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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총선 졌으니 오히려 정권 잡을 기회"

<주간조선> 인터뷰 "새누리당, 내년 1월부터 경선 레이스해야"

등록|2016.05.18 17:24 수정|2016.05.18 17:38
4․13총선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에 온갖 훈수를 두어왔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내년 1월부터 대권 후보 경선 치뤄야 한다"고 했다.

홍 지사는 <주간조선>(2407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총선 평가와 함께 새누리당에 대해 훈수를 내놓았다. 새누리당이 참패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대해, 홍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오히려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국회 다수당을 가진 대통령이 국회를 외면하고 국민을 상대로 호소를 했다. 정상적인 정치가 아니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 패배의 한 원인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회와 소통을 안해도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는 독재시대에나 가능했다"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만 해도 의회주의자여서 의회와 소통하려고 했지만 그 이후 대통령들은 다 여의도 출신임에도 여의도(국회)와 소통을 안했다"고 말했다.

▲ 홍준표 경남지사. ⓒ 진주시청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해, 그는 "김무성 (전) 대표의 잘못이 크다. 국민에게 공천권 돌려주자며 국민공천인가를 주장했는데 그게 뒤집어보면 우리 끼리 다 해먹자는 주장 아닌가"라 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 파동'과 관련해, 그는 "김 전 대표는 자기 공천 확정된 후 이틀 뒤에 도장을 갖고 튀었다. 튀려면 일찍 튀었어야지 자기 밥그릇 챙기고 난 후에야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며 "자기 건 하나도 내려놓지 않고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김 전 대표에 대해, "1월쯤 불출마 선언을 했어야지. 그리고 차기 정권 창출에 전념하겠다면서 공천권을 자기가 틀어쥐었어야 했다. 현역 절반 이상을 바꾼다는 각오로 물갈이를 시도했으면 청와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었을 것"이라 덧붙였다.

또 홍 지사는 "김 전 대표가 더 큰 길을 가려고 하고 선거에서도 이기려고 했다면 자기 것을 내려놨어야 했다. 만약 그렇게 해서 선거에 이겼더라면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거의 유일한 대선후보가 됐을 것"이라 말했다.

새누리당 비대위 구성에 대해, 홍 지사는 "이번 비대위는 당권 비대위도 아니고 공천 비대위도 아니다. 그냥 당 대표 뽑는 걸 관리하는 비대위다.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며 "개인적으로는 정진석 원내총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전당대회 때까지 관리했으면 한다"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홍 지사는 "보편적 복지라는 좌파들의 주장에 현혹돼서, 그런 무리한 공약을 내놓은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대한민국에서 보수는 탐욕이 문제이고 진보는 위선이 문제다. 보수가 제대로 서려면 탐욕을, 진보가 제대로 서려면 위선을 버려야 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지금 기득권 옹호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 전망과 관련해, 홍 지사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했으면 내년에 정권 창출 기회가 없었다고 본다"며 "하지만 총선에서 졌기 때문에 오히려 정권을 다시 잡을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야당이었던 2000년 총선 때 과반을 넘기는 승리를 했다. 그때는 2002년 정권을 잡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를 내세웠다가 실패했다"며 "저쪽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이 2004년 총선에서 압승을 했지만 그 사람들이 정권 창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절대로 힘을 한 곳에 몰아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내년 1월부터 새누리당이 경선 레이스를 벌여야 한다"며 "경선을 잘 짜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정권 창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누리당은 밖에서 잘 만들어진 사람을 데리고 오면 피리 부는 사람 쫓아가는 들쥐들처럼 줄줄 따라가다가 망한다"며 "그러니 자체 동력이 없는 당으로 비치는 것 아닌가.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해, 홍 지사는 "일리가 있지만 데려와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 건강한 역동성을 보여줘야 당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제 자기가 원하는 후보를 만들고 안 만들고는 대통령의 의지와 뜻으로 될 수 없다. 대통령이 자기 후계자를 만들려고 하면 더 비참해지기 때문에 그런 시도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계파와 관련해, 그는 "동지적 결속력이 없다. 그냥 이익집단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만 맞으면 언제든지 둥지를 옮길 수 있는 게 지금의 새누리당 계파다"고 했다.

"총선 패배 후 박 대통령을 향해 계파 해체 선언을 하라는 주문도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홍 지사는 "그것도 난센스다. 친박이든 뭐든 이제 자동적으로 없어진다. 흘러가는 사람 치맛자락을 붙들 사람들이 아니다"며 "대권 가능성 있는 사람이 나오면 그리로 다 붙을 사람들이다"고 했다.

'친노(노무현)'에 대해, 그는 "친노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이념집단이다. 진보좌파 이념으로 뭉쳐진 집단이다. 이념집단이 무서운 건 소수라도 동지적 결속력이 강하다는 점"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사람들한테 사실 새누리당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언제라도 해체 가능한 이익집단으로 비쳐진 지 오래다"고 했다.

홍 지사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호남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면 야당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그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하려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정치다"며 "의사 좀 하다가 백신 하나 개발해 회사 운영했다고 대통령 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는 '성완종 게이트'로 새누리당 당원권이 정지되어 있다. 홍 지사는 "재판 선고가 예정된 7월말이면 올무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홍 지사는 2015년 1월 7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도정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만큼 천천히 대권준비를 하겠다. 우호세력을 결집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 말해 대권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는데, <주간조선>은 홍 지사가 "대권 도전 가능성 등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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