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상시청문회법' 공세, 가장 두드러져
[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2016.5.25)
■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5/24)
TV조선 <"박 대통령 거부권 의지 강해">(15번째, 홍혜영 기자, http://me2.do/5KTmvBOf)
19대 국회의 마지막 성과 중 하나인 '상시청문회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본회의에서 '비박계' 및 '무소속 탈당파'가 법안 통과에 찬성하면서 '상시청문회법'은 정부의 공포만을 남겨 놓은 상태이지만 새누리당은 연일 '입법부 권한 과잉' '행정부 마비' 등을 이유로 딴죽을 걸고 있다. 청와대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법안 검토가 시작된 지 하루만인 24일, 새누리당은 급기야 '위헌' 카드를 들고 나와 논란에 불을 지폈고 정부가 공포만 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법안이 국회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하던 7개월 동안 아무 문제 제기도 하지 않던 정부·여당이 이제와 어깃장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사가 필요한 현안에 대한 조사권 발동은 국회의 당연한 권한이자 의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극구 '상시청문회법'을 거부하는 정부·여당의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시청문회법'을 보도하는 일부 방송사들은 스스로의 권한과 의무를 꺼리고 있는 정부·여당의 주장만을 읊어주고 있다. 20일, KBS, MBC, TV조선은 앞 다투어 '행정부 마비' 프레임으로 여론몰이를 했다. KBS는 23일에도 우리 국회의 청문회 관례를 문제 삼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24일에도 이런 편파적인 태도가 반복됐는데, 특히 TV조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TV조선 <"박 대통령 거부권 의지 강해">(5/24)는 제목과 어깨걸이 화면 모두 박근혜 대통령으로 장식해서, 법안 관련 보도인지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하는 보도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다. 이하원 앵커는 "청문회를 활성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소야대라는 게 문제"라며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확실시하는 동시에 거부권 행사가 성공할 가능성에 골몰했다.
또 "300명 모두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통과 기준은 200명입니다. 더불어민주당 123석과 국민의당 38석 등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뜻을 함께 하면 찬성이 178표가 됩니다. 이 경우, 새누리당 의원 122명중 22명 이상만 찬성하면 통과됩니다. 50명 정도로 추산되는 비박계의 일부가 찬성하면 상시 청문회법은 재의결되고, 박 대통령은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라며 '상시청문회법' 폐기의 시나리오를 구구절절 늘어놨다.
이어서 홍혜영 기자는 "맞다고 생각되면 논란을 무릅쓰고 밀어붙이는 것이 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인 만큼 거부권 행사 시한인 다음달 7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결단을 내릴 수도"있다는 여권 내 주장을 전했다. "새누리당은 '청문회법'의 위헌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다면서도 야권의 반박은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집안 단속이 문제인데 정진석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어 비박 의원들도 쉽게 찬성표를 던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전했고, "재의결을 막는다면 여당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표 단속'에 주의를 요구했다. 노골적인 '친정부·친여당' 보도이다.
같은 날 '상시청문회법'을 다룬 SBS, JTBC보도를 비교하면 TV조선의 편파성이 얼마나 심한지 비교된다. SBS는 <"행정 기능 와해" VS "행정부 감시">(5/24)에서 "청문회 역시 헌법이 허용한 국정 감시의 한 방식" "본회의 의결 없이 열렸던 한진중공업 청문회나 저축은행 부실 청문회는 모두 위헌이냐" 등 야권의 반박을 전했다. JTBC는 톱보도인 <여당 '위헌론' 제기…'거부권' 지원사격>(5/24)에서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이 일방적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여전히 단어로서만 존재한다는 느낌"이라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위헌'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 "여야 합의로 운영위와 법사위를 차례로 통과한 법안을 놓고 명확한 근거 없이 여론을 호도" "위헌론은 논리적 비약" 등 각계의 반박을 덧붙였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 MBC <"위헌 소지 크다"…"거부권 때 협치 끝">(4번째, 이준희 기자, http://me2.do/xOULz61L), MBN <5월 30일 청문회법 자동폐기?>(톱보도, 이권열 기자, http://me2.do/xCu4G9LJ), <의장-야권 '이심전심'>(2번째, 길기범 기자, http://me2.do/5Ec6RxD2)
24일, '상시청문회법' 보도에서 문제를 보인 것은 TV조선뿐만이 아니다. MBC와 MBN도 TV조선만큼 노골적으로 정부·여당을 대변하지는 않았으나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보도를 했다. MBC는 보도 제목과 내용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킨 듯 여야의 주장을 나열했지만 '상시청문회법'의 '위헌'을 내세운 여당 주장에 대한 야당의 반박을 엉뚱한 발언들로 갈음했다. "헌법학자 출신의 새누리당 정종섭 당선인은 '상시청문회법'이 행정부를 전방위적으로 통제할 위험이 있어 위헌 소지가 크다" "청문회 개최 요건인 '소관 현안'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 등 '위헌'이 핵심인 여당의 주장은 구체적으로 전달한 반면, 이에 대한 야당의 반응은 "거부권을 행사하면 '협치'는 끝이라며 경고"에만 방점을 찍었다. 이는 여당의 정당한 주장에 대해 야당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오해를 유도할 수 있다.
MBN은 톱보도에서 '상시청문회법 자동 폐기'를 주장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을 조명했다. 따로 1건을 떼어 이 주장에 힘을 실은 것도 이날 MBN이 유일할 뿐 아니라, 그 보도가 톱보도라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 이권열 기자는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이라도 19대 국회 임기 내에 공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된다"는 김 의원의 발언을 전하고 "회기 불연속 원칙을 근거"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야당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도 관심" 등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MBN은 다음 보도에서 국회 출근길에서 우연히 만난 정의화 국회의장과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나누는 대화를 두고 "두 사람의 합이 너무 잘 맞자, 사전에 동선을 짠 것 아니냐는 질문까지 나왔습니다"라며 '딴죽'을 걸었다. 두 사람이 "인사청문회하고 같은 청문회라고 부르니까 헷갈려하는 거 같아. 이건 정책청문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등 '상시청문회법' 통과에 의기투합하자 미리 '밑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5/24)
JTBC <탐사플러스/'규개위 회의' 들여다보니…>(2부 3번째, 이호진 기자, http://me2.do/5NkJHaTi), <'규개위원 40명' 명단 보니…>(2부 4번째, 이호진 기자, http://me2.do/GHIyK87R)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 안전 및 복지와 관련된 규제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JTBC의 고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23일, 국민 건강과 업계 이익을 맞바꿔버린 규제개혁위의 규제 철폐 사례들을 전했던 JTBC는 24일에는 "담배회사, 주류회사 그 밖의 대기업의 이익 또는 편의와 소비자의 가치가 부딪혔을 때, 규개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더 파고들었다.
이 사안을 선도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이호진 기자는 <탐사플러스/'규개위 회의' 들여다보니…>에서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표기하는 안건을 논의하던 규제개혁위원들이 "어린 학생이 금연 단체의 금연 교육을 받고 흡연에 대해 병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정신적 피해 사례도 있습니다" 등 담배회사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설명했다고 전했다. "주류 피해도 심각한데 담배에 대해서만 강력히 규제하는 이유가 있습니까?"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도 이어졌고 '그 질문 그만하시고 그만 끝냅시다'라는 분위기가 이어져 결국 경고 그림 표시는 무산됐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회의에 참석한 손 모 위원은 "담배판매회사 KT&G 사외이사로 근무했고 지난해엔 이 회사 사장 공모에도 지원했던" 인물로 드러났고 "결국 규개위는 여론에 떠밀려 상단표기를 받아들였습니다"라는 것이 기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규제개혁위원들의 어깃장은 "20년 동안 동결됐던 빈병 보증금을 올려 빈병 회수율을 높이"는 안건과 "휴대폰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알려 유통 질서를 바로 잡겠다며 발의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서도 반복됐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경우 "애초 법안에선 소비자가 알지 못했던 삼성전자 등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을 분리해 공시하도록 명시"됐지만 "중요한 사항을 고시에 넣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삭제됐다고 한다.
JTBC의 다음 보도는 이렇게 국민의 눈높이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결정들이 나온 이유를 폭로했다. 결정적인 원인은 규제개혁위의 인적 구성에 있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정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정부 위원이 7명, 민간위원 17명으로 구성"되는데 "위원장을 제외한 현역 위원 16명 중 절반은 현직 기업 사외 이사나 CEO이거나 역임"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민간위원장은 "서 모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의 소송 대리인이다.
JTBC는 "현 정부 들어 규개위원을 역임한 이들을 전수조사"한 결과도 밝혔는데 "4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명이 대기업과 금융권 등의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시민단체 인사는 40명 가운데 단 1명도 없었"다고 한다. 규제개혁위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사실상 업계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호진 기자는 "미국의 경우 규제를 수정, 철회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정보규제국 국장을 상원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 "영국의 경우 규제완화를 총괄하는 정부 부처와 학자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간 독립자문 조직이 서로를 견제"한다는 해외 사례를 들어 규제개혁위 인적 구성에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TV조선 <"박 대통령 거부권 의지 강해">(15번째, 홍혜영 기자, http://me2.do/5KTmvBOf)
19대 국회의 마지막 성과 중 하나인 '상시청문회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본회의에서 '비박계' 및 '무소속 탈당파'가 법안 통과에 찬성하면서 '상시청문회법'은 정부의 공포만을 남겨 놓은 상태이지만 새누리당은 연일 '입법부 권한 과잉' '행정부 마비' 등을 이유로 딴죽을 걸고 있다. 청와대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법안 검토가 시작된 지 하루만인 24일, 새누리당은 급기야 '위헌' 카드를 들고 나와 논란에 불을 지폈고 정부가 공포만 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법안이 국회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하던 7개월 동안 아무 문제 제기도 하지 않던 정부·여당이 이제와 어깃장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사가 필요한 현안에 대한 조사권 발동은 국회의 당연한 권한이자 의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극구 '상시청문회법'을 거부하는 정부·여당의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시청문회법'을 보도하는 일부 방송사들은 스스로의 권한과 의무를 꺼리고 있는 정부·여당의 주장만을 읊어주고 있다. 20일, KBS, MBC, TV조선은 앞 다투어 '행정부 마비' 프레임으로 여론몰이를 했다. KBS는 23일에도 우리 국회의 청문회 관례를 문제 삼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24일에도 이런 편파적인 태도가 반복됐는데, 특히 TV조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 TV조선 <“박 대통령 거부권 의지 강해”>(5/24) ⓒ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박 대통령 거부권 의지 강해">(5/24)는 제목과 어깨걸이 화면 모두 박근혜 대통령으로 장식해서, 법안 관련 보도인지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하는 보도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다. 이하원 앵커는 "청문회를 활성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소야대라는 게 문제"라며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확실시하는 동시에 거부권 행사가 성공할 가능성에 골몰했다.
또 "300명 모두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통과 기준은 200명입니다. 더불어민주당 123석과 국민의당 38석 등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뜻을 함께 하면 찬성이 178표가 됩니다. 이 경우, 새누리당 의원 122명중 22명 이상만 찬성하면 통과됩니다. 50명 정도로 추산되는 비박계의 일부가 찬성하면 상시 청문회법은 재의결되고, 박 대통령은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라며 '상시청문회법' 폐기의 시나리오를 구구절절 늘어놨다.
이어서 홍혜영 기자는 "맞다고 생각되면 논란을 무릅쓰고 밀어붙이는 것이 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인 만큼 거부권 행사 시한인 다음달 7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결단을 내릴 수도"있다는 여권 내 주장을 전했다. "새누리당은 '청문회법'의 위헌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다면서도 야권의 반박은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집안 단속이 문제인데 정진석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어 비박 의원들도 쉽게 찬성표를 던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전했고, "재의결을 막는다면 여당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표 단속'에 주의를 요구했다. 노골적인 '친정부·친여당' 보도이다.
같은 날 '상시청문회법'을 다룬 SBS, JTBC보도를 비교하면 TV조선의 편파성이 얼마나 심한지 비교된다. SBS는 <"행정 기능 와해" VS "행정부 감시">(5/24)에서 "청문회 역시 헌법이 허용한 국정 감시의 한 방식" "본회의 의결 없이 열렸던 한진중공업 청문회나 저축은행 부실 청문회는 모두 위헌이냐" 등 야권의 반박을 전했다. JTBC는 톱보도인 <여당 '위헌론' 제기…'거부권' 지원사격>(5/24)에서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이 일방적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여전히 단어로서만 존재한다는 느낌"이라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위헌'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 "여야 합의로 운영위와 법사위를 차례로 통과한 법안을 놓고 명확한 근거 없이 여론을 호도" "위헌론은 논리적 비약" 등 각계의 반박을 덧붙였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 MBC <"위헌 소지 크다"…"거부권 때 협치 끝">(4번째, 이준희 기자, http://me2.do/xOULz61L), MBN <5월 30일 청문회법 자동폐기?>(톱보도, 이권열 기자, http://me2.do/xCu4G9LJ), <의장-야권 '이심전심'>(2번째, 길기범 기자, http://me2.do/5Ec6RxD2)
24일, '상시청문회법' 보도에서 문제를 보인 것은 TV조선뿐만이 아니다. MBC와 MBN도 TV조선만큼 노골적으로 정부·여당을 대변하지는 않았으나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보도를 했다. MBC는 보도 제목과 내용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킨 듯 여야의 주장을 나열했지만 '상시청문회법'의 '위헌'을 내세운 여당 주장에 대한 야당의 반박을 엉뚱한 발언들로 갈음했다. "헌법학자 출신의 새누리당 정종섭 당선인은 '상시청문회법'이 행정부를 전방위적으로 통제할 위험이 있어 위헌 소지가 크다" "청문회 개최 요건인 '소관 현안'의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 등 '위헌'이 핵심인 여당의 주장은 구체적으로 전달한 반면, 이에 대한 야당의 반응은 "거부권을 행사하면 '협치'는 끝이라며 경고"에만 방점을 찍었다. 이는 여당의 정당한 주장에 대해 야당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오해를 유도할 수 있다.
MBN은 톱보도에서 '상시청문회법 자동 폐기'를 주장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을 조명했다. 따로 1건을 떼어 이 주장에 힘을 실은 것도 이날 MBN이 유일할 뿐 아니라, 그 보도가 톱보도라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 이권열 기자는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이라도 19대 국회 임기 내에 공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된다"는 김 의원의 발언을 전하고 "회기 불연속 원칙을 근거"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야당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도 관심" 등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MBN은 다음 보도에서 국회 출근길에서 우연히 만난 정의화 국회의장과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나누는 대화를 두고 "두 사람의 합이 너무 잘 맞자, 사전에 동선을 짠 것 아니냐는 질문까지 나왔습니다"라며 '딴죽'을 걸었다. 두 사람이 "인사청문회하고 같은 청문회라고 부르니까 헷갈려하는 거 같아. 이건 정책청문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등 '상시청문회법' 통과에 의기투합하자 미리 '밑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5/24)
JTBC <탐사플러스/'규개위 회의' 들여다보니…>(2부 3번째, 이호진 기자, http://me2.do/5NkJHaTi), <'규개위원 40명' 명단 보니…>(2부 4번째, 이호진 기자, http://me2.do/GHIyK87R)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 안전 및 복지와 관련된 규제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JTBC의 고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23일, 국민 건강과 업계 이익을 맞바꿔버린 규제개혁위의 규제 철폐 사례들을 전했던 JTBC는 24일에는 "담배회사, 주류회사 그 밖의 대기업의 이익 또는 편의와 소비자의 가치가 부딪혔을 때, 규개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더 파고들었다.
이 사안을 선도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이호진 기자는 <탐사플러스/'규개위 회의' 들여다보니…>에서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표기하는 안건을 논의하던 규제개혁위원들이 "어린 학생이 금연 단체의 금연 교육을 받고 흡연에 대해 병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정신적 피해 사례도 있습니다" 등 담배회사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설명했다고 전했다. "주류 피해도 심각한데 담배에 대해서만 강력히 규제하는 이유가 있습니까?"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도 이어졌고 '그 질문 그만하시고 그만 끝냅시다'라는 분위기가 이어져 결국 경고 그림 표시는 무산됐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회의에 참석한 손 모 위원은 "담배판매회사 KT&G 사외이사로 근무했고 지난해엔 이 회사 사장 공모에도 지원했던" 인물로 드러났고 "결국 규개위는 여론에 떠밀려 상단표기를 받아들였습니다"라는 것이 기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규제개혁위원들의 어깃장은 "20년 동안 동결됐던 빈병 보증금을 올려 빈병 회수율을 높이"는 안건과 "휴대폰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알려 유통 질서를 바로 잡겠다며 발의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서도 반복됐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경우 "애초 법안에선 소비자가 알지 못했던 삼성전자 등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을 분리해 공시하도록 명시"됐지만 "중요한 사항을 고시에 넣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삭제됐다고 한다.
▲ JTBC <‘규개위원 40명’ 명단 보니…>(5/24) ⓒ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의 다음 보도는 이렇게 국민의 눈높이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결정들이 나온 이유를 폭로했다. 결정적인 원인은 규제개혁위의 인적 구성에 있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정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정부 위원이 7명, 민간위원 17명으로 구성"되는데 "위원장을 제외한 현역 위원 16명 중 절반은 현직 기업 사외 이사나 CEO이거나 역임"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민간위원장은 "서 모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의 소송 대리인이다.
JTBC는 "현 정부 들어 규개위원을 역임한 이들을 전수조사"한 결과도 밝혔는데 "4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명이 대기업과 금융권 등의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시민단체 인사는 40명 가운데 단 1명도 없었"다고 한다. 규제개혁위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사실상 업계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호진 기자는 "미국의 경우 규제를 수정, 철회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정보규제국 국장을 상원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 "영국의 경우 규제완화를 총괄하는 정부 부처와 학자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간 독립자문 조직이 서로를 견제"한다는 해외 사례를 들어 규제개혁위 인적 구성에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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