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마을 수원 행궁동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현장] 지난 10일 광주시 행복마을만들기사업단 수원 행궁동 방문
▲ 행궁동 예술공간봄. 사용하다가 2014년 예술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 복합문화 공간 ⓒ 박정훈
현대사회는 각박하다. 사람들과 교류는 적어지고 소통은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손쉽게 수많은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지만 현실은 점점 더 그렇지 않게 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 인터넷상 동호회, SNS 등 많은 교류 채널이 있지만 현대인들은 외로움을 호소한다.
그렇게 대화가 없어진 시대. 어린아이와 손을 잡고 자기가 사는 마을 집집마다 사연을 이야기하며 길을 걸을 수 있으면 어떨까? 가족과 대화를 열어주는 추억의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
▲ 행궁동 벽화마을 안내 표지판 ⓒ 박정훈
이에 각 지역사회들은 그 해결 방법의 하나로 마을에 주목하고 있다. 외면 받고 버려져 슬럼화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어 그 호흡이 주민들에게 전해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행복마을만들기나 그와 유사한 사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 성공사례로 불리는 수원 행궁동 벽화마을과 생태교통마을을 살펴봤다. 더불어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광주시 현황도 함께 들여다보았다.
지난 10일 주민교육을 위한 벤치마킹 목적으로 찾은 수원시 행궁동엔 비가 내렸다. 비가 내렸음에도 행궁동의 마을의 특성과 답사온 이들의 열기는 식지 않은 듯 보였다. 이날 답사는 수원행궁동 대안공간눈에서 마을만들기에 대한 설명 및 벽화마을 답사 후 수원 생태교통마을 탐방으로 마무리되었다.
주민자발적 행궁동 벽화마을 vs 관주도 생태교통마을
▲ ‘그녀가 대표로 있는 행궁솜씨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연계하여 골목관광을 선도하는 마을기업이다. 2011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 |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 2011년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예비 창조관광기업 선정(우수상) 2012년 수원시 문화상 수상 2015년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창조관광기업으로 선정되었다. ⓒ 박정훈
"도시재생 주민들이 스스로 자비 들여서 한 게 전국에서 유일할 거에요. 10년 넘게 12년째 하고 있구요. 저쪽 생태교통마을은 관 주도죠. 행정에서 2013년 9월달에. 생태교통이란 게 무언가 하면 한 달 동안 차 없이 살아보는 실험을 해본 거예요.
유엔해비타트(UN-Habitat) 이클레이(ICLEI)에서 하는 행사를 수원시장님이 행궁동에서 하겠다고 끌어오신거죠. 그래서 수원 행궁동 주민들이 참여해서 9월 한 달동안 차 없이 살아본 거에요. 저쪽은 초창기에 300억 들었어요. 300억 들여 전신주 지중화부터 골목 구석구석 했죠."
행궁동 행궁솜씨 이윤숙 대표는 설명했다. "2011년도에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며 "그러면서 전국에 알려져서 탐방오시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과거 수원화성이세계문화예산이 되자마자 제약이 많아져 "성안에 살아보니 삶이 삶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슬럼화되었던 과거 행궁동의 모습을 회상했다. 과거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담배 고 침 뱉을 거예요"라고 말하던 슬럼화된 행궁동이 이제는 정말 많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주민 자발적인 벽화마을과 관주도의 생태교통마을을 비교해보길 권했다. 그 2곳의 장단점을 비교해서 각자의 지역에 가서 잘 반영해보길 기대했다. 그녀는 "이곳은 이제 인사동 안가도 돼요"라며 "이곳은 새로운 예술가들이 매번 오셔서 항상 변하는 곳"이라며 밝게 웃었다.
▲ 행궁동 벽화마을에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김희철과 곽설부의 그림 ⓒ 박정훈
한 블럭 사이로 도시와 자생하는 마을의 푸근한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그 안마을 행궁동. 수원화성이 복원되면서 오히려 행궁동은 개발 못해 시간 멈춰버린 마을이 되었다.
하지만 마을의 벽화 등을 통한 자발적 마을만들기사업으로 인해 점점 방문자가 늘었다. 슬럼화되었던 행궁동이 이제는 복잡하고 바쁜 세상 잠시 시간 멈추고 호홉을 전하는 마을이 되었다.
▲ 임덕순 행궁동 마을 해설사가 나혜석 생가터에서 안내하고 있는 모습. 그녀는 이날 미소를 잊지 않고 친절하게 안내했다. ⓒ 박정훈
"반대하는 사람들 달래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일이 9월 일 개막식인데 전날 저녁까지도 차가 반밖에 안빠진 거에요. 공무원들, 관계자들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주민들이 아직도 착하셔요. 어차피 할 거 우리가 이 사 참여하자. 그래서 저녁 때 차들을 이동해서 거의 95%이상 차를 빼고 개막식을 하고 축제를 하게 됬어요. 6-70만 정도 예상했는데 100만명이 넘게 다녀가셨어요. "
임덕순 생태교통마을 해설사는 설명했다. 2013년 9월 한 달 동안 수원시, 이클레이, UN헤비타트가 공동주관한 한 달 동안 자동차 없이 생활하기 '생태교통 수원2013' 을 세계 최초로 유치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전하며 현재는 외적·내적으로 놀라운 마을로 변화된 동네라고 강조했다.
▲ “1793년에 지금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개성, 강화, 광주 유수부가 있었어요. 남쪽에만 유수부가 없었어요. 수원 도시이름을 화성으로 바꾸고 화성유수부로 승격시킨 거예요. 그래서 4개의 유수부가 서울을 잘 떠받드는 형식으로 그렇게 해서 발전된 곳이 수원입니다.“ 수원화성에 대해 설명하는 행궁동 임덕순 마을해설사 ⓒ 박정훈
그녀는 과거 1997년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문화재 보호정책으로 성 안 마을 주민들에게는 많은 제재가 따랐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새로 개발되는 지역으로 하나 둘씩 마을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도 비싼 값에 보상을 받아 언제든 마을을 떠날 생각에 마을은 점점 슬럼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마을만들기'라는 말이 생소하던 2007~2008년도부터 꺼져가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간 조직들이 도와가며 많은 주민모임단체들이 마을만들기를 하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헹복마을만들기, 민간주도로 주민이 함께 하는 것 핵심
'2016광주시 행복마을 만들기'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통하여 사람의 가치존중과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광주시는 설명하고 있다.
행복마을만들기는 누구 혼자의 힘이 아니라 다 함께 하는 것이 핵심이며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민간주도로 진행되는 것이 목표다. 관은 그저 후원 역할을 수행한다.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의 다양성과 개성을 반영하는데 있어 관 주도는 획일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민간 주도로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계획이다. 좀 더 자세한 상황을 듣기 위해 이 날 답사를 주관한 광주시 주택과 윤석노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날 광주시행복마을만들기에 대해 설명한 광주시 주택과 윤석노 팀장 ⓒ 박정훈
"광주시는 2014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마을 환경개선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업설명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관에서 예산을 드려서 하는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입니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비나 이런 것을 시에서 지원해주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윤 팀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시는 보조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3년째인 이 사업은 "주민들간의 공동체의식 함양"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후 "환경개선 뿐 아니라 교육프로그램"이나 "다른 활동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주민들간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경기 광주시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은 2014년 10개 마을을 시작으로 2015년엔 4개 마을에서 실시됐다. 2016년 올해는 11개 마을에서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 3월 사업추진을 위한 안내 교육 및 사업을 실시했다. 시는 적극적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일 주민교육을 위한 벤치마킹을 위해 수원시 행궁동을 찾았던 것이다.
▲ 생태교통마을 속 벽화골목길에 있는 그림 ⓒ 박정훈
"우리 마을도 이렇게 아름답게 골목골목 깨끗하게 해서 다른 분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저희는 벽화하고 꽃길 가꾸기를 하고 있어요. 벽화는 주민하고 학생들이 많이 와서 참여를 해서 했구요.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나머지는 꽃길 가꾸기를 할 건데 저희는 동네가 공장지대가 많아서 그 부분을 착안해서 예쁘게 상자텃밭으로 하려고 계획하고 있거든요."
초월초등학교 유병순 학부모회장은 "꽃이 아름답게 유지되게 가을까지 신경쓰고 관리할 예정"이라며 "꽃을 많이 심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기분좋게 하고 싶다"며 행궁동을 견학한 후의 심정을 알려주었다.
▲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의 차없는 골목길의 모습 ⓒ 박정훈
"여기는 행궁이라 보존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어요. 우리는 귀농하고 예술하고 재능있는 분들이 오셨기 때문에 그런 점이 틀려요. 여기는 옛날 것을 보존하려고 했고, 저희는 다 새로 지은 집이고 해서 푯말이나 이런 것들을 재능기부를 통해 동네특성에 맞게 다 제작을 했어요.
안내도도 다 직접 그렸구요.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로 한 거예요. 다음에 한번 보시면 여기와는 다른 매력을 느끼실 거예요."
작년 광주에서 행복마을만들기 우수사례로 뽑혔던 퇴촌 영동리. 퇴촌면 이미순 부녀회장은 행궁동과 자신의 동네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녀는 "올해도 재능을 살려서 그림 그리는 분, 작가 분, 도예하시는 분, 음악하시는 분"등의 전문적인 작가 분 들이 지역에 많다며 주민 분들과 같이 행복마을만들기를 해나가겠다며 미소지었다.
행궁동 행복마을만들기 마을에 담긴 기억, 추억의 소중함 깨닫게 해
▲ 행궁동 벽화마을과 생태교통마을 주민 벤치마킹에 참여한 광주시민들 단체사진 촬영 모습. ⓒ 박정훈
행궁동 벽화마을과 생태교통마을을 보며 마을의 기억이 전이되는 듯 했다. 자그마한 동네들은 자신의 화양연화를 기억하려는 듯 자신들의 추억을 전했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길에 새겨진 마을의 기억들은 쉽게 사람들을 지나가지 못하게 했다. 행궁동 마을 속에 남은 기억은 우리의 기억 속 추억을 되뇌이게 했다.
수원에서 본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흔적을 남겼다. 비가 내렸지만 쉽게 씻겨갈 수 없는. 그 기억들을 담은 마을은 쉽게 미동하지 않았다. 자신의 매력을 품고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듯 보였다. 이날 하루 종일 내린 비도 결국 사람들의 추억을 담은 기억을 가진 마을의 매력을 결국 씻겨 가진 못했다.
▲ 생태교통마을 가게의 특징을 살려주는 작은 간판 ⓒ 박정훈
해설사 분의 밝은 미소처럼 떠나는 우리에게 행궁동은 미소짓고 있었다. 이날 광주 행복마을만들기 사업팀들도 아름다운 행복마을로 광주시민들에게 미소짓게 하기를 기대한다. 광주 마을들로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미소지어주는 그날을 기다린다.
한편, 광주시 권지혜 주무관은 "달항아리 예술단은 2014년 부터 3년 연속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영동2리새마을협의회와 광남동 주민센터는 2년 연속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3개소 마을 모두 자발적인 마을리더들의 참가로 마을만들기의 우수사례로 연속적으로 사업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까지는 마을만들기의 씨앗을 뿌리는 단계"라 생각한다며, "점점 더 주민의식변화가 확대되고 발전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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