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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놓고 투표... 우리 동네에서 합니다

[이색 마을 소식] 대전 석교동 친환경버스정류장 도서관 후보지 선거

등록|2016.04.22 15:33 수정|2016.04.22 15:34

석교동 버스정류장도서관 선거포스터대전 중구 석교동에서 친환경버스정류장 도서관 후보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한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 중구 석교동에서 재미있는 선거가 열린다. 지역구는 대전 중구 석교동, 후보자는 버스정류장 두 곳이다.
 
이번 선거는 마을 친환경버스정류장을 어디에 선정하면 좋을지, 주민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하기 위한 선거다. 버스정류장마다 후보지 포스터가 붙어 있고 원하는 후보지에 스티커로 투표하거나 문자, 인터넷을 통해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당선된 후보지에는 주민들이 직접 디자인한 버스정류장 도서관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다. 주민들이 직접 뽑고, 만드는 주민들만의 도서관이다.

이 버스정류장은 지난 2015년부터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과 대전충남녹색연합, 한국가스공사 충청지역본부, 대전광역시,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버스정류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정하고, 그 곳을 친환경버스정류장으로 만들어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석교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 vs. 석교동치안센터 버스정류장

지역구는 중구 석교동, 후보지는 석교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과 석교동치안센터 버스정류장 두 곳이다. 투표는 4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정류장을 이용하는 모든 석교동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정되고, 후보지의 나름대로 매력적인 점이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우선 후보지들의 매력포인트를 직접 들어보자.

[후보1] 석교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

후보 1번. 석교주민센터 버스정류장후보지 1번 석교주민센터 버스정류장, 주민센터와 마을도서관 근처인 위치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안녕하세요. 기호1번 석교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입니다. 저를 석교동사무소 버스정류장으로 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지금은 개명을 해서 석교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입니다. 저의 장점은 저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 뒤로는 석교동주민센터가 있고, 근처에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도 있습니다. 7개의 버스 노선이 저에게 섰다가 가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려 대기하는 승객도 많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버스정류장을 이용하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저 기호1번 석교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 한 번 밀어주십시오!

[후보2] 석교동치안센터 버스정류장

후보2번. 석교치안센터 버스정류장후보 2번 석교치안센터 버스정류장 포스터. 안전을 매력으로, 인근 초등학교와 아파트 근접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안녕하세요. 기호2번 석교동치안센터 버스정류장입니다. 저도 개명을 했습니다. 원래는 석교동 파출소 버스정류장이었지요. 기억하시죠? 저 역시 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고, 조금만 걸어가면 주공아파트도 있습니다. 6개의 버스 노선이 지나가기에 주민을 비롯해 초등학교 아이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위치입니다. 책보는 아이들이 더 많아야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저 기호2번 석교동치안센터 버스정류장과 함께 여유있고 아름다운 석교동을 만들지 않겠습니까?

투표는 버스정류장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음에 드는 버스정류장 한 곳에 스티커로 투표할 수 있다. 또 버스정류장을 직접 이용하지 않더라도 문자 070-8227-7778 이나 인터넷 까페 http://cafe.daum.net/2016bproject 에서 누구나 익명으로 투표할 수 있다.

마을이 지구를 지킨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46번째 지구의 날을 맞아 열리는 이 행사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과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대안현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자체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수용, 주민들이 직접 관리한다는 점에서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의 또 다른 모델이 된다. 또 이 버스정류장은 태양광발전기가 달려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지기에 환경을 지키는 버스정류장의 모델이 된다.

주민들은 버스정류장 후보지가 선정되면 5월 5일에 열릴 마을책잔치에서 정류장에 들어갈 디자인을 '어린이 환경그림그리기 대회'를 통해 얻을 계획이다. 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생각하는 마을의 모습, 환경에 대해 그리는 대회이며, 석교초등학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아이들의 사진은 마을 곳곳에 전시되며, 디자인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그림을 모티브로 버스정류장 디자인에 착수할 예정이다.

미래세대가 살아가야 할 지구, 그리고 아이들의 삶과 맞닿은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재미있는 버스정류장, 주민들이 제안하고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이 현장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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