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남면의 기부천사로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활이 어려운 학생과 외로운 어르신을 위해 마검포구 쓰레기를 수거하고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돈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 오던 문승관씨. 그는 지난해 9월 19일 오전 3시 50분경 불상의 선박과의 해상 충돌로 실종 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줬다.(관련기사 : '기부천사' 해상 뺑소니범, 어떻게 검거했나)

태안해양경비안전서는 끈질긴 추적 끝에 사고 발생 45일 만에 40여 년 어선 선장 경력이 있는 어획물 운반선 윤○○호(7.93톤)의 선장 김아무개(64, 남, 경기도 부천시)씨를 뺑소니 피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이후 피의자 김씨는 홍성교도소 서산지소에 재감된 뒤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선박교통사고 도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과 업무상 과실, 선박파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두 번의 공판을 통해 지난달 17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는 피의자 김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현재는 지난달 21일과 23일 김씨의 변호인과 검찰이 각각 항소장을 제출해 쌍방상소로 항소심을 다투게 됐다.

이에 문씨의 부인 이은주씨는 1심 판결 결과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가해자 김아무개가 사고 후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다시는 유사한 사고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형의 처분으로 판시하여 주실 것을 어업인 일동은 간곡한 마음으로 탄원하는 바"라면서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할 탄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씨는 탄원서에서 "우리 어업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고 문승관의 생업 터전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살아가던 어업인들로,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소형어선을 갖고 조업을 하는 우리 어민들은 하루하루가 안전불감증에 시달리면서도 한 가정의 가장이란 무거운 책임 때문에 열악한 어업 환경에서도 생업에 종사해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 무겁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또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작은 꿈과 소망으로 가족의 생계유지와 어려운 이웃을 헤아리는 행복의 전도사 역할을 실천하며 살아가던 참다운 마음의 선행을 가진 고 문승관의 사망 사고소식에 우리 영세어민들은 안타까운 시름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피의자 김씨의 중형 처분을 촉구했다.

한편, 불의의 해상 선박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고 문승관씨는 어업에 종사하면서 '남면의 기부천사'로 알려졌다. 그의 부인 이은주(53)씨도 문씨의 뜻을 이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을 기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