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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골목 끝장토론 무기한 연기... 난처한 서울시

재개발조합-보존대책위 모두 "일방적 통보, 참석 못한다"

등록|2016.05.27 19:16 수정|2016.05.27 19:16

▲ 지난 17일 오전 옥바라지골목 구본장여관에서 용역직원들이 크레인을 이용해 내부 집기를 들어내고 있다. ⓒ 김경년


서울시가 옥바라지골목 갈등의 해법을 찾기 위해 개최할 예정이었던 끝장토론이 갑자기 연기됐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관련 당사자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며 오는 30일 오후 종로구청 대강당에서 박원순 시장 주재로 재개발조합, 반대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모두 참가하는 무제한 끝장토론을 열기로 했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27일 서울시가 갑자기 토론을 연기하기로 한 것.

서울시 재생협력과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재개발조합과 보존대책위 모두 참가를 거부해 부득이 토론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토론이 조속히 성사되도록 양측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측은 토론에 이주를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 외에도 이들과 연대투쟁하고 있는 정당, 사회단체 등 외부세력이 참가하는 것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존대책위는 끝장토론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지난 17일 시공사측의 철거강행에 분노한 박 시장이 공사 중단을 선언해 취소됐으나 당초 이날 오후 박 시장과의 면담이 약속됐었던 만큼 면담을 다시 추진해 대책위와 서울시 상호간의 입장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편, 끝장토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조합과 대책위 등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날짜-장소 등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서울시가 옥바라지골목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최은아 대책위 총무는 "끝장토론을 연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먼저 전해 들었고, 이후 서울시로부터 전화로 '월요일에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주 금요일 대책위의 도시재생안을 보내달라고 해서 서둘러 준비해 다음날 이메일로 보냈는데, 어제 만난 담당 과장과 자문관은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서울시 직원 상호간에 전혀 업무공유가 안 이뤄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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