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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누가 '봄 전어' 맛이 별로라 했나요

등록|2016.04.11 14:57 수정|2016.04.11 14:57

▲ ⓒ 김학용


▲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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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엄마! 지금 집에 가려는데 뭐 맛있는 거 없어?"
"갑자기 전화해서 뭔 먹을 거 타령이냐. 요즘 뭐가 먹을 게 있겠냐?"

며칠 전 아들의 전화를 받고 여수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서 시장에 가신 어머니는 시장에 나온 팔딱팔딱 살아있는 봄 전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나 보다. 1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도착한 고향집에는 언제 준비하셨는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이제 그물에서 갓 건져 올려 팔딱팔딱 살아 있는 놈으로 딱 만 원어치만 사셨는데도 진수성찬이 뚝딱 차려졌다. 단돈 만 원으로 흥정해 깔다구(어린 농어를 이르는 말)와 살집 많은 전어 한 소쿠리를 손질해서 올리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여기에 농어회와 전어구이에, 막걸리 한잔과 겉절이가 곁들여지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어머니의 손에서 뼈를 발라 두툼하고 길게 썰어낸 전어 살에 양념 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한점 올리니 천국이 따로 없다.

흔히들 '가을 전어'라고 한다. 4월부터 바다를 접하는 강 하구에 알을 낳는 전어는 요즘이 산란기라 맛이 가장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4월 초에 접한 봄 전어도 가을 못지않게 며느리가 돌아올 것 같은 고소한 맛을 그대로 간직한다. 원래 전어는 7월 산란을 마친 후 먹이활동을 하면서 살을 찌우기 시작한다. 그래서 8월 중순이면 기름지고 살에 탄력이 붙어 추석을 전후하여 고소함이 절정을 이룬다. 하지만, 4월에 맛본 전어도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그 맛이 가을 전어 못지않게 깊고 은은하다. 믿지 못하겠다면 이번 주말에 바로 검증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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