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승민·김부겸 입모아 "13일 대구 바뀐다"
유승민 "이렇게 힘든 선거는 처음"... 김부겸 "야당 뽑아도 괜찮아"
▲ 유승민, 류성걸, 권은희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30분을 앞두고 대구시 동구 평화시장에서 소회를 밝히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조정훈
"우리 3명이 함께 여의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내일 대구가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것입니다. 대구에서 정치혁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여러분이 꼭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20대 총선 선거운동 종료 30분을 남기고 유승민 후보(대구 동구을)는 목이 쉬었다. 그는 류성걸(대구 동구갑), 권은희(대구 북구갑) 후보와 함께 손을 치켜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류성걸 후보의 목소리에서도 쇳소리가 났고 권은희 후보는 눈물을 흘렸다.
유승민·류성걸·권은희, 평화시장에서 지지 호소
12일 오후 11시 30분 유승민, 류성걸, 권은희 세 후보는 대구의 명물인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포토존에서 선거운동 마지막 소회를 밝히고 희망의 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끝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마감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렇게 힘든 선거는 처음 해봤다"며 "내일 대구시민들의 선택을 기다려보고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해나갈지 국민들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그만둘 당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며 이미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당선되면 바로 새누리당 입당 원서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일부 친박계가 '입당 불가'를 밝힌 데 대해 "입당 원서는 내가 쓰고 복당 문제는 당이 결정한다"며 "당에 물어봐라"라고 대꾸했다.
▲ 유승민 후보와 류성걸, 권은희 후보가 12일 오후 11시 30분 선거운동 마감을 앞두고 자신들의 소회를 밝힌 후 희망비행기를 날려보내고 있다. ⓒ 조정훈
권은희 후보는 "13일 동안 같이 해준 북구와 동구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며 "힘들지만 즐겁게 선거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권 후보가 "이제 선거운동이 끝나고 나니 그 사이에는 몰랐던 다리도 후들거리고 아프고 눈물도 난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이 "괜찮아, 괜찮아"라고 위로했다.
권 후보는 계속해서 눈물을 보이다 "어디 가서 실컷 울고 싶은 때가 가끔 있었다"며 "모두 참았는데 오늘은 저절로 눈물이 난다"며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이 힘들었음을 내비쳤다.
류성걸 후보는 "지난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저는 대구의 저력을 확인했다"며 "대구는 변화하고, 대구의 열기가 저희 피부에까지 와 닿았다. 그 변화와 열정이 대구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13일 0시가 되기 전 헤어지면서 꼭 끌어안고 수고했다며 위로했다. 지지자들은 연신 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김문수 "이상한 운동권 노래만 부르는 사람 있어" 색깔논쟁 점화
▲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2일 오후 신매광장에서 열린 선거연설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두 손을 들어 만세를 하고 있다. ⓒ 조정훈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마지막 유세전 장소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당초 이날 오후 수성구 신매동 신매광장에서 시차를 두고 선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가 이곳에서 유세를 먼저 시작하면서 장소를 양보하지 않는 바람에 김부겸 후보는 신매네거리에서 선거연설을 했다.
김문수 후보는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신매광장에서 선거연설을 했다. 개그맨 이창명씨의 사회로 시작된 연설회에는 대표적 극우단체인 '엄마부대 봉사단 ' 주옥순 대표와 김규택 전 수성구청장 등이 찬조연설을 했고 '박근혜 써포터즈' 회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현장을 지켰다.
이들은 시종일관 김부겸 후보를 비판하고 정직하고 청렴한 김문수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상한 운동권 노래만 부르는 사람이 있다. 태극기는 안 들고 나가고 한반도 깃발 들고 나가는 사람들 자세히 보아야 한다"며 이념론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여러분이 오늘 흔드는 태극기는 그냥 태극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뜨겁게 사랑하는 상징"이라며 "한반도 깃발을 가진 통일, 연방제통일 이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깃발 태극기를 들고 백두산 꼭대기까지 뒤덮겠다는 태극기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 주옥순 엄마부대 봉사단 대표가 12일 오후 신매광장에서 열린 선거유세전에서 자신을 좌파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 조정훈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저는 서울에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좌파들과 싸우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행정의 달인, 남북통일을 이끌어갈 수 있는 김문수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오직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해 밤낮으로 대한민국 발전을 고민하고 순수한 외교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명예를 높이고 있지 않느냐"며 "이번에 북한의 목줄을 죄고 있다, 개성공단의 철수를 여러분 환영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김부겸, 유홍준 교수와 함께 인사 "야당 뽑아도 괜찮다카이"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대구 수성갑)가 12일 오후 8시 마지막 연설을 하기 전 한 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 ⓒ 조정훈
▲ 김부겸 더민주 후보(대구 수성갑)가 12일 오후 신매광장에서 마지막 선거 연설을하고 있다. ⓒ 조정훈
김문수 후보가 신매광장을 차지하자 김부겸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신매사거리에서 마지막 선거유세전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김 후보의 아버지와 부인, 막내딸이 함께 나와 감사 인사를 했고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전 문화재청장)가 지지연설을 했다.
유홍준 교수는 "4년 전 왔을 때는 매우 어려웠다, 아무도 없는 아파트 벽을 보고 '벽치기 연설'을 했다"며 "2년 전 김부겸 후보가 대구시장이 되면 <나의문화유산답사기> 대구 편을 써 달라고 해서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내일은 확실히 뒤집어 지는 거 맞나요? 그럼 31년 만에 야당 국회의원 나오는 거 맞습니까"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 확실히 대구가 바뀌긴 바뀌네예"라며 "야당 뽑아도 괜찮다카이..."라고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느냐"며 "대구의 이 분위기가 답답했고 정말 희망이 없어 답답했고 내 친구들이 대구를 떠날 때 답답했다, 내일 바꾸면 달라진다. 바꿀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오랫동안 여러분의 가슴에 멍이 있고 상처가 있고 그 상처가 오래되어서 굳은 살이 되었을 것"이라며 "우리 대구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야당이 반대만 한다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김부겸에게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자신의 아버지와 부인, 막내딸 등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 조정훈
김부겸 후보의 연설이 끝난 후에는 김 후보의 아버지와 부인, 막내딸이 무대에 올라와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율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현수양은 "아버지를 위해 애써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대구를 위해 아버지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컷오프를 당하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대구 북구을)는 지난 10일부터 '72시간 대작전'에 돌입해 이날 오후 마지막 선거유세를 끝으로 선거운동을 끝냈다.
홍 후보는 "대구 정치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신념 하나로 이겨내고 버텼다"며 "똑같은 색이 아닌 여러 색이 어우러질 때 대구는 '칼라풀'이 될 수 있다. 변화와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가능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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