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심하게 짖는 강아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냐고요?"

[서울에 이런 곳이] 상암월드컵공원에서 열린 '반려동물교실'

등록|2016.04.24 23:06 수정|2016.04.25 11:06

▲ 2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반려견놀이터에서 반려동물교실이 열리고 있다. ⓒ 김경년


▲ 반려동물교실에서 한 참가자가 반려견과 눈맞추기 연습을 하고 있다. ⓒ 김경년


"병원에 강아지를 데려와 '우리 아이 좀 심하게 짖지 않게 해달라'고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TV에서처럼 한 번에 해결해달라는 거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내 반려견 놀이터. 서울시가 반려견 보호자들을 위해 개설한 '반려동물교실'이 열렸다. 이날은 세 번째 '문제행동의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 차례였다.

강의장이 야외인데다 보호자들이 데리고 온 반려견들이 돌아다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이기만, 강사로 나온 서울시수의사회 소속 수의사 2명과 보호자들은 한 마디라도 더 전하고 들으려 애를 쓰는 열띤 분위기였다.

강석재 염창제일동물병원장은 사람과 같이 반려견들도 하루아침에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어려서부터의 기본교육을 강조했다. TV 동물프로그램에서는 문제있는 반려견들의 태도가 한번에 바뀐 것처럼 나오기만, 실제는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 원장은 기본교육에 대해 '앉기'를 강조했다. 간식을 이용해 하루 3-4회 '앉아'를 시키고, 그 상태에서 반려견과 눈을 맞추면 간식을 주는 식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사람과 개의 의사소통이 시작되는 기본이라는 것이다.  

간식은 반드시 어떤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줘야지, 아무런 의미가 없이 그냥 주는 것은 일종의 '뇌물'같은 것이라며 절대 금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반려견이 자기가 뭘 했는지도 모르고 항상 그냥 주어지니까 이상행동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간식은 한꺼번에 많이 주는 것보다 잘게 잘라 여러 번 주는 게 더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래야 다음에 더 잘하려고 할테니 말이다. 줄듯 말듯 놀리는 행위도 교육상 좋지 않단다.

안상철 진서동물병원장은 냄새를 이용해 반려견의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게 하는 '심호흡'과 천천히 몸을 만져줘서 정서를 순화시키는 '만져주기'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자신이 키우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를 데리고 강의에 참가한 박재석(마포구 서교동. 32)씨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일깨워주는 유익한 강의였다"며 "앞으로 아이와 정확하게 눈을 보며 소통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말했다.

푸들을 키우는 김하나(29)씨는 용인에서 일부러 왔다며 "이웃 사람이 집에 오면 너무 짖어서 그때마다 '앉아'라고 소리를 지르기만 했다"며 "앞으로는 앉아서 눈을 마주치고 소통하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반려동물교실'은 지난해 총 5회 열렸으나, 올해는 4월과 9월 두 차례로 나눠 각 4회, 총 8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4월 강의는 지난 10일부터 매주 일요일 2시간씩 열렸으며, 지난 3일 예정이었다가 우천으로 연기된 첫째 강의는 오는 5월 1일로 옮겨 '반려동물 이해하기 : 개가 소통하는 방법 / 배설, 산책, 놀이, 식사, 수면, 건강관리' 주제로 역시 2시간 동안 개최된다.

▲ 2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반려견놀이터에서 반려견들이 뛰어놀고 있다. ⓒ 김경년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