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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장관의 '안전한' 난민체험, 역풍 불러

특수 구명수트 입고 바다에 '풍덩'... 조롱과 비난 쏟아져

등록|2016.04.22 18:20 수정|2016.04.22 18:20

▲ 노르웨이 실비 리스타우그 이민부 장관의 '난민 체험'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노르웨이 장관이 난민의 고통을 체험하겠다며 구명 수트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역풍을 맞았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노르웨이의 실비 리스타우그 이민부 장관은 자국의 난민 구조대 활동을 살펴보기 위해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다. 이곳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들이 서유럽으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다.

리스타우그 장관은 망명을 위해 바다를 건너는 난민의 상황을 똑같이 체험해보기 위해 온몸을 감싸는 특수 구명 수트를 입고 지중해 바다에 뛰어들었고, 노르웨이 언론은 이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난민의 목숨 건 항해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

그러나 리스타우그 장관의 '안전한' 난민 체험은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 구조대가 사용하는 구명 수트를 입고 바다에 뛰어드는 것과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난민의 목숨 건 항해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리스타우그 장관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글과 사진이 쏟아졌다. 야당인 사회주의좌파당의 캐린 앤더슨은 "집에서 창문을 열고 노숙자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떠냐"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리스타우그 장관은 "난민들과 똑같은 상황을 겪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바다에 뛰어들어 그들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라며 "난민들은 구명 수트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초대 이민부 장관으로 취임한 리스타우그 장관은 이민법을 강화해 불법 난민 입국을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노르웨이 실비 리스타우그 이민부 장관의 '난민 체험'을 조롱하는 한 누리꾼의 트위터 갈무리.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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