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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청, '미스코리아 대회 협약' 결국 취소

중구청 "주최 측, 장소변경"... 여성단체 "의견 반영 다행"

등록|2016.04.27 09:54 수정|2016.04.27 09:57

▲ 대전지역 여성, 인권, 시민사회 단체들이 21일 대전 중구청 앞에서 "외모지상주의 조장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업무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료사진) ⓒ 대전여성단체연합


자치단체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지역여성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온 대전 중구청의 대전충남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업무협약'이 결국 취소됐다. [관련기사 : 대전 중구청, '미스코리아 대회 업무 협약' 논란]

대전 중구청(구청장 박용갑)은 지난 7일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본부장 최정복)와 내달 28일 열리는 '2016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를 중구 중교로 '차 없는 거리 토요문화마당'에서 치르도록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여성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자치단체가 나서서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차 없는 거리-토요문화마당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역여성단체들은 성명서 발표와 함께 지난 21일에는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구청을 비판했다. 또한 박용갑 청장 면담을 신청하고,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27일 다시 한 번 중구청을 규탄하는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러한 압박이 계속되자 26일 저녁 미스코리아 대회 주최 측이 중구청에 '장소변경'을 통보했다. <한국일보> 관계자가 지역 여성계의 반발로 중구청에 부담이 되니, 장소를 호텔 등과 같은 곳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중구청 관계자는 27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중교로 토요문화마당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주최 측 제안을 수용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여성단체가 반발하면서 주최 측이 장소를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이로써 장소협조와 대회의실 대여 등 중구청이 주최 측에 제공하기로 한 이번 업무협약은 결국 취소됐다.

이에 대해 임정규 대전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중구청이 먼저 나서서 업무협약을 취소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늦게라도 지역의 여론을 반영해 취소한 것은 다행"이라며 "중구는 대전지역 5개구 중 유일하게 양성평등 기본조례가 없는 기초단체다, 중구청이 여성의 다양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노력하기를 바란가"고 말했다.

한편, 박용갑 중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중구청 앞에서 이날 오후 개최할 예정이던 여성단체들의 집회는 취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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