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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미래의 공존 '인동프로젝트'

스튜디오 '인동창고 12호' 문 열고 콘텐츠 발굴-기록화 진행

등록|2016.05.19 11:24 수정|2016.05.19 11:24
오랫동안 닫혀 있던 대전 인동시장 인흥상가 1층 12호(대전 동구 대전천동로 450)의 셔터가 올려졌다. 대전 지역의 역사문화 콘텐츠 발굴과 아카이빙(기록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2016인동프로젝트'의 플랫폼으로 쓰일 스튜디오 '인동창고 12호'가 지난 18일 오후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것.

▲ 스튜디오 ‘인동창고 12호’ 개소식을 찾아 인동의 옛사진을 보며 과거를 추억하는 인동 주민들 ⓒ 임재근


'인동프로젝트'를 주관한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 측은 "현재 인동시장은 낡고 영세한 모습을 띠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모이고, 재화가 유통되는 소중한 삶의 공간"이라며 "인동시장의 어제와 오늘, 그 기억과 흔적들을 기록하고, 그것을 통해 흘러간 과거가 아닌 여전히 살아 있는 역사적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이러한 프로젝트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공간 실험을 통해 인동시장을 단순한 시장을 넘어, 대전의 중요한 문화 자원이자 콘텐츠로 지역사회에 재맥화되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동시장은 대전 원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상권이 유지된 곳이었다. 1919년 3.1만세운동이 발화한 중요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인동시장은 광복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여 인흥상가 아파트와 같은 주상복합형 건물들과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등 근대화되었으나, 대전 도시계획의 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90년대 이후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 스튜디오 ‘인동창고 12호’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병윤 연구단장(대전대 건축학과 교수) ⓒ 임재근


이날 스튜디오 '인동창고 12호' 개소식 사회를 맡은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 이상희 연구원은 "이 공간은 참석해주신 인동 주민들과 저희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장소"라며, "앞으로 인동시장에 계신 주민들과 이 장소에서 만나서 나누는 말씀, 추억과 많은 이야기들을 기록을 통해서 다른 분들에게 전달하는 매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동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공간인지를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이고 목적"이라며, "앞으로 인동시장과 주변에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김병윤 연구단장(대전대 건축학과 교수)도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 성원들이 인동의 좋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이야기를 끌어내서 우리 시대 살아 있는 역사를 만든다는 관점 아래서 작업할 예정"이라며 "원대한 꿈을 꾸기보다는 소박함이 영원히 지속되면서 오래가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 인흥상가아파트의 안쪽 모습. 인흥상가아파트는 주상복합 건물로 안쪽은 비어 있는 구조이다. 1970년대 주상복합 건물의 명성을 뒤로 한 채 현재는 안쪽 상가는 거의 비어 있는 상태다. ⓒ 임재근


▲ 오른쪽 건물이 인흥상가 건물이다. 서린유통과 영포식당 사이의 상가가 '인동창고 12호'가 위치한 인흥상가 1층 12호이다. 골목 저멀리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한전 대전보급소 건물 지붕이 보인다. ⓒ 임재근


1970년도부터 인동에 거주한 최완하(88) 인흥상가 관리회장은 "인흥상가는 점점 주변으로 손님들을 빼앗겨 장사가 안 되어 문을 닫은 상가들이 많다"며, "50% 정도는 비어 있는 상태"라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동은 그동안에 침체되어 있었는데, (스튜디오를)열어가지고 사람들이 모여 과거에 지나간 역사들을 살핀다면 동네가 활성화 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인동에 거주했던 노원록(48)씨도 "인흥상가 아파트는 학창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소시지를 싸오던 부유한 학생들이 살던 곳이었고, 인흥상가 아파트 주변의 골목과 인동 시장은 어린 시절의 놀이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인동을 떠나 다른 동네에 살고 있지만, 이곳에 와서 인동의 옛 사진들을 보니 어렸을 때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고 말했다.

▲ 스튜디오 ‘인동창고 12호’에 가면 인동시장을 비롯한 인동 지역의 과거 사진들을 볼 수 있고, 대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책자를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을 중심으로 인동시장의 건축물과 공간, 사람들에 대한 기록사업을 진행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김보람 작가도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임재근


'2016인동프로젝트'는 2016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컨설팅사업으로 선정돼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이 주관했다.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은 지난 2012년 '소제관사 42호'를 통해 소제동을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알리고, 대전에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불러온 바 있다. 인동프로젝트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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