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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단일화 노회찬,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손석형 이어 허성무도 물리쳐, 보수단체는 '야합' 비난

등록|2016.03.30 09:33 수정|2016.03.30 09:33
두 번의 단일화 과정에서 이긴 정의당 노회찬(59) 후보는 오는 4월 13일 과연 웃을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노회찬 후보가 단일화를 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질 '창원성산'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이 높다.

노회찬 후보는 허성무 후보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겼다. 두 후보는 29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다고 발표했다.

노회찬·허성무 후보는 지난 22일 '단일화 논의'에 합의했고, 지난 27~28일 사이 2개 업체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 후보가 허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허성무 후보는 오랫동안 총선 출마 채비를 해왔다. 노 후보가 지난 1월 서울 '노원병'을 버리고 '창원성산' 출마를 선언했을 때, 허 후보는 '낙하산'이고 '명분이 없다'며 단일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름 앞둔 29일 오후 창원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노회찬·허성무 후보단일화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회찬 후보로 결정된 뒤, 더불어민주당 창원지역 후보자들이 함께 손을 들어 보이며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유성호


허성무·노회찬 후보의 단일화 합의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중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가 문 전 대표를 만나 논의하고, 문 전 대표가 허 후보한테 제안했던 것이다.

지난 22일 '단일화 논의 합의' 선언 때 문재인 전 대표가 함께 하기도 했다. 허성무 후보는 29일 단일후보 발표를 한 뒤 "유권자들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요구했고, 문재인 전 대표의 중재와 권고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허성무 후보는 노회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노 후보는 "쉽지 않은 선택과 결단을 해주신 허성무 후보의 선공후사의 노력에 다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노 후보는 "오늘 이뤄진 후보단일화는 허성무·노회찬 두 후보만의 단일화가 아니고, 4.13총선을 통해 집권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응징과 견제가 이뤄지길 바라는 성산구 유권자들의 마음과 마음이 단일화되었음을 의미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단일화의 진정한 승자는 바로 창원시민"이라 말했다.

노회찬 후보, 먼저 손석형 후보와 단일화 이뤄

노회찬 후보에게는 이번이 두 번째 단일화 과정이었다. 앞서 지난 2월 노 후보는 무소속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본부 지도위원과 단일화를 이루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창원성산 총선 후보'를 조합원 총투표로 결정한 바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2월 15일~19일 사이 창원지역 사업장 조합원만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노회찬 후보가 7600표를 얻었고, 손석형 지도위원은 7311표를 얻었다. 불과 289표 차이로 결판이 났다.

노 후보는 '민주노총 후보'로 선정되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노 후보를 위해 인력과 재정 지원에 나섰다. 노 후보와 손석형 지도위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진보대단결'과 '진보단일정당 결성'을 해나가자며 손을 잡았다.

지난 11일 있었던 노회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손석형 지도위원을 비롯해 진보진영이 함께 했다. '창원성산'(옛 창원을)에서 재선했던 권영길 전 의원과 강기갑 전 의원,  이정희 경남민주행동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또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이 축하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노 후보는 "대한민국의 봄, 창원에서 시작된다"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보수성향 단체 '단일화는 야합'... 변철호, 강기윤 지지

▲ 창원포럼은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성산'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규탄한다'고 했다. ⓒ 윤성효


노회찬·허성무 후보의 단일화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창원안전실천시민연합, 은퇴노동자회 등 보수성향 단체들은 지난 24·25일 후보등록을 전후해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는 야합'이라고 주장했다.

'창원포럼'(회장 최정태)은 28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의당 후보의 단일화 과정의 부당함을 창원시민과 함께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선거는 지역 유권자들의 뜻을 모아 대신 정치를 해달라는 것인데, 요즘 창원성산에서는 민주와 정의를 입버릇처럼 주장하는 정당의 후보들이 오직 당선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민주주의 기본인 대의정치를 훼손하고, 시민들의 자존심마저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후보에 대해, 이들은 "지금까지 창원에서 주민세 한 번 제대로 내지 않은, 서울 노원병 지역구를 가졌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창원시민을, 성산구의 유권자들을 얼마나 업신여겼으면 어느 날 갑자기 출마하겠다는 것인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창원포럼 등 단체들의 이같은 목소리는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옛 민주통합당 당원들이 강기윤 후보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4년전, 제19대 총선 때 옛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당시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로 단일화해 출마하지 못했던 변철호 전 지역위원장은 29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기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변 전 위원장은 "묻지마식 야권단일화가 확정된 순간 수십년간 몸담아 헌신했던 더불어민주당을 포기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해 저열한 정치폐습의 악순환을 끊고 오로지 창원 성산구의 발전을 위해 강기윤 후보와 뜻을 같이 할 것"이라 밝혔다.

국민의당 이재환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

'창원성산'에는 또 한 명의 야권후보가 있다. 국민의당 이재환(35) 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경남협회 자문위원이다. 이 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경남도당은 허성무·노회찬 후보가 단일화한 29일 오후 언론사에 낸 자료를 통해 "노회찬 후보는 창원성산 야권단일후보가 아니고, 더민주당과 정의당 간의 단일후보"라 밝혔다.

노회찬 후보가 참여하는 '노유진(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정치카페'는 오는 4월 2일 오후 5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공개방송한다. 선관위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연설대담은 가능하다며 이날 공개토론회를 허용했다.

4년 전 '창원성산' 총선은 진보진영 분열 속 치러져 새누리당에 패했다. 이번에는 노회찬 후보가 진보진영 단일화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과의 단일화도 이루어내고 선거대책위를 함께 꾸리기로 했다.

노동자 밀집 지역인 '창원성산'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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