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꿈 이야기

선배의 당부, 청년들이여 꿈을 향해 달려가라

등록|2016.04.15 17:34 수정|2016.04.15 17:34
1970년대 시골에서 자란 소년은 마음껏 먹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꿈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대통령"이라고 건성으로 대답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먹고사는 것도 힘든 지긋지긋한 가난은 소년에게 꿈마저 사치였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친구들과 들로 산으로 놀기 바빴습니다. 롤 모델도 없었고 접할 수 있는 정보도 없었기에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꿈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소년에게 엉뚱한 곳에서 기회가 찾아옵니다. 언론사에서 전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점심"을 주제로 글짓기 대회를 개최하였는데 뜻밖에 입상을 하게 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당연히 시골학교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셈이죠. 그것을 계기로 학교 추천으로 글짓기 대회에 참가하였고 연이어 입상을 하게 되는 쾌거를 이룹니다. 우연이 아닌 실력이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었습니다.

소년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만 갑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부터 방황이 시작되었습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기에 중학교에 진학해 최상위권 성적(250명중 5등으로 졸업)을 유지합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갈림길에 놓이게 됩니다. 꿈을 위해서는 인문계 고등하교, 가정형편을 고려하면 실업계 고등학교, 소년에겐 꿈이 먼저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가족 모두의 반대에 직면합니다. 이유는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상고에 진학해 은행에 취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공부 잘하는 애들이 가는 곳이 상고였고, 은행은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이었습니다.

결국, 소년은 꿈을 잠시 접어두고 울며겨자 먹기로 상고에 진학합니다. 돌아가는 길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절망 속에서 의욕을 잃었습니다. 공부는 뒷전이었습니다. 문제아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끝없는 방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고3이 되었을 때 소년은 또 다시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집니다.

졸업하면 무언가 해야 할 텐데,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기본실력이 있었던 건지 운이 좋았던지 시험에 합격해 19살의 나이에 은행원이 되었습니다.

꿈도 미래도 생각할 겨를이 없이 연수받고 지점에 발령을 받아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돌아보면 나름 재미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양복에 넥타이를 메고 출근하기 길엔 약간의 뿌듯함도 있었구요.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21살의 나이에 군에 입대를 했습니다. 군 생활은 설명 안 해도 알 것입니다. 걱정은 사치였으니까요. 전역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다시금 꿈이 꿈틀거렸습니다.

전역 후 과감히 은행을 그만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모한 결정이었습니다. 젊은 혈기로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 결론내 버리고 대책도 없이 그만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대학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먹고살기 바쁜데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선택이었습니다.

집을 나왔습니다. 밖으로 떠돌며 노숙하다시피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때의 절망감이란, 상상 할 수 없는 일탈행위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범죄라 할 수 있는 대형 사고를 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일지 모릅니다. 겨우 돌아와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할 즈음.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옵니다.

우연히 게시판에서 시험공고를 발견했고 호기심에 비치된 기출문제를 풀어보았는데 충분히 합격점수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접수를 했고 합격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직장생활도 네 번의 부침이 있었지만 어느새 23년간의 직장생활, 52살의 중년이 되었습니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이의 바빠로써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입니다. 그렇게 돌아왔지만 소년은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진행 중입니다. 이를 위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빙빙 돌아와 늦어진 것 뿐, 서서히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선택을 했을 뿐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청년들은 어렵습니다. 기대와 현실 속에서 꿈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옛날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긍정의 힘으로 미래를 위해 달려가길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급할 것은 없습니다. 잠깐 돌아가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반드시 올 것입니다. 무서운 것은 꿈을 잃어버리고 포기하는 것입니다. 24살 대학 2년생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힘내시기 바랍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