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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친박·비박 용어, 고어사전에 등재돼야"

'탈계파' 선언하며 원내대표 출마선언, "최경환의 충정은 이해한다"

등록|2016.04.28 17:29 수정|2016.04.28 17:30

▲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명수 의원. ⓒ 남소연


"이제는 친박, 비박이란 용어가 고어사전에 등재돼야 한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4선, 부산 서·동구)의 출마 일성이다. 친박 주류 중 일원이었고 하루 전만 해도 '친박 단일후보'로 꼽히던 그가 '탈계파'를 선언하며 차기 원내대표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경환 의원을 비롯한 다른 친박 주류의 만류를 뿌리치고 등판한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관련 기사 : "새누리당 다 끝난 듯한 작태" 원내대표 자리 놓고 친박 '내전')

유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을 마치고 장고 끝에 새누리당의 화합과 단결, 국회에서의 협치·상생의 정치를 위해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의 옆에는 비박계 중립성향의 이명수 의원이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함께 했다.

그는 앞서 불거진 '친박 자숙론'의 여파를 감안한 듯, "이제 계파정치는 더 이상 없다, 당장 저부터 친박후보라고 지칭하지 말아달라"라고 주문했다. 또 "계파정치를 청산하고 모두 화합할 수 있도록 제가 가장 먼저 낮추고 마음을 열고, 우리 당원 누구와도 손을 잡고 함께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친박 단일후보라고 얘기한 적 없어, 유승민 복당 등은 당내 의견 물어야"

그간 친박 주도 하에 결정됐던 당론에 대해서도 말 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다양성이 존중돼야 진정한 화합이 가능하다"라며 의원 여러분들이 당론수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정책조정위원회 토론을 모든 의원들에게 개방하고 무제한 토론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당에 상시 갈등조정기구를 만들어 국민의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차기 원내대표 겸임 여부를 두고 논란 중인 비상대책위원장 문제에 대해선 "명망있는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초빙하고 인재영입 등을 통해 계파정치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보수정당의 정책적 비전을 새로 설정할 뉴비전위원회를 두고 새누리당의 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즉, 차기 지도부가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더라도 '뉴비전위원회'를 통해 당의 쇄신을 꾸준히 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총선 참패 후 주목받고 있는 당청관계 재정립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민심을 수용하는 통로가 되고 이를 정부와 청와대에 곧바로 정확하게 전달하여 국화와 정부가 함께 가는 두 바퀴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여당과 정부는 수레의 두 바퀴 아니겠나, 어쨌든 계속 서로 협의를 해 가면서 같이 굴러가야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된다"라고 했던 것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다만, 그는 "당청관계 및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무장관직을 신설하거나 정무수석 기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최경환 의원의 만류를 뿌리친 대목이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최 의원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그런 계파를 얘기하지 않고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 말로 대신하겠다"라고 답했다. "최 의원의 '친박 자숙론'이 틀렸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굳이 답하지 않아도 되겠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어제는 '친박 단일후보'였다가 오늘은 '탈계파'를 선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제 언론에 제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고) 얘기한 적이 없는데 (내가) 한 것처럼 오해 받고 있다"라며 "저는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쓴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이 존중돼야 하기 때문에 복당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당내에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준비된 상태에서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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