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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 닦는 어린이, 이렇게 교육하세요

[현장] 어린이의 구강 건강을 위한 '히포의 치카놀이터' 행사 이모저모

등록|2016.05.09 16:39 수정|2016.05.15 15:36

나쁜 습관 고치기와 입술 다물고 코로 호흡하기행사에 참여한 어린이와 함께한 나쁜 습관 고치기. 아주 미세한 변화지만, 혀의 올바른 위치고정과 자세 바르기만 했을 뿐인데, 입술 다물고 코로 호흡하면서 잠시라도 집중력이 높아졌다. 열심히 따라한 아이들. 집에서도 열심히 올바른 자세 실천하여 더 건강하게 자라리라 믿는다. ⓒ 정민숙


아이들을 위한 거대한 놀이터가 지난 4월 30일 서울 도봉구 창동 문화체육센터에서 열렸다.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와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서울특별시회는 도봉구 지역의 영유아 및 부모, 유아보육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히포의 치카놀이터' 부스를 열어 구강건강생활실천 캠페인을 벌였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부스에 들러 체험한 사람들은 365명이었다.

구강생활체험-히포의 치카놀이터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


자신의 일정을 미뤄놓고 먼 곳에서도 자원봉사를 하러 온 치과위생사는 7명(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장 최은영, 고미경, 조은미, 정민숙, 김수경, 박주은, 오선화)이고, 신한대와 백석문화대 치위생학과 학생 18명도 참석했다. 특히 '이 닦기 직접 체험'부스에서는 체험시간이 길어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많은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체험부스는 네 개로 나눠졌다. 전문가 예방놀이터(치아홈메우기, 불소효능 체험), 생활예방놀이터1(치면세균막, 구강위생용품 간접체험), 생활예방놀이터2(식생활 놀이체험, 정기구강검진 놀이체험), 생활예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의 주제로 운영되었다.

2016 도담도담 놀이터 -히포의 치카놀이터 이모저모

ⓒ 정민숙


전문가예방놀이터에서는 유아의 입 안에 나온 6세 영구치 어금니를 찾아보고, 그 치아의 충치예방법 중 하나인 '홈 메우기'를 직접 치아모형에 실습하는 체험을 했다. 건강한 치아의 씹는 면에 '홈 메우기'를 해 주면 그 치아를 닦아주기 쉽고 관리해주기 쉬워 충치예방을 할 수 있다.

충치예방법의 또 한 가지인 '불소이용' 실험은 불소의 도움을 받아 치아가 튼튼해지게 해주는 과정을 달걀을 이용하여 보여주는 실험이다. '산'용액과 물을 이용하여 세균의 생성물인 '산'과 타액이 있는 입안 환경을 만들어 준 후, 치아의 겉면처럼 무기질이 풍부한 달걀 껍질의 절반엔 불소를 바르고 나머지 부분엔 불소를 바르지 않은 상태로 투명용기 용액 속에 일정 시간 집어넣는다.

전문가 예방놀이터-불소 체험 치아홈메우기불소는 우리 치아를 튼튼하게 만들어 줘요. 달걀을 치아라고 생각하고, 불소를 치아에 발라주면 어떻게 될까요? 실험 중이에요. ⓒ 정민숙


불소를 바르지 않은 부분에서 기포 상태로 산 공격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불소는 일정한 양이 적절하게 치아표면과 결합하여야 세균의 산 공격을 막아 충치예방효과가 나므로 농도와 비례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바르기(불소치약: 이 닦을 때마다, 불소용액: 일주일마다 한 번, 불소도포: 3개월에서 6개월에 한 번)를 해야 한다. 실험을 통해 불소를 바른 부분에서는 산 공격을 막고 표면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활예방놀이터2-식생활 놀이체험 정기구강검진 체험어린이가 자세 매체를 통해 정기구강검진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 정민숙


생활예방놀이터2-식생활 놀이체험 정기구강검진 놀이체험평소 먹고 있는 음식물들의 당분 섭취량 알아보기 체험 ⓒ 정민숙


생활예방놀이터2에서는 식생활 놀이체험과 정기구강검진 놀이체험을 마련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에 당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한 후, 컵에 설탕을 넣어서 저울에 그 양만큼 재보는 체험이다. 특히 도담도담 행사가 있던 날 주변에 솜사탕, 막대사탕, 음료수, 아이스크림, 뻥튀기 등 대부분 당분 함량이 높은 간식들이 있어 더욱 호응이 좋았다.

생활예방놀이터1-치면세균막 구강위생용품 간접체험치아 모형에 직접 이를 닦아 보는 중 ⓒ 정민숙


생활예방놀이터1에서는 치면세균막 체험과 구강위생용품 간접체험으로 우리가 왜 이를 닦아야 하는지, 어떤 칫솔로 이를 닦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배웠다. 바로 옆에 있는 생활예방놀이터3에서 직접 이를 닦아보는 체험을 하는 것으로 체험을 묶어놓아,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음에도 대부분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다.

생활예방놀이터1-치면세균막 구강위생용품 간접 체험참가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설명을 듣는 중 ⓒ 정민숙


체험 만족도는 꽤 높았고,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교육하는 치과위생사들과 학생들은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김밥 한 줄로 점심을 해결하고서도 즐겁게 행사를 진행했다.

기자는 취재하느라 사진도 찍고 두 개의 부스에서 교육도 진행하느라 힘들었지만, 그 날 자원봉사자 중 세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만나는 초면인데도 치과위생사로서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니 보람과 자랑스러움이 느껴져 즐거웠다.

생활예방놀이터1-치면세균막 구강위생용품 간접 체험치면세균막 설명과 자신에게 알맞은 칫솔 선택법에 대해 설명 중 ⓒ 정민숙


히포의 치카놀이터 체험을 마련한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의 행사 목적은 생활습관을 고쳐 건강한 구강을 만들자는 것이다. 구강을 건강하게 만들어 ▲ 저작-아픈 곳 없이 음식도 잘 먹고 ▲ 발음-말소리도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하여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하고 ▲ 심미- 입 안에 치아가 있어 얼굴의 아름다움을 완성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생활에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치면착색을 통해 치아에 붙어있는 세균막을 물들인 후 거울을 보고 관찰 중. 부모님의 적극적인 관찰. ⓒ 정민숙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많은 수가 설명을 듣기 위해 의자에 앉거나 서 있을 때 아랫입술을 빨거나, 턱을 괴거나, 엄지손가락을 빨거나, 팔꿈치로 책상을 짚으면서 턱을 손으로 받쳤다. 또는 아직 어린 아이인데도 다리를 꼬고 앉았다.

생활예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배운대로 거울 보고 치면세균막 제거해보기 ⓒ 정민숙


바른 자세가 아니면 나비효과처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얼굴의 변화가 일어나고, 마치 도미노처럼 연달아 다른 문제들이 구강에서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이를 아무리 잘 닦고 치과치료도 잘 받고 정기 구강 검진을 잘 받아도 나쁜 습관을 고쳐주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치료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에겐 예방이 중요하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해 주는 것이 바로 습관 교정이다.

생활에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모두 닦은 후 치실로 치아 사이도 닦아줘요. 엄마가 해 주세요. ⓒ 정민숙


우리의 얼굴은 마치 완성되지 않은 그릇이 반죽 상태에서 형태만 갖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부모에게서 유전자와 형태는 물려받았지만, 건강한 얼굴을 만들려면 스스로 자신의 치아를 이용하여 제대로 음식물을 씹어 턱도 발달하게 하고, 침도 나오게 하고, 위산액도 분비하게 해서 소화를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씹어야 뇌도 발달하고, 영양분도 섭취하여 잘 논다. 그리고 잘 노는 아이가 잘 자며, 집중도 잘할 수 있다.

생활예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칫솔은 이렇게 잡아요 ⓒ 정민숙


엄지손가락을 빨고, 아랫입술을 무는 어린이는 얼굴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손가락과 입술이 들어가는 부분만큼 위턱과 위 치아는 앞으로 뻐드러지고, 입천장은 위로 밀려 올라가고, 아래턱과 아래 치아는 입 안쪽으로 밀려들어 가며, 필연코 구강 구조는 뒤틀리게 된다. 이를 다물어도 앞니 쪽은 다물지 못하고 공간이 뜰 수 있으며, 입이 벌어지니 입술을 다물지 못해 입으로 호흡하게 될 수도 있다. (코가 있어도 코로 호흡하는 것이 힘들다.)

구강근기능치료전문가 Joy Lea Moeller는 '아이들은 입술을 붙이고 코로 숨을 쉬게 하라'고 말한다. 중국의 전족 여성처럼 일정한 압력(위에 열거한 나쁜 습관들)을 얼굴에 가하면 구강구조와 비강이 뒤틀어져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중국의 전족 문화는 작은 발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4~5세 무렵 엄지발가락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발가락을 천으로 묶어 발바닥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 후 발등을 꺾어 그 상태의 크기로 발 크기를 만들어버린다. 어린아이들의 나쁜 습관들이 이 전족처럼 정상발달을 방해한다는 것을 부모가 안다면 결코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생활예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체험도 하고 칫솔과 치경도 선물 받았어요. 동생은 좀 지루했어요. ⓒ 정민숙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코로 호흡하지 않고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 구강을 둘러싼 근육들이 제자리에서 벗어나 문제를 일으킨다. 소아 수면장애, 음식물 넘김의 어려움, 씹는 힘의 변화, 편도선의 형태 이상, 부정교합 발생, 알레르기, 편측 저작으로 얼굴 변화 초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실제로 깜짝 놀란 것이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경까지 내 앞에 앉았던 아이들 대부분이 그런 자세를 취했다는 것이다. 자세를 바로잡아주지 않고서는 어떤 교육을 해도 충치는 발생하기 쉬워지고, 치주병이나 다른 구강질환의 발생도 커진다.

따라서 나는 예정에 없던 '구강근기능요법'까지 동원해서 설명해야만 했다. 영문도 모르고 구경 왔다가 자세교정을 당한 아이들은 진지하게 참여했고, 부모들은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이 닦기 직접 체험'으로 이동했다.

생활예방놀이터3-이 닦기 직접 체험다 닦고 나니 개운해요. 활짝 웃는 쌍둥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 정민숙


이 아이들을 우리가 다시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그 날 배운 자세 바로잡기를 익히고, 혀를 입천장에 붙이고, 입술을 다물고, 코로 호흡하기를 실천하면서 달라붙지 않는 음식물을 잘 씹어 먹는 생활을 한다면 분명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자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었을 때 또 만나면 어떨까 싶었다. 평소 구강보건교육현장에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난 행사장소라 그 한 번의 만남이라도 나비효과처럼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포의 치카놀이터를 체험한 365명은 ▲ 칫솔을 자기에게 맞는 것 선택하기 ▲ 불소 이용하여 충치예방하기 ▲ 단 음식 줄이고 오래 씹는 음식을 평소에 먹기 ▲ 치면세균막 올바로 제거하기 ▲ 자기 전에 꼭 이 닦고 자기 ▲ 치실 사용하기 ▲ 아프지 않아도 치과에 가서 정기구강검진 받기에 대해서 실습을 통해 배웠으니 쉽게 잊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함께 참여했던 오선화 치과위생사는 대전보훈병원에서 근무 중인데, 조만간 유아 교육을 자원봉사로 나가게 되었다면서 교육법까지 이미 수료 받았지만 좀 더 생생한 조언을 받고 싶다고 했다. 기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교육 시간 나누기와 교육 동선정리, 사용할 매체의 효율적 이용법까지 알려주었다. 어린 치과위생사들에게 현장에서 생생하게 교육법을 보여주고, 또 조언해주는 즐거움도 가지면서 그들이 10년 후에 내가 하고 있는 지금 이 일을 해나가고 있으리라 기대한다.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 법정 기념일이다. 전 국민이 이 즐거운 축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국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간 치과위생사들의 즐겁고 신났던 구강보건교육 현장.

우리 아이들을 모두 함께 잘 키우자는 의미에서 구강관리의 전문가들인 치과위생사들에게 구강보건교육 받아보기를 권한다. 특히 나쁜 습관을 지닌 아이들은 혼내거나 윽박지르며 그 습관을 강제로 교정하기보다, 인내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바른 자세를 가지도록 가르쳐 주자.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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