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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동안 제철소 회식 단 한번뿐"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인천 철강업체 '영향권 진입'

등록|2016.04.27 16:56 수정|2016.04.27 16:56
조선·해운업계에서 불어온 구조조정 바람이 철강·석유화학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인천의 철강업체들이 모인 동구지역은 덩달아 얼어 붙고 있는 분위기다.

1965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고로를 가동한 동국제강도, 인천제철이란 이름으로 반세기 넘게 지역과 함께 한 현대제철도 구조조정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 26일 정오. 평소 공장 근로자들이 자주 찾는 인천시 동구 수문통로 먹자골목의 한 대포(백반)집에 모인 60, 70대 노인들은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 "수문통이 제철소 직원들로 왁자지껄 했었는데 지금은 영 아니다"고 아쉬워했다.

이 집 주인도 "석달 동안 제철소 회식이 단 한 차례 있었다"며 "예전 같으면 저녁 회식도 자주하고 점심에도 삼삼오오 나와서 식사를 했을 텐데 지금은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생산량을 감축하다 보니, 근로자들도 자연스레 긴축 정책(?)을 펼치는 모양이다.

불고기집 여주인은 "한 때 두산이랑 제철소 직원들이 가게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작년 대규모 구조조정 있은 뒤부터 두산 직원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제철소 직원들은 아직 오긴 오는데 이번 구조조정 얘기가 나와서 장사가 더 안 될까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지난해 동구에 이들 대기업이 낸 세금은 현대제철 15억8400만여 원, 동국제강 5억5600만여 원 으로 구 전체 세수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렇다 보니 이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인력·설비 감축, 인수합병 등) 여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노조에서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금속노련 동국제강 노조 관계자는 "매스컴에 정부가 발표한 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력 감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을 아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지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는 없었지만 언제 터질지 몰라 모두가 긴장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호일보(www.kihoilbo.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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