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육박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미리보는 영화] 각 영웅들의 매력을 십분 살리다
▲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포스터.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진짜 적은 어디에 있는가.' - 개봉을 앞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캡틴 아메리카3>를 보다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일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등 역대 <어벤져스> 영웅들을 비롯해 앤트맨과 블랙 팬서 같은 새 영웅들이 합류하지만, 정작 맞서 싸워야 할 적이 영화 중반부를 넘기는 시점까지도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시빌 워'(civil war)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영웅들의 적은 바로 그 자신들이다. 내전을 뜻하는 단어처럼 영화는 서서히 서로를 의심하고 나아가 잠재적인 위협으로까지 간주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
세계 평화라는 대승적 목표는 같지만 그걸 이루는 방법론의 차이로 이들은 분열한다. 그 핵심 중 하나가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오래된 명제다. 영화는 그간 강한 적과 맞서 싸웠던 어벤져스 팀의 공로보단 과오를 짚는다. 테러와 암살 현장 등에서 작은 부주의로 발생한 일부 시민들의 희생을 지적하며 이들에게 국제사회는 UN 산하 기구의 감시를 받을 것을 종용한다.
힘을 통제받느냐 스스로를 믿고 판단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어벤져스 팀은 양분된다. 그 팀 구성이 재밌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을 위시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 비전(폴 베타니), 워 머신(돈 치들 분) 등이 통제 찬성파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분), 팔콘(안소니 마키 분), 호크아이(제레미 러너 분),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 등이 반대파로 갈린다.
서로를 너무도 잘 알기에 이들의 격투가 더욱 흥미진진하다. 상대의 약점과 단점을 응용해 공격하는 모습은 그간 힘을 합쳐 공동의 적과 맞섰던 그것과 다소 다르다. 영화는 각 영웅들의 위치와 상황에 맞게 전투를 벌인다. 대부분 국지전이고 육탄전이다. 때문에 크리스 에반스 등은 태권도와 주짓수, 심지어 체조 동작까지 익혀야 했다.
공동의 적을 향한 분노는 명분을 얻지만 이들의 내분은 그렇지 못하기에 영화는 각 캐릭터들이 서로의 감정과 치부를 건드는 데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마블 스튜디오의 전작들을 보지 못한 관객 입장에선 재미가 반감될 수 있는 지점이다.
물론 이번 시리즈 역시 독립적 이야기로 충분히 작용하지만 마블 영화의 세계관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캡틴 아메리카3>가 군데군데 깔아놓은 '떡밥'의 의미를 지나치기 십상이다. 왜 캡틴 아메리카가 캡틴 솔져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지, 왜 앤트맨(폴 러드 분)이 아이언맨에 대해 퉁명스럽게 쏘아대는지 말이다.
잠시 언급했지만 새로운 영웅캐릭터들을 한 영화에서 보는 재미가 꽤 크다. 앤트맨이야 이미 독립된 작품으로 개봉하면서 어벤져스 합류를 예고했으니 두 말 할 것 없고, 소니가 판권을 가지고 있던 스파이더맨을 만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한창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 스파이더맨 역을 영국출신의 1996년생 배우 톰 홀랜드가 맛깔나게 살렸다. 전 시리즈에 비해 다소 진지해진 이번 영화에서 스파이더맨 특유의 유머가 더욱 빛난다.
전쟁은 시작됐다. 잠시 소강상태이던 국내 극장가를 이 블록버스터가 접수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마이스타's 한줄평 : 발 묶인 영웅들의 격투가 이처럼 흥미진진할 줄이야
평점 : ★★★☆ (3.5/5)
▲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관련 스틸.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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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조 루소, 안소니 루소
수입/배급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국내 개봉 : 2016년 4월 27일(세계 최초 개봉)
북미 개봉 : 2016년 5월 6일
러닝타임 : 147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