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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대전시민들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현장] 세월호 2주기 대전시민추모대회

등록|2016.04.16 09:22 수정|2016.04.16 09:28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 ⓒ 오마이뉴스 장재완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 ⓒ 오마이뉴스 장재완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 사진은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2학년 1반 부모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저 깊은 바닷속에 아이들이 자고 있죠.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이 자고 있죠. 돌아오라 안아보자 한번만 더 보고 싶다. 엄마는 오늘도 흐느끼다 잠이 들죠."

4.16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은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 진채밴드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한 손에 촛불을 든 시민들, 희생자들의 사진을 가슴에 품은 시민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호참사대전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날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대전시민추모대회 기억·행동·다짐'을 열었다. 지난 1주간을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세월호특별법 개정 서명운동과 노란리본 나눔 캠페인, 추모종교행사, 분향소 운영 등을 해 온 대책회의는 이날 7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기억하고 행동하자'는 다짐을 하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어린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단위 시민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또한 4.13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서구을)의원과 조승래(유성구갑) 당선자도 참석했으며, 허태정 유성구청장도 함께했다.

그리고 4.16참사 희생자 가족인 단원고 2학년 1반 학부모들도 이 자리에 함께 참석했다. 이들과 함께 촛불을 든 시민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진실을 밝히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가장 먼저 추모사에 나선 김용우 보문감리교회 목사는 "4월은 참 가슴 아픈 달이다, 4.19혁명때 꽃다운 젊은이들이 희생됐고, 4.16참사로 또 다시 꽃다운 아이들을 잃었다"며 "그러나 그들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고, 이 땅의 씨알로 다시 태어나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 국민이 참 주인 된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모사에 나선 호노리나 수녀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다시 모인 이유는 2년 전 '잊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세월호 변호사인 박주민 후보가 당선된 것은 하늘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를 당선시킨 국민들의 마음과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대전시민의 마음을 모아 20대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고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 내자"고 강조했다.

추모사에 이어 진채밴드의 '팽목항에서' 등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가사를 들으며 시민들은 연신 눈물을 닦아 냈다. 또한 대학생 남누리 군과 전한빛 양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드리는 편지글을 낭독하자 시민들은 더 큰 슬픔에 잠겼다.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 사진은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태정 유성구청장, 박범계 (대전서구을) 국회의원, 조승래(대전유성구갑) 당선자. ⓒ 오마이뉴스 장재완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 사진은 극단 좋다의 추모극. ⓒ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1반 아이들의 부모들이 무대에 올랐다. 고 이수연 학생의 아버지인 이재복 씨는 "우리는 아직도 2년 전 그 날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날 국가는 없었다, 국가를 믿었던 아이들을 국가는 외면했다, 아니 버렸다"면서 "우리가 아직까지도 포기하지 못하고 요구하는 것은 국가가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그 책임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처벌을 받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이 아무리 방해해도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며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한 나라 만들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바리톤 조병주씨는 노래로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고, 마당극단 좋다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극을 공연했다. 또한 현대무용가 서윤신씨는 춤으로써 그날의 아픔을 표현했고,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은 다함께 부르는 노래공연을 했다.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15일 밤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대전시민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역 광장에서의 행사 마지막은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서 손을 잡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끝났다. 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거리행진에 나섰다. 시민들은 대전역 광장에서 부터 중구 으능정이 거리까지 중앙로를 따라 행진을 한 뒤, 대흥동 성당을 돌아 다시 대전역 광장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배 모형에 노란 풍선을 담은 조형물이 앞장섰고, 그 뒤를 시민들이 따랐다. 시민들은 행진을 하는 동안 이들은 '국민들은 원한다, 세월호특별법 개정하라',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대책회의는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으로 대전시민들과 함께 이동해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대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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