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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 오승환, 탈삼진 3개로 1이닝 퍼펙트 역투

[해외야구] 피츠버그전 구원 등판, 세 타자 모두 삼진으로 처리

등록|2016.04.06 15:53 수정|2016.04.06 15:53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두 번째 등판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오승환은 6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PCN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전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도 탈삼진 2개를 잡아내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볼넷을 2개나 내주면서 진땀을 흘렸던 오승환은 이날 전혀 달라진 투구 내용으로 마음껏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뷔 2경기 만에 완벽히 적응한 '돌부처'

화끈한 타격전으로 양 팀 선발투수가 모두 무너지면서 5-5로 팽팽히 맞선 6회, 본격적인 불펜 싸움이 시작되자 세인트루이스는 팀의 세 번째 투수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이 팀 내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조디 머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시속 151km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고, 역시 슬라이더로 마지막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러자 피츠버그는 맷 조이스를 대타로 내세웠다. 오승환은 볼카운트 2-2에서 이번에는 시속 151km의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조이스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파고드는 오승환의 공을 속절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오승환은 세 번째 타자 존 제이소를 공 3개로 처리하며 이날 활약의 정점을 찍었다. 초구 패스트볼로 파울을 유도한 뒤 느린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다시 시속 150km의 패스트볼로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으며 삼진을 잡아냈다.

세 명의 피츠버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오승환은 7회 초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콜튼 웡과 교체되며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 모두 더 완벽할 수 없는 1이닝이었다.

"팀 패했지만 오승환은 빛났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피츠버그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으나 11회 말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5-6으로 패했다. 이로써 세인트루이스는 개막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전날 부진했던 타선이 살아났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비록 팀은 패했으나 오승환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결과는 나쁘지만, 오승환을 비롯한 불펜 투수들은 빛났다(shine)"라고 칭찬했다.

이날 오승환은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볼 배합을 선보였다. 여기에 특유의 담력과 절묘한 제구까지 어우러져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앞으로 경험을 쌓고 이닝을 늘려간다면 메이저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도 가능한 활약이다.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시카고 컵스 등이 속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경쟁이 치열하다. 데뷔 2경기 만에 팀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은 오승환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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