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처부처... 모든 만물이 부처라
[큰사진]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 날, 인천 약사사 풍경
▲ 관불행사깨끗한 물과 향기로 부처의 몸을 씻기며 인간의 탐욕과 죄를 정화시키는 의미가 담겼다. ⓒ 이정민
불기 2560년 음력 4월 8일,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세상 모든 만물이 부처가 되는 날이다. '처처부처'라 했던가. 작은 미물까지도 소중히 여기며 부처님의 자애와 지혜가 시나브로 퍼지는 날이다.
▲ 약사사 입구가 인산인해 ⓒ 이정민
사찰 곳곳이 인산인해다. 사부대중들의 웃음소리가 부처님의 근엄함을 잠재운다. 사찰주위를 가득 메운 노점상과 할망 보살, 할방 거사의 넉살로 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거나하게 취한 부처님도 오늘 만큼은 염화미소로 답하신다.
▲ 동자상에 동전을 올리며 모든 액운이 씻겨 나가길 기도한다 ⓒ 이정민
스님은 이날을 기다렸듯 동서남북의 액운을 막아주는 평안 염주를 나눠주며 또 다른 수행에 입장한다. 거리곳곳 세상을 밝히는 연등 행렬이 장관이다. 날아가는 새들도 잠시 걸터앉아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합장 경지에 이른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가 보살들의 염화미소만 같아라 ⓒ 이정민
사찰에서는 한바탕 야단법석이 몰고갔나보다. 여기저기서 행사 뒤처리가 한창이다. 행사를 마치고 나온 보살들은 사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관세음보살'의 의미를 되새긴다, 아미타불의 화신인 관세음보살을 평생 가까이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이다.
▲ 저 이를 모를 꽃들에게서도 부처의 향기가 울려 퍼지리니.. ⓒ 이정민
화엄일승법계도. 신라시대 승려 의상대사의 화엄사상의 요체가 모셔진 성지다. 사람들은 합장기도의 자세로 마치 헤어나지 못할 미로 같은 공간을 돌고 돌아 드디어 견성을 하며 속박과 억압을 거둔다. 나고 죽음이 없으니 그 무엇이 두려우랴.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이니 하나와 같도다. 세상 만물 모두가 연결되니 모든 집착의 사슬 끊고 홀로 정진하리라.
▲ 매일매일이 부처님 오신 날만 같아라~ ⓒ 이정민
하루하루가 부처님 오신 날과 같이 살기를. 작은 인연도 소중히 여기며 악연까지도 보듬어 가리라. 너무 좋아하면 집착이 생겨 고통이 뒤따르고 너무 싫어하면 적이 생겨 고통이 뒤따르는 법이다. 중용의 도를 지켜 마음의 평안을 누리는 것이 최상의 도라고 부처는 일러준다.
▲ 처처부처라..모든 만물이 모두가 부처가 되어 평화와 자비가 온 세상에 퍼져나가기를.. ⓒ 이정민
만남이 있으면 응당 헤어짐이 있는 이치다. 머무르는 데 안주하지 말고 항상 떠날 준비를 해두자. 사사로운 이익을 거두고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자. 모든 것을 다 버릴 때 비로소 모두를 얻을 수 있다. 부처가 되는 법은 따로 있지 않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에 있음을 깨닫게 되는 오늘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