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장근석의 재발견
[TV리뷰] 허세 아닌 진심 보여줘... 역시 '아시아 프린스' 답네
▲ 참가자 101인의 노력이 가장 컸지만 '대표' 장근석의 존재감도 한 몫을 담당했다. ⓒ CJ E&M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이 지난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갑질 논란, 악마의 편집 등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에도 자신의 꿈을 향해 매진하는 소녀들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최종 11인을 선발하는 11회 생방송 시청률은 평균 4.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프로듀스 101>의 뜨거운 인기에는 참가자 101인의 노력이 가장 컸지만 대표 프로듀서이자 진행자 장근석의 존재감도 한 몫을 담당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에 가까웠다. 특히 장근석 발탁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바로 한 해 전 탈세 논란으로 tvN <삼시세끼 : 어촌편>을 하차했고 최근 이렇다 한 안방극장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데다 트레이드마크처럼 불리는 비호감에 가까운 '허세' 이미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 컸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장근석의 진가는 생각 이상으로 크게 다가왔다. 그의 모습은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 속 심사위원들의 정형화된 모습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특히 시도 때도 없는 독설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키웠던 여타 출연진과도 달랐다. 친근한 오빠처럼 참가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때론 장난기 섞인 말로 긴장감도 풀어주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던 강약 조절의 화술은 시청자들의 닫혔던 마음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자기가 완벽하게 중심을 잡고 있으면 세상은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라는 20대 청년답지 않은 진중함이 담긴 그의 멘트에선 오랜 기간 연예계 생활을 통해 터득했던 경험과 더불어 진심이 느껴졌다.
능수능란했던 현장 무대 진행
▲ 장근석의 진가는 최종 생방송 평가 무대에서 크게 발휘됐다. ⓒ CJ E&M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장 대표'의 진가는 평가 무대, 최종 생방송 MC로서 크게 발휘됐다. 과거 각종 쇼·오락 프로그램 MC 경험을 쌓긴 했지만,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장근석은 특유의 여유 넘치는 화술로 관객과 참가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중간자 역할을 충실해 해냈다.
지난 1일 최종 11인을 선발하는 생방송 최종 무대에서 장근석은 탁월한 진행 솜씨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날 생방송에서는 매끄럽지 않은 현장 영상으로 인해 자칫 방송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태로웠던 순간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장근석은 이에 당황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타 전문 MC 이상의 능력이었다.
"꿈에 다가가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의미 있다는 판단에 결정했고, 150회의 해외 콘서트를 한 노하우 등을 노력하는 친구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지난 1월 21일 제작발표회 당시 말했던 장 대표의 약속은 어느 정도 지켜진 듯하다.
이제 정식 멤버로 뽑힌 11명의 소녀들은 '아이오아이(IOI)'라는 이름의 걸그룹으로 내달초 공식 데뷔를 눈앞에 뒀고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참가자들은 또다시 꿈을 위해 연습생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반복하게 됐다. 장근석 역시 SBS 새 드라마 <대박>을 통해 본연의 자리인 연기자로 되돌아갔다.
"소녀들처럼 늘 꿈을 꾸는 배우가 되겠다"라는 종영 소감처럼 '꿈꾸는 배우', 장근석의 다음 행보에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성원을 보내본다. 수고했어요. 장 대표.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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