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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댐 연구용역 엉터리, 다시 시작해야"

지리산댐백지화대책위 등 단체 촉구... 자문위원 3명 사퇴서 제출

등록|2016.04.19 15:08 수정|2016.04.19 15:08
경남 함양 주민과 환경단체가 "문제투성이 지리산댐 연구용역"라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리산댐백지화대책위원회, 지리산생명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함양댐(지리산댐, 문정댐) 용역보고 관련 지리산댐 대책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리산댐은 함양 휴천면 문정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홍수조절용댐'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홍준표 경남지사는 '다목적댐'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다목적댐은 홍수조절용댐에 비해 규모가 더 크고, 부산권에 용수 공급 의도도 있어 보인다.

▲ 지리산댐백지화대책위원회, 지리산생명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함양댐 용역보고 관련 지리산댐 대책위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투성이 지리산댐 연구용역,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진주환경연합


지리산댐이 논란인 가운데, 함양군은 찬성·반대 각 3명씩과 전문가, 언론인 등 10명으로 구성된 '댐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함양군은 2015년 1억원 규모로 경상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최근 경상대는 '중간보고서'을 냈다.

'함양댐이 지역경제·주민생활 등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발전 계획 수립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중간보고서로, 이는 다목적댐 건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작성된 것이다.

댐자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강학기, 선시영, 김휘근 자문위원은 지난 8일 사퇴서를 냈다. 이들은 중간보고서의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했다.

"최종보고서 폐기하고, 연구용역 중단하라"

환경단체와 주민대표들은 19일 경남도청 서부청사(진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종보고서를 폐기하고, 연구용역을 중단할 것"과 "애초 취지를 살려 공정하고 객관적인 연구용역을 재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만약 함양군이 이번 보고서의 공정성, 객관성을 자신한다면 우리와 함께 이를 공개 검증할 수 있는 '민관합동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현재, 연구용역 보고서 최종보고회를 앞둔 시점에서 돌아보면, 이번 연구는 안타깝게도 당초 취지를 한참 벗어난, 군민과 했던 약속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지리산댐이 건설되면 주민들의 삶과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현재 최종보고회를 앞둔 용역 보고서에서는 오로지 다목적댐을 짓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보고서내 '정책 및 제언'의 한줄, '다목적댐 건설을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라는 목적을 위해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할애하여 수자원공사, 국토부 출처의 조사 자료들로 짜깁기하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보고서가 완성되는 동안, 지리산댐을 반대하는 주민대표 자문위원 3인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최선을 다해 자문활동에 임해왔다"며 "그러나 보고서 맨 첫줄, 단 한줄을 수정하기 위해 3차례나 지적을 해야 했으며, 그마저도 끝내 적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가 줄곧 이야기하는 지리산댐 구상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는 이 보고서는 지리산댐 건설의 사회정치적 명분과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사전각본에 따라 작성된 '기획 보고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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