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패배주의 극복해야 해직자 돌아올 수 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325] 박진수 언론노조 YTN 신임위원장
전국 언론노조 YTN지부(이하 YTN 노조)는 12대 위원장으로 박진수 기자를 선출했다. 지난 5월 9일 YTN노조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유권자 359명 중 330명이 참여한 가운데 단독 출마한 박진수 기자가 318표를 얻어 찬성률 96.36%로 선출되었다. 이는 YTN 노조위원장 사상 역대 최다 득표로 알려졌다.
1996년 1월 YTN 보도국 영상 취재부로 입사한 박 신임 위원장은 경찰, 법조, 청와대, 세종 정부 청사 등을 두루 출입했고 YTN 노조 쟁의부장과 수석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영상취재2부 및 영상 아카이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당선 소감과 각오 등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나보았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비난했던 사람들처럼은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 있어"
- YTN 12대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되셨는데 먼저 소감 부탁드립니다.
"기쁘기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YTN이 가진, 언론 노동사의 유례없는 투쟁 기록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하고, 조합원들이 느끼는 허탈감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실 걱정도 많이 됩니다."
- 어떤 책임감을 가장 무겁게 느끼세요?
"아시다시피 해직자가 세 분이나 남아 있고, 회사 내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소외되면서 YTN이 가진 공정성, 감시 비판 기능이 사라졌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자기검열이나 패배주의가 조직 내 현업 기자들 사이에 만연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앞으로 해직자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 총 유권자 359명 가운데 330명이 투표에 참여해 96.36%의 찬성표를 받으셨어요. 물론 단독 출마여서 높기도 하겠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과분하게도 역대 최고 수준 득표율인데, 조합원들, 저희 사원들의 절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장이 오셔서 소통이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경영의 독단성, 간부들의 무능력에 대해 노조가 실질적으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조합원들의 뜻인 것 같아요.
사실 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생각이 어떤지 겸허하게 평가받고 싶었는데 이 정도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 못했죠.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한 기대로 조합원들이 많은 관심 표명을 표로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최다 득표율이라서 부담도 있을 것 같아요.
"최소한 저희가 비난했던 사람들처럼은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은 있어요. 최고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노동조합이 사측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회사가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고, 해직자가 돌아올 수도 있고 못 돌아올 수 있는 기점에 선 부분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크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죠."
- 어떻게 위원장에 나서게 됐어요?
"1차 후보 등록 때 위원장 입후보자가 없었잖아요. 지금 언론 환경이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 방송 노동환경은 굉장히 악화하였고, 노동조합도 파괴하는 식으로 가다 보니까 위원장을 하려는 분위기는 아니죠. 하지만 저는 YTN을 제 존재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차 때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후로는, 방법이 없다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위원장이면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해고도 각오해야 할 텐데.
"정직 같은 걸 많이 당해봐서 겁은 나지 않아요(웃음). 사실 노동조합에 경영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힘은 없잖아요. 합법적인 방법 안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죠. 할 일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고, 상식을 얘기할 겁니다."
- "YTN을 이용해 권력이나 사익을 취한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피해자이다. 이들을 다독이고 토닥이며 상생의 길을 찾고 YTN의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셨다던데 이를 위해 생각하신 복안이 있으신가요?
"YTN이 이전까지는 소통이 활발한 곳이었어요. 하지만 2008년부터 8년 동안 방송 장악 사태를 겪어오면서 그게 단절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려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가 고민을 안 할 수 없는데, 그건 YTN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정권에 '부역'했던 소수 몇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파업에 참여했든 안 했든 피해자이고, 그 중 최대 피해자는 YTN입니다.
결국, 동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저희 마음속에 있는 거죠. 다들 한발씩 나서면 소통이 될 것이고, 소통되면 방법을 찾을 것이고, 방법을 찾게 되면 회사의 경쟁력은 올릴 수 있어요. 이를 위해 노동조합이 일부분이라도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똑같은 일을 한 6명, 3명은 복직 3명은 해고, "동의 못해요"
- 지난달 정견 발표에서 해직자의 복직을 강조하셨어요. 물론 해직언론인의 복직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끝났고 정권의 언론 장악이 해결되지 않으면 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 않나요?
"저는 일단 대법원 판결에 동의를 못해요. 많은 분이 그럴 겁니다. 6명이 한 일이 다르지 않은데 3명은 복직이고 3명은 해고예요.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판단이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특히 저희가 요구한 공정방송은 언론 노동자에게 당연한 근로조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과는 별개로 복직은 정당하다고 요구할 생각입니다.
사측과도 심도 있게 대화할 수 있다고 봐요. 언론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도 이 부분은 이견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명박 정부 하에 벌어진 징계와 해직이 자의적이고 정치적이었다는 건 이견이 없죠. 국회나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서 복직을 요구하고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YTN 해직자들의 삶을 그린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이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화제였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사실 영화에 제가 좀 나와요. 저희 이야기를 시민은 어떻게 볼지 궁금했고, 저희 일이라서 많이 울었죠.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하루하루 너무 많은 생각이 나요. 기록해준 김진혁 PD에게 감사하지만, 아픔의 기록인 거죠.
30대 중반이었던 제가 40 중반을 넘어가 버렸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3명은 불과 며칠 때문에 인생 자체가 바뀐 거잖아요. 다시 저희와 일해야겠지만, 그 시간은 어떤 거로도 바꿀 수 없죠."
- YTN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전임 배석규 사장 때부터 권력에 흠집 내는 보도를 못하게 한 정황이 많아요. 한두 번은 기자들도 논쟁하고 싸우는데, 계속 그러면 전체적으로 비판 기능이 사그라지는 것이거든요. 일선에 있는 기자들과 간부들의 자기검열을 없애고 원칙에 충실한 보도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 YTN의 보도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아직도 비판을 주저하고 있어요. <돌발영상>을 많이들 얘기하는데, <돌발영상>이 특이한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사회 부조리 또는 정권의 모순을 위트와 재치로 지적한 새로운 창작물이었거든요. 그게 YTN의 이름을 알리고 반석 위에 올려놓은 건데 지금은 못하잖아요. 그걸 시급히 살려야 하죠.
그리고 누가 YTN 보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당당히 '잘한다'고는 못해요. 그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저희도 인지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기능을 살리는 등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시청자들도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하고 싶은데 못하는 거지, 안 하는 게 아니에요."
- 임기가 2년이잖아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앞으로 어떻게 노조를 이끌어 나갈 생각이세요?
"좌고우면하지 않겠습니다. 잘할 자신은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끝날 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듣고 싶어요. 저희가 큰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사측에 요구하고, 질의하고, 묻고, 건전한 감시와 비판을 할 것이에요. 사측도 노측도 목적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살아야 하고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단 거죠. 물론 방법은 다르지만 계속 요구할 겁니다."
- 마지막으로 각오와 함께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YTN 노동조합의 시즌 1을 저에서 마무리했으면 해요. 그래서 시즌 2는 좀 더 진일보하고 밝고 유쾌하고 한 발 더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또 다른 노동조합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해직자들이 돌아오는 것까지가 시즌 1이라고 봐요. 그래서 해직자 문제, 회사 경쟁력 문제는 12대 노조 집행부에서 일단락되길 바랍니다.
<오마이뉴스>가 인터넷 언론으로 시작하셨잖아요. 파격적이었고 현장 라이브라든지 여러 일을 선도적으로 많이 하셨어요. 근데 전 <오마이뉴스>가 진보적인 언론이라기보다 상식적인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시민기자의 건전한 비판, 건전한 상식이 공유되고 더 많은 사람이 <오마이뉴스>를 나의 것으로 생각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언론, 어디에서나 권력과 자본에 굴하지 않는 건전한 상식이 있는 언론으로 남으시길 바랍니다."
▲ "기쁨보다 책임감"전국 언론노조 YTN지부의 12대 위원장에 박진수 기자가 선출됐다. 그는 “기쁘기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 정대희
1996년 1월 YTN 보도국 영상 취재부로 입사한 박 신임 위원장은 경찰, 법조, 청와대, 세종 정부 청사 등을 두루 출입했고 YTN 노조 쟁의부장과 수석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영상취재2부 및 영상 아카이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당선 소감과 각오 등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나보았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비난했던 사람들처럼은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 있어"
- YTN 12대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되셨는데 먼저 소감 부탁드립니다.
"기쁘기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YTN이 가진, 언론 노동사의 유례없는 투쟁 기록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하고, 조합원들이 느끼는 허탈감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실 걱정도 많이 됩니다."
- 어떤 책임감을 가장 무겁게 느끼세요?
"아시다시피 해직자가 세 분이나 남아 있고, 회사 내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소외되면서 YTN이 가진 공정성, 감시 비판 기능이 사라졌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자기검열이나 패배주의가 조직 내 현업 기자들 사이에 만연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앞으로 해직자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 총 유권자 359명 가운데 330명이 투표에 참여해 96.36%의 찬성표를 받으셨어요. 물론 단독 출마여서 높기도 하겠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과분하게도 역대 최고 수준 득표율인데, 조합원들, 저희 사원들의 절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장이 오셔서 소통이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경영의 독단성, 간부들의 무능력에 대해 노조가 실질적으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조합원들의 뜻인 것 같아요.
사실 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생각이 어떤지 겸허하게 평가받고 싶었는데 이 정도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 못했죠.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한 기대로 조합원들이 많은 관심 표명을 표로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최다 득표율이라서 부담도 있을 것 같아요.
"최소한 저희가 비난했던 사람들처럼은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은 있어요. 최고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노동조합이 사측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회사가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고, 해직자가 돌아올 수도 있고 못 돌아올 수 있는 기점에 선 부분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크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죠."
- 어떻게 위원장에 나서게 됐어요?
"1차 후보 등록 때 위원장 입후보자가 없었잖아요. 지금 언론 환경이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 방송 노동환경은 굉장히 악화하였고, 노동조합도 파괴하는 식으로 가다 보니까 위원장을 하려는 분위기는 아니죠. 하지만 저는 YTN을 제 존재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차 때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후로는, 방법이 없다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위원장이면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해고도 각오해야 할 텐데.
"정직 같은 걸 많이 당해봐서 겁은 나지 않아요(웃음). 사실 노동조합에 경영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힘은 없잖아요. 합법적인 방법 안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죠. 할 일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고, 상식을 얘기할 겁니다."
- "YTN을 이용해 권력이나 사익을 취한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피해자이다. 이들을 다독이고 토닥이며 상생의 길을 찾고 YTN의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셨다던데 이를 위해 생각하신 복안이 있으신가요?
"YTN이 이전까지는 소통이 활발한 곳이었어요. 하지만 2008년부터 8년 동안 방송 장악 사태를 겪어오면서 그게 단절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려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가 고민을 안 할 수 없는데, 그건 YTN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정권에 '부역'했던 소수 몇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파업에 참여했든 안 했든 피해자이고, 그 중 최대 피해자는 YTN입니다.
결국, 동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저희 마음속에 있는 거죠. 다들 한발씩 나서면 소통이 될 것이고, 소통되면 방법을 찾을 것이고, 방법을 찾게 되면 회사의 경쟁력은 올릴 수 있어요. 이를 위해 노동조합이 일부분이라도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똑같은 일을 한 6명, 3명은 복직 3명은 해고, "동의 못해요"
▲ 상기된 두 남자YTN 해직기자 문제를 놓고 두 남자의 얼굴이 상기됐다. 질문하는 사람(오른쪽, 이영광기자)도, 대답하는 사람(왼쪽, 박진수 위원장)도 표정이 굳어지긴 마찬가지. 진지한 이야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 정대희
- 지난달 정견 발표에서 해직자의 복직을 강조하셨어요. 물론 해직언론인의 복직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끝났고 정권의 언론 장악이 해결되지 않으면 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 않나요?
"저는 일단 대법원 판결에 동의를 못해요. 많은 분이 그럴 겁니다. 6명이 한 일이 다르지 않은데 3명은 복직이고 3명은 해고예요.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판단이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특히 저희가 요구한 공정방송은 언론 노동자에게 당연한 근로조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과는 별개로 복직은 정당하다고 요구할 생각입니다.
사측과도 심도 있게 대화할 수 있다고 봐요. 언론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도 이 부분은 이견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명박 정부 하에 벌어진 징계와 해직이 자의적이고 정치적이었다는 건 이견이 없죠. 국회나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서 복직을 요구하고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YTN 해직자들의 삶을 그린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이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화제였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사실 영화에 제가 좀 나와요. 저희 이야기를 시민은 어떻게 볼지 궁금했고, 저희 일이라서 많이 울었죠.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하루하루 너무 많은 생각이 나요. 기록해준 김진혁 PD에게 감사하지만, 아픔의 기록인 거죠.
30대 중반이었던 제가 40 중반을 넘어가 버렸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3명은 불과 며칠 때문에 인생 자체가 바뀐 거잖아요. 다시 저희와 일해야겠지만, 그 시간은 어떤 거로도 바꿀 수 없죠."
- YTN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전임 배석규 사장 때부터 권력에 흠집 내는 보도를 못하게 한 정황이 많아요. 한두 번은 기자들도 논쟁하고 싸우는데, 계속 그러면 전체적으로 비판 기능이 사그라지는 것이거든요. 일선에 있는 기자들과 간부들의 자기검열을 없애고 원칙에 충실한 보도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 YTN의 보도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아직도 비판을 주저하고 있어요. <돌발영상>을 많이들 얘기하는데, <돌발영상>이 특이한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사회 부조리 또는 정권의 모순을 위트와 재치로 지적한 새로운 창작물이었거든요. 그게 YTN의 이름을 알리고 반석 위에 올려놓은 건데 지금은 못하잖아요. 그걸 시급히 살려야 하죠.
그리고 누가 YTN 보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당당히 '잘한다'고는 못해요. 그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저희도 인지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기능을 살리는 등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시청자들도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하고 싶은데 못하는 거지, 안 하는 게 아니에요."
- 임기가 2년이잖아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앞으로 어떻게 노조를 이끌어 나갈 생각이세요?
"좌고우면하지 않겠습니다. 잘할 자신은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끝날 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듣고 싶어요. 저희가 큰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사측에 요구하고, 질의하고, 묻고, 건전한 감시와 비판을 할 것이에요. 사측도 노측도 목적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살아야 하고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단 거죠. 물론 방법은 다르지만 계속 요구할 겁니다."
- 마지막으로 각오와 함께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YTN 노동조합의 시즌 1을 저에서 마무리했으면 해요. 그래서 시즌 2는 좀 더 진일보하고 밝고 유쾌하고 한 발 더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또 다른 노동조합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해직자들이 돌아오는 것까지가 시즌 1이라고 봐요. 그래서 해직자 문제, 회사 경쟁력 문제는 12대 노조 집행부에서 일단락되길 바랍니다.
<오마이뉴스>가 인터넷 언론으로 시작하셨잖아요. 파격적이었고 현장 라이브라든지 여러 일을 선도적으로 많이 하셨어요. 근데 전 <오마이뉴스>가 진보적인 언론이라기보다 상식적인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시민기자의 건전한 비판, 건전한 상식이 공유되고 더 많은 사람이 <오마이뉴스>를 나의 것으로 생각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언론, 어디에서나 권력과 자본에 굴하지 않는 건전한 상식이 있는 언론으로 남으시길 바랍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