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부산에서도 '옥시 불매 운동' 거세진다

시민단체·정당도 불매 선언... 마트 매출 반 토막에 약사들 판매 거부

등록|2016.05.12 18:57 수정|2016.05.12 18:57

▲ 부산 지역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12일 오후 중구 롯데마트 광복점 앞에서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부산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 불매 운동이 번져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불매운동을 천명했고 정당에서도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지역 약사회는 옥시 제품 판매 거부 확대를 검토 중이고, 실제 일선 마트에서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이 모인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부산YMCA,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12일 본격적인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중구 롯데마트 광복점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의 모든 제품은 물론 이와 유사한 제품을 제조한 애경을 비롯한 제조업체들, 그리고 이들 제품을 판매한 대형할인매장까지, 모든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불매운동을 부산에서도 본격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우리의 불매운동은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의식마저 저버린 옥시에 대한 전면전일 뿐 아니라 나머지 제품을 생산, 판매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운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를 향해서는 조속한 조사와 피해자 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국회에는 특별법과 징벌적 손해배상법 제정, 청문회 개최 등을 촉구했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단순히 제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잔인무도한 기업은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앞서서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여성위원회도 옥시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더민주 여성위는 "(옥시가) 잘못과 반성은커녕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는 등 시간을 끌며 천인공노할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특별법을 제정하고 나아가 이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55% 판매 떨어져... 약사회, 회원 대상 옥시 측 홍보 요청 거부

▲ 부산 지역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12일 오후 중구 롯데마트 광복점 앞에서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지역 유통가에서는 옥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이 확인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 중인 메가마트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8일까지 2주간의 옥시 전 제품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5%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앞선 주와 대비해서도 판매는 40%가 감소했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옥시와 관련한 모든 이벤트나 행사를 종료했고, 진열 매대도 줄여 현재는 재고 소진을 위한 판매만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면서 "구매 부서에서는 추가 주문이나 발주를 하지 않고 대체 상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약사회 차원의 자발적 옥시 제품 판매 거부 운동을 진행한 부산시약사회는 이를 확대해나갈 계획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약사회는 회원 3000여 명과 지역 내 1500여 개 약국을 중심으로 옥시 계열사가 생산하는 '개비스콘'과 '스트렙실'에 대한 판매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자체 제작한 판매 거부 포스터까지 부착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6월 12일 열리는 약사회 연수교육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제약업체들의 제품 관련 홍보에 옥시 제품은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옥시는 이번 일에 앞서 이 행사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약사회는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하기로 한 상태이다.

최창욱 부산시 약사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옥시 제품 판매 거부를 소비자들께 설명해 드리면 대부분이 수용하고 대체 약품을 찾는 등 반응이 우호적"이라면서 "옥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면 다음 달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약사회 연수에서 자발적으로 맡겼던 판매 거부를 약사회 차원에서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