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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 '노무현 추도식' 참석 논란, 왜?

'물통 던지고 싶은 심정' vs '지난해 김무성도 참석했는데'

등록|2016.05.10 18:04 수정|2016.05.10 18:27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오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안 대표한테 '물통이라도 던지고 싶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논란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이다.

10일 노무현재단은 정부와 각 정당 등에 추도식 안내문을 발송했다. 오상호 사무처장은 "안 대표 참석 여부는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고, 페이스북에 참석하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추도식 전까지 참석자 명단을 취합해서 자리 배치를 할 예정"이라 말했다.

▲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한상진 공동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등이 2016년 1월 12일 오전 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김해시민 이아무개(53)씨가 "친노 패권주의 낡은 진보라매? 아직도 간 덜 봤냐?"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지난해 열린 추도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참석했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창당준비 중이던 올해 1월 12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당시 안 대표는 "대의를 위해 헌신하시고 희생하신 대통령님의 숭고한 뜻을 가슴에 깊이 새겨 실천하겠습니다"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당시 안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 세력을 비판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안 대표가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한 시민이 "친노패권주의, 낡은 진보라며 아직도 간 덜봤냐?"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그런데 안 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지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는 토론방이 생겼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안 대표의 추도식 참석에 대해 '정신분열이상자'에 빗대기도 했다. 진 교수는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저한테 시비 걸지 마시고, 안철수나 말리세요. '친노 심판'하겠다는 분이 봉하마을에 추모하러 온대잖아요. 님들이 말한 정신분열이상자는 따로 있나 봐요"라 했다.

진 교수는 오는 14일 오후 4시30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토크콘서트 때 사회를 본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도 관련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회원들이 쓴 "친노든 반노든, 원수든, 장사꾼이든 모두 환영",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 때 계파와 정파를 떠나서 누가 오든지 원수가 오든 장사꾼이 오든 모두 환영해야 한다", "혹시 무슨 분풀이나 폭행이 일어나면 잘 잘못을 떠나서 한국인의 정서는 피해 당한 사람, 맞은 사람에게 몰린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오세주 김해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 대표일꾼은 10일 전화통화에서 "노사모 차원의 단체 행동은 없다. 단체 행동을 해서도 안된다. 단체가 나서서 안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을 막자는 말은 없다"며 "그러나 그날 어떻게 하는 개인이 있을 지는 모르겠다. 저도 일반 회원이라면 물통이라도 던지고 싶다는 심정이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한상진 공동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등이 2016년 1월 12일 오전 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김해시민 이아무개(53)씨가 "친노 패권주의 낡은 진보라매? 아직도 간 덜 봤냐?"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김재금 김해시의원(국민의당)은 "논란 자체가 문제다. 노사모 회원들과 단체카톡방을 하는데 안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잘못한 거 세 가지를 말해 보라고 하니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어쨌든 중도성향, 새누리당 성향의 유권자들을 많이 빼앗아 왔고 그렇다면 정당한 평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저도 추도식 때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현숙 경남도의원은 "안 대표는 추도식에 참석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봐서 안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나 말씀을 좋아하고 깊이 새기고 있는 정치인이다, 안 대표의 마음이 노 전 대통령을 부정하는 게 아니고 그래서 탈당한 게 아니다"며 "더불어민주당이든 노사모든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야당과 함께 해야 한다. 불편한 상황이 생길지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국회의원 당선인(김해을)은 "지난해 추도식 때는 김무성 전 대표도 참석했다. 추도식에 오는 사람을 두고 논란을 벌일 필요는 없다"며 "누구든지 유족이나 재단에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는 게 기본이다. 정치적인 부분을 떠나서, 추도식 참석을 두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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