논란이 됐었죠. 본인은 '그게 아니라 나는 137일 동안 동료 약사들과 팽목항에서 봉사활동도 했고, 그건 김지하 시인의 글을 옮긴 것뿐이다. 내 잘못은 아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사죄 해명을 했더라고요. 유가족들의 가슴에 제일 상처가 되는 게 '시체 장사'에요. '돈 더 받으려 그런다', '정치적으로 나가려 하는 것 아니냐', '선동꾼이다', '종북 빨갱이다' 라는 말은 참을 수 있습니다. '시체장사'라는 말은 저희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가슴에 생채기만 더 내는 거에요.

국가가 (아이들을) 구하지 않아서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이) 돌아오지도 못하는 상황에 시체 장사란 말을 하냐. 그것도 일반 시민도 아니고 정치하는 사람들, 유명 시인들, 원로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셔야 하나. 이번은 사죄가 아니라 이분 기사를 일부러 봤어요. 팽목항에서 1,500여 명이 전국에서 모여서 자원봉사했다고 하는데 그게 만약 진심에서 우러나왔더라면 지금 사퇴하는 게 맞아요. 사퇴하지 않는 거는 그때 보여주기식, 정치적 쇼로 (팽목항에) 왔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팽목항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이라면 세월호 관련해서 문제 발언을 했던 김순례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는 사퇴하는 것이 맞다'.
"저도 페이스북에서 남의 글을 공유해줘요. (공유하기 전에) 글을 읽어 봅니다. 당연히 무슨 글인지 알고 공유를 하는 거예요. 모르고 공유했다고 하는데 다 읽어 본 겁니다. 읽어 보고 뜻이 같아서 공유한 것이다. 그래서 (김순례 새누리 비례대표 후보) 사퇴를 주장하는 거예요. 세월호 진상 규명에서 방해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정부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신뢰를 안 줬어요. '이걸 해주겠다' 해놓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 지금까지 그래 왔잖아요. '청문회 해주겠다' 해놓고 국회에서 안 해주잖아요. 특검도 약속한 겁니다. 그런데, '지금 특검 안 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들이 가면 갈수록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쏟아낼 사람이라고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사퇴가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더 답답한 일이 있어요. 국정원이 세월호 유가족들, 생존 학생 학부모님, 가족들 통신 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밝혀졌습니까? 아버님 통신 내역 조회해 보셨습니까?
"저는 아직 (조회) 안 했어요. 얼마 전에 모 기자께서 '한번 해보라'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시간 나면 하겠는데 저는 (조회) 안 한 이유가 '내 건 (조회를) 했겠구나' 예측하는 거에요. '마음 놓고 (정보통신) 털어가라', 저는 자신 있거든요. 저는 정부에 잘못한 게 없고, 억울하게 (큰딸이) 죽은 것뿐이잖아요. 정부에 선동을 한 사람도 아니고 당당하고 떳떳하기에 (조회를) 해보지 않았어요. 테러방지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통신 내역을) 봤다면 문제가 되니까 거기에 관해서는 제가 집에 가서 한번 해볼 겁니다. 이게 테러방지법 통과 전에 벌어진 일이라서... 사찰은 초기부터 많이 이뤄졌잖아요.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국정원이 찾아오기도 했고... 아마 제 (통신 내역은) 조회했을 거라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세월호 참사는 감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지만, 그 뒤에 벌어진 일들이 오히려 더 기가 막힌 상황이어서 정말 입을 다물기가 어려운 지경에 와 있다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이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청와대 결정이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요한 쟁점이었어요.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이건 개인의 사생활에 관해 국민이 관심 있는 게 아니라 구조의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는 그 시간에 컨트롤타워인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느냐'가 관심이었는데 행정법원에서 '공개 안 해도 된다'고 결정 내렸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헌법 1조 2항 아세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이 부분을 보고서 느낀 건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청와대로부터 나온다'가 답인 것 같아요. 법 또한 청와대 권력을 이길 수 없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공정해야 할 법질서마저도, 독립성도 없고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이런 결정을 내린 것'. 법조계 계신 분들이 유민 아버님의 이런 비판을 잘 새겨들으셔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녹색당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한 것인데요. 항소한다고 하니까 2심에는 어떤 결정이 내려지는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죠.
"그때도 청와대를 못 이길 겁니다."

-정권이 바뀌어야 할까요?
"바뀌어야 합니다. (웃음)"

-'정권 바뀌기 전까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기 매우 어렵다'.
"제가 정치인이 아니지만, 청와대는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업무는 경제, 민생이지. 언론사나 법조계 장악하는 일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예요. 이래야 정말 민주공화국이 됩니다. 이게 없으면 안 됩니다."

-저희가 (진도) 동거차도에서 생중계할 때 봤더니 별로 움직임이 없더라고요. (세월호 인양 업체) 상하이 샐비지라는 회사가 한번 크게 움직이니까 아버님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오마이뉴스가 보도 하니까 한번 움직여 주는 것 같다. 그동안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2차 청문회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진실, 어떤 것이 밝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국정원의 개입이 됐느냐, 안 됐느냐'는 무조건 밝혀져야 합니다. 노트북 사건도 있고,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고 구원파가 걸었던 플래카드로 강제로 내리게 했어요. 이분들이 국정원과 일 대 일로 대면해서 플래카드를 내걸었다는 건 무언가 있다는 겁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은 밝혀야죠. 직무유기니까요. 국민의 생명이 꺼져 가는데 7시간 동안 내버려둔 건 직무유기입니다.

여러 가지가 중요하지만, 이 하나는 지적해주고 싶어요. 선박안전법 31조에 보면 '누구든지 선박의 안전을 위해 선장의 전문적인 판단을 방해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습니다. 해경 간부들 다 알고 있습니다. 선박 사고가 나거나 큰 재난 사고가 났을 때는 먼저, 선장을 찾아야 하는 게 의무고. 의무를 방해도 하지 말라 했잖아요. 왜 그러냐면, 선박 어디에 누가 몇 명이 타고 있는지 선장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승객선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선장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123 경비정이 처음 도착했을 때 구조를 못 했어요. 무엇 때문이었습니까? 해경 간부, 안행부, 청와대에서 (경비정장한테) 영상과 사진을 계속 요구해요. 보고용. 녹취록에도 나와 있잖아요. 'VIP에게 보고할 영상, 빨리 찍어서 보내' 자꾸 지시합니다. 특조위에서 (경비정장) 개인 휴대전화 자료를 KT에 요청했어요. 1시간 넘게 데이터 통신이 나옵니다. 9시 13분부터. 그때가 골든타임이었습니다. 귀중한 생명이 꺼져 가는 시간이었어요. 그 시간에 구조하지 않고, 계속 사진찍고 영상 보내고 보고만 올린 겁니다.

(경비)정장 혼자 한 게 아니거든요. 위에서 '빨리 보고서 보내' 지시가 와서 구조를 못 했다는 겁니다. 안에서 해경 관계자들은 구조 방해를 했다는 거예요. 이번 청문회에서 '무조건 이분들은 직무유기다'. 방해했습니다. 구조가 방치됐거든요. 이것은 직무유기로 무조건 다 책임져야 할 부분이고요.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그러셨죠. '테러방지법 지연이 직무유기다'라고 하셨죠. 구조 방치가 직무유기지. 테러방지법 지연이 직무유기가 아니라는 거죠."

-세월호 자체에 관한 인양 문제도 걱정인데요. 어떻게 정리될 것으로 보이세요?
"벌써 인양 문제에 관해서 저희 세월호 유가족 측은 선체 촬영부터 해놓고 (인양) 하자고 했는데 그걸 못하게 했습니다. 상하이 샐비지에서는 부력재를 넣는다고 (선체에) 구멍을 다 뚫어 버렸어요. 구멍을 뚫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던 게 (선체) 앵커 부분이 잘려 나왔다는 거예요. 세월호의 증거가 다 삭제되고, 폐기되고 있어요. 남아 있는 증거와 자료가 오로지 선체에 있어요. '(세월호가) 왜 가라앉았는지'를 알려면 선체를 훼손 없이 인양해서 정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 전에 구멍을 뚫는다는 핑계로 중요 부위가 해체됐다는 거예요."

-증거를 폐기하면 정확한 진실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텐데요.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해버렸다면 '2차 청문회에서도, 세월호 인양을 통해서도 확실한 진실 규명은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가능하겠네요.
"정부에서 끝까지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데 힘들 것 같아요. 인양 문제 얘기가 나왔으니까 인양을 하게 되면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선체 정밀 조사에요. 작년에 예산에서 과학 정밀 조사는 0원으로 책정했어요. 대신 세월호 배가 인양되면 청소 용역비라 그러죠? 이걸 책정해버렸어요. 무슨 뜻이냐. 배가 올라오면 청소해놓고 너희가 올라오라는 거에요. 이게 제일 무서운 거에요. 먼저, 과학 정밀 수사를 하는 게 원칙인데 그보다 청소를 먼저 하겠다는 거예요."

-배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실종자 9명이 있지 않습니까? 실종자 가족들이 '청소'라는 말에 또 한 번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오늘 미디어오늘에서 단독 보도가 하나 나왔어요. 청해진 해운의 모 대리가 국정원 직원을 접대한 기록이 나왔습니다. '증거 자료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는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세월호-국정원 연루설이라 그러는데 실질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봐요. 접대뿐 아니고, 세월호가 침몰 됐을 때 아이들을 구조할 때 노트북을 건졌습니다. 이게 일반 선원 물건이었는데 '국정원 지적사항'이 나옵니다. 한 몇백 가지가 돼요. '휴지 몇 롤 갈았다', '페인트칠했다' 등 선원들의 휴가 기록까지 다 나와 있는데 왜 유독 세월호만 국정원에 그걸 보고하느냐. 이거 한 가지만 봐도 세월호에 국정원이 연루돼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어제 뉴스를 접했지만, 하나씩 증거가 나온다고 생각했죠."

-끝으로 저희 방송 듣는 애청자분께 tbs 교통방송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40분 방송되는 프로그램 좀 홍보하시죠.
"끝으로 두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세월호를 잊어버리면 제2의 세월호 참사는 또 발생합니다. 잊지 마시고, 끝까지 함께 응원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는 저의 목소리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제가 방송하지만, 저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아닙니다.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는 소외되고, 힘없고, 권력에 눌린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해 드리는 시간이니까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그러시면 그분들도 한 분씩 많이 알아주실수록 마음에 위안이 생깁니다.

지금 총선 정국이에요. 국정 교과서, 위안부 협상 문제, 테러방지법 등으로 세월호 진상 규명이 주목받아야 하는데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아요. 묻혀 버렸어요. 지금은 또 무엇으로 묻히고 있습니까? 이제는 친박, 진박, 비박, 친노, 비노. 선거 싸움에 세월호가 묻혀 버렸어요. 제일 중요한 시기입니다. 총선 정국에는 세월호가 공약으로도 나와야 합니다. 국민은 주권을 가진 유권자입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꼭 해주시고요. 지금 권력은 국회와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권력은 막강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진실성을 보고서 투표할 수 있으면 좋겠고요. 앞으로도 내가 아무리 바쁘고 먹고 살기 힘들어도 잠깐 귀 한번 열고, 남의 얘기를 들어 주시고 이것만이 우리가 함께 사는 길입니다. 고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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