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정부, 히틀러 생가 '강제 압류' 추진
현재 민간인 소유... 나치 추종차들 성지로 악용 우려
▲ 오스트리아 정부의 히틀러 생가 강제 압류 계획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오스트리아 정부가 독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생가를 강제 압류하기로 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정부는 "새로운 법 제정을 통해 민간인 소유의 히틀러 생가를 적절한 보상과 함께 국가 소유로 압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틀러 생가인 오스트리아 서부 브라우나우암인의 주택은 현재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다. 정부는 1972년부터 이 주택을 임대해 장애인 편의 시설로 활용했다. 하지만 2011년 소유주가 정부의 개보수 요청을 거부하면서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히틀러 생가가 나치 추종자들의 성지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강제 압류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국가 소유로 바꾼 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히틀러는 1889년 4월 독일 접경 마을인 이 주택에서 태어났다. 그는 3세 때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났고, 성인이 되어 독일 나치 정권을 이끌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이 주택은 히틀러의 생가를 알리는 표식은 없다. 다만 입구에 독일어로 "다시는 파시즘이 없기를.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기억하며"라고 새겨진 석판이 있다. 과거 러시아의 한 국회의원은 이 주택을 폭파해버리자고 제안한 적도 있다.
주민들은 국가가 압류한 뒤 지역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알리는 박물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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