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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가동 중단된 개성공단, 출구전략 필요'

<개성공단 사람들> 저자 ... 31일 저녁 창원 "우리가 모르는 개성공단' 강연

등록|2016.04.01 09:58 수정|2016.04.01 09:58
<개성공단 사람들> 저자인 김진향 박사(전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는 우리 정부가 가동 중단한 개성공단의 재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출구 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김 박사는 "그동안 한반도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다"며 "개성공단을 다시 열 수 있겠느냐는 물음이 많은데,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고, 그것은 어쩌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경남지방변호사회, 창원대 기초교육원 초청으로 지난 3월 31일 저녁 창원대에서 "우리가 모르는 개성공단"이란 제목으로 특강했다.

▲ <개성공단 사람들> 저자 김진향 전 카이스트 연구교수. ⓒ 윤성효


그는 "현재는 전쟁 위기 형국이다. 청와대는 365일, 24시간 평화 가치를 제일 중요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아니면 위기가 조장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헷갈린다"며 "다시 평화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대화 국면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지난 2월 2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을 거론했다. 그는 "남북은 말로는 전쟁이 엄청 났다. '참수작전'이니 '청와대 타격'이니 하는 말까지 나왔다"며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협의는 다르다. 케리 장관은 '북이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말은 우리 정부를 보고 한 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 리졸브가 끝나고, 4월 중순이면 개성공단이 중단된 지 두 달 반 정도 지난다. 미국과 중국은 5월 이전에 북을 대화 협상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우리는 북의 제재와 압박 위주의 말만 한다. 언론도 그런 보도만 한다. 이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분단체제에서 북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김 박사는 오랜 '분단'을 걱정했다. 김진향 박사는 "분단체제가 지속되면서 사회 많은 부분이 비정상화다. 남북관계가 특히 그렇다"며 "우리는 북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비난의 대상과 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분단체제에서 북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북에 대해 무지하다. 무지가 굉장히 심각하고 재앙적 수준이다"며 "개성공단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모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덧붙였다.

언론이 더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충 써버리고 마는 우리 언론이 남북관계를 더 어렵게 한다"며 "언론은 보도를 하고 나서 책임을 지지 않고, 왜곡도 심하다. 언론에 대해 일일이 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이는 남북의 비극"이라 말했다. 김 박사는 "국민 불행의 근원은 분단이다. 분단은 공동체를 파괴하고 인간성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통일 단계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가지는 통일 기본개념의 인식은 완전통일을 생각한다. 이는 휴전선이 무너지고, 한 사람의 대통령 속에 있는 정치체제 통일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는 마지막 단계다.  그 전에 '화해협력'과 '남북연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체제가 엄청나게 오래 되었는데 하루 아침에 완전통일이 되는 길은 전쟁 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전쟁이라도 나쁜 평화보다 못하다"며 "하루 아침에 통일은 심각한 재앙이다. 하루 아침에 남북이 섞이면 큰일이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진향 박사는 "통일은 오랜 평화의 제도와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온다"며 "상호 존중 정신의 기반으로 가는 과정에 통일이 온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을 보면 통일이 보인다"

▲ <개성공단 사람들> 저자 김진향 전 카이스트 연구교수. ⓒ 윤성효


남과 북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상식이고 보편적인 일도 북에서는 특수가 될 수 있다"며 "개성공단과 관련해 남북이 협상할 때 많이 해봤다. 협상하다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하면, 북은 누구의 상식이고 누구의 보편이냐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 등 여러 가지 협의 사항에 대해, 우리는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사업을 해봤다고 하면서 '글로벌'이라 하면, 북은 누구의 글로벌이냐고 한다"며 "논쟁하다 보면 다수가 무조건 맞다고 강요할 수 없다. 다름을 인정해야 만 협상이 되는 것"이라 말했다.

김 박사는 "개성공단은 남북 모두 윈윈이고, 평화경제이며, '폭발하는 한국 미래 경제의 창'이다"며 "개성공단이 가동 중일 때 124개 기업 중에 부도가 난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이직률이 낮다. 처음에는 기술을 익히는 게 더디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숙련이 되고, 임금수준은 낮지만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거기서 생산된 제품은 고품질"이라 말했다.

개성공단의 경제가치는 '1대30 효과'라는 것이다. 30배의 이익을 가져온다는 말로, 1억불을 투자하면 30억불을 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지금까지 의류, 봉제 위주의 업체였는데 중견기업이 들어간다면 경제효과는 폭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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