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마지막 종이신문 발행
종이 인쇄판 전격 폐간... 온라인판으로만 운영
▲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마지막 종이 인쇄판 발행을 보도하는 AFP 통신 갈무리. ⓒ AFP
영국의 유명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마지막 종이 신문을 발행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인디펜던트>는 이날 발행된 신문에 붉은색 글씨로 '인쇄를 멈추다'(STOP PRESS)라는 문구가 인쇄된 특별판 표지를 씌워 발행했다. 이어 '마지막 인쇄판 1986-2016'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인디펜던트> 소유주 ESI 미디어는 종이 신문 발행을 전격 중단하고 온라인으로만 운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종이 신문 인쇄를 완전 중단하고 온라인 운영을 선언한 것은 영국 언론에서 <인디펜던트>가 처음이다.
1986년 창간한 좌파 성향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소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논조'를 표방하며 수많은 특종을 발굴했고, 불과 2년여 만에 더 타임스, 가디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고급지 반열에 올라 '언론계의 신데렐라'고 불렸다.
80년대 이례적으로 기사 송고와 편집에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했고, 2003년에는 기존의 판형을 버리고 타블로이드판으로 전환하는 등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신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다른 신문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한때 40만 부에 달했던 유료 부수가 최근 5만 부 수준까지 떨어졌고, 광고 수입까지 급감하면서 결국 종이 인쇄판을 포기하고 온라인에 집중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인디펜던트>는 '30년 동안의 전쟁'이라는 사설을 통해 "윤전기는 멈췄고, 잉크는 마르고, 종이는 더이상 접히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 장이 끝나면, 새로운 장이 열리며 인디펜던트의 정신은 계속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디펜던트> 발행인 에브게니 레베데프도 신문 지면을 통해 "저널리즘 비즈니스는 수세기 동안 살아남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라며 "신문도 마땅히 변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종이 인쇄판 폐간을 공식 발표하면서 "인디펜던트 온라인판은 이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도 50% 성장할 전망"이라며 "인디펜던트를 세계적인 디지털 뉴스 브랜드로 키우겠다"라고 선언했다.
2003년 영국의 이라크 전쟁 참전을 강력히 비난하며 인디펜던트와 함께 영국 좌파 언론을 이끌고 있는 <가디언>도 사설에서 "인터넷으로 인한 광고 시장의 급변으로 기존 신문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진정으로 훌륭한 신문인 인디펜던트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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