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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별로 모였다, 여섯 정당 청년후보

청년 정책공약 비교평가 토론회 2부

등록|2016.04.01 13:22 수정|2016.04.01 13:22
'갈릴레이 서클'은 칼 폴라니가 청년 시절 대학의 후진성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비밀 모임의 이름입니다. 정치의 계절, 겨울입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무슨 기준으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됐습니다. 우리는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비딕 프로젝트'를 연재합니다. 거대한 고래, 모비딕을 쫓는 마음으로 후보자를 추적하는 '갈릴레이 서클'의 총선 기획입니다.... 기자말

▲ 청년 정책공약 비교평가 토론회 2부 ⓒ 갈릴레이 서클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이하 청년넷)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청년 정책공약 비교평가 토론회가 지난 3월 31일 오후 2시 참여연대에서 개최됐다. 1부는 각 당의 청년 관련 정책을 비교 평가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고 2부에서는 새누리당을 제외한 6개 당의 청년 후보가 참여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후보, 채이배 국민의당 후보, 장지웅 정의당 후보, 용혜인 노동당 후보, 신지예 녹색당 후보, 정수연 민중연합당 후보 순으로 기조 연설이 이어졌다.

기조연설에서 장경태 더민주 후보는 "새누리당과 대화할 때는 벽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 사이에 있으니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토론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채이배 국민의당 후보는 "국민의당은 합리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협소한 정책을 편다는 비판도 받지만, 현실성 있는 정책부터 차근차근 실현하려는 것이다"라며 당의 청년 관련 정책 공약을 변호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청년문제는 세대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다"고 강조했다.

장지웅 정의당 서울중구 성동구갑 후보는 자신을 제외한 토론 참여자가 비례대표라는 점을 지적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 관리만큼 국가 전체의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자리에 시간이 남아서 앉아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아쉬움을 강하게 표시했다.

용혜인 노동당 후보는 노동당의 정책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노동당의 사회적 힘이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용 후보는 "현재 일자리 문제 해법을 내놓은 정당은 새누리당과 노동당뿐이다"라면서도 "두 정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밝힌 녹색당의 정책 방향이다. 신 후보는 청년이 특별히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되기보다, 당당한 시민이자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공약을 1순위로 생각한다는 정수연 민중연합당 후보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대 국회는 청년 문제에 가장 게으른 국회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조연설이 끝나고 토론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각 정당이 지향하는 바와 후보자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이하 토론 주요 질의와 후보자들의 주요 답변 요약.

-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공약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싶은지? 이것만은 꼭 실천하겠다는 공약이 있다면 무엇인가.
장경태 더민주 후보 : "이미 1호 법안을 발표했다. 초과잉여금순환세제 (비만기업방지법)다. 기업 사내유보금 중 잉여금 비율과 청년일자리 창출을 연동시켜 비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국민 1인당 2400만 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천 조를 넘는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채이배 국민의당 후보 : "실천 가능한 정책을 실현해나가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

장지웅 정의당 후보 : "우리 사회문제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 문제는 사람다움을 잃어 버린 교육이다. 사람다움의 핵심은 공감능력이다. 전인교육을 중고등 교육과정에 반드시 포함 시켜 가르친다면 미래 세대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대학의 기업화를 유발하는 프라임 사업은 전면 폐기돼야 한다."

용혜인 노동당 후보 : "기본소득제를 꼭 도입하겠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 재벌 개혁을 통해 안정된 노동 사회를 만들고 싶다."

신지예 녹색당 후보 : "기본소득제를 가장 실현하고 싶다. 특히 임금 노동 밖의 노동을 위해서 필요하다 생각한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세부적인 정책이 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기본소득제도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수연 민중연합당 후보 : "여의도 정치와 청년 정책이 잘 결합되어야 한다. 거리 청년과 정치권이 함께 손 잡길 바란다.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당적 해결기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청년의 범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경태 더민주 후보 : "청년은 시작하는 존재다. 현재 3포 세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시작할 수 있는 기회조차 소수에게 유리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소수의 기회를 모두의 권리로 만드는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

신지예 녹색당 후보 : "생물학적 나이로 규정하기 어렵다. 오늘자 신문을 보니, 청년 실업 심각하다는 기사와 노인 빈곤을 말하는 기사가 함께 실렸더라. 세대를 구분하다 보면 정해진 파이를 나눠 갖는 것에 그친다. 연대를 통해 복지 제도 자체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야권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의당 장지웅 후보 : "심상정 대표 발언으로 갈음하겠다. 소수정당에게 패권 부리면 연대 없다. 정의당이 힘이 약한 것이지 준비가 안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혜인 노동당 후보 : "지금까지의 야권 연대는 소수 정당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당장 선거를 치르기 위한 정치공학적인 얘기해 불과했기 때문에 쉽게 파기됐고 (그래서 야권 연대가)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다고 생각한다."

- 차별금지법을 포함해 젠더 이슈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이 듣고 싶다.
장경태 더민주 후보 : "큰 정당이다 보니 노선 투쟁이 있다. 개인적으로 성소수자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이 보수화된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끊임없이 싸워나갈 예정이다."

신지예 녹색당 후보 : "차별금지법에 동의한다. 당 차원에서 동성결혼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용혜인 노동당 후보 : "성적 지향성과 성적 정체성을 명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더불어 사회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혐오표현 금지법도 함께 도입돼야 한다."

정수연 민중연합당 후보 :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여성건강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업, 정치계 등에 여성할당제를 도입해 남녀 동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이 있다면?
채이배 국민의당 후보 : "사회복무제가 있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 시 군복무 대체로 30개월간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처럼 장기적인 방향에서 일자리를 확장하기 위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비례 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를 보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정책을 실천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장경태 더민주 후보 : "개인적인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겨냥한 홍창선 위원장의 발언은 정치를 시작하는 존재에게 경력과 능력을 요구한 것으로 문제이고 유감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청년비례 오디션비 100만 원 논란, 후보자의 자격 박탈, 사퇴 등은 개인적인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채이배 국민의당 후보 : "현재 노조는 대기업 정규직 위주로 꾸려져 있어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에 노동회의소를 설치해 노동 문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비조직화된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고,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을 보호하겠다."

- 왜 정의당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장지웅 정의당 후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정책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 이들은 청년들을 실망시켰다. 정의당이 더민주만큼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청년정책이 처리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당은 청년 정책에 거의 관심이 없다고 본다. 대안 정당은 정의당뿐이다."

- 청년고용할당제에 대한 얘기를 더 듣고 싶다. 청년이라는 큰 집단이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가.
장지웅 정의당 후보 : "청년고용할당제의 전제는 총 고용의 증가다. 이는 단계적 수단으로 이뤄지는 정책이다. 정의당은 청년 문제가 청년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 청년 고용률을 높이려는 정책이 포함된 것이다. 전체 구조 내에서 청년만의 특화된 정책이라 보면 된다."

- 결혼시 학자금 대출 탕감해 주겠다는 정책이 있는데, 문제 소지가 많은 정책이다. 너무 장난스러운 것 아닌가?
정수연 민중연합당 후보 : "민중연합당에서 고심해서 내놓은 정책이다. 2050년이 되면 한국이 세계 2위의 노령국가가 될 것이라 한다. 학자금 대출 못 갚아 결혼 못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대책이라고 보면 된다.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어도 좋다. 학자금 부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토론에 참여한 여섯 후보들은 소수 정당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대해 공감했다. 나아가 장경태 더민주 후보, 장지웅 정의당 후보,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공통적으로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용혜인 노동당 후보는 소선거구제를 개편해 전면적비례대표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을 진행한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늘 토론에 참여하지 않은 새누리당이 청년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이 청년의 문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해법으로 공론화 되길 바란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후보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소수 정당의 후보가 단 한 명의 국민을 대변한다 하더라도 그 후보는 조명 받아야 합니다. '갈릴레이 서클'이 기획한 <모비딕 프로젝트>는 기성언론이 비추지 않은 구석 정치를 비춥니다. 우리의 발칙하고 빛나는 생각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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