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맞은 전교조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
5월 28일 전국교사대회 개최... 다채롭고 뜨거웠던 현장
▲ 전국교사대회 참가자들이들은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다시 해직된 수십 명의 교육동지 행렬을 앞세우고 피눈물 흘리며 서슴없이 나아가자”는 선언과 함께 결의를 다졌다. ⓒ 김형태
'법외노조' '미복귀 전임자 대량해고' 위기 속에서 생일 맞은 전교조
교육부는 집회에서 교육자로서의 직무를 벗어난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현장지도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사 등 여러 시민사회 단체 7000여 명(경찰 추산 4000명)은 지난 28일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창립 27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노동기본권 쟁취' '성과급 교원평가 폐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박근혜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법외노조 상황과 미복귀 전임자 대량해고 위기 속에서 생일을 맞은 전교조는 결의문을 통해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 복귀와 노동삼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라면서 "공동체성을 파괴하는 성과급과 교원평가제도를 폐지할 것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통한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정권은 6만 조합원 가운데 9명의 해고조합원 있다는 이유로 공권력을 총동원해서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라면서 "역사의 퇴행 속에서도 비굴해지지 않고 조합원들과 함께 반드시 노동권기본권 쟁취와 정치 자유를 쟁취하자"라고 결기를 다졌다.
이날 전국교사대회에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국회의원, 최은순 참학 회장, 박준영 평학 대표, 고춘식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전교조 지도자문위원들 그리고 퇴직 교사들도 함께했다.
▲ 전교조 탄압멈춰이들은 ‘노동기본권 쟁취’와 ‘성과급 교원평가 폐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박근혜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 교육희망
416가족협의회,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지역본부 '참교육상' 수상
특히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자 4.16가족합창단인 '동혁 엄마, 김성실씨'는 "선생님! 저희는 이제 어떻게야 합니까?"라고 질문한 뒤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 와 적응 못하던 저를 보듬어주던 30년 전 선생님의 온화한 모습이 생각난다"라면서 "학생들이 노란리본 많이 달고 다니게 해달라, 선생님들께서도 하루 한 번 이상 '세월호' 검색 하기와 세월호특별법 개정 서명운동 동참해 달라, 학생들에게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임정현 지휘자와 전교조 조합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528합창단'의 축하 및 기념공연이 펼쳐졌다. 아울러 4.16합창단의 찬조 출연, 풍물패 길굿 등의 축하공연 등도 이어졌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이 일제히 노란우산을 펴는 퍼포먼스를 펼쳐 교감과 연대의 의미를 표현했다.
▲ 528합창단’의 축하 및 기념공연임정현 지휘자와 전교조 조합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528합창단’의 축하 및 기념공연으로 참가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 교육희망
▲ 올해의 참교육상 수상4.16 가족협의회와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지역본부가 수상했다. ⓒ 교육희망
또한 올해의 참교육상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투쟁하는 4.16 가족협의회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친환경무상급식 중단의 원상회복을 위해 투쟁을 이어온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지역본부가 수상했다.
이렇게 전국교사대회가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문화마당 주변에는 15개 정도의 부스에서 여러 단체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저마다 다채로운 행사와 인상적인 활동이 펼쳐져 마치 옛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을 연상케 했다.
세월호 참사, 잊지 말고 계속 관심 가져주세요!
전교조 '416특위'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와 생존자 이야기를 담은 <다시 봄이 올 거예요>와 <기억과 진실을 위한 416교과서> 판매 및 노란리본을 나눠줬다.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혁이 교사는 "세월호를 잊지 말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에서 이런 행사를 준비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교사들'이 세월호 티셔츠 판매 및 세월호 특별법 개정 촉구 서명 작업을 받고 있었다. 수원에서 왔다는 김희정 교사는 "416만 명 목표로 서명을 받고 있다. 오늘은 특별히 일일이 봉투에 넣은 서명용지를 4천장 정도 준비했다"라면서 "한 장에 15명까지 서명할 수 있으니 선생님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서명 받아 꼭 발송봉투에 넣어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냉커피와 시원한 다과에 '혁신학교의 신바람' 담았어요!
혁신학교인 강명초 분회에서는 냉커피와, 백초차, 뻥튀기 등을, 위례별학교 분회에서는 시원한 파인애플과 방울토마토를 꼬치에 끼워 나눠주고 있었다. 이부영 교사는 "2011년 교사대회 때부터 시작한 다과봉사고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한 뒤 "혁신학교를 하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혁신학교의 행복을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올해도 나왔다"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 간식을 준비한 혁신학교 교사들혁신학교의 행복을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올해도 나왔어요" ⓒ 김형태
탈핵 등 환경 문제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
'초록교육연대'에서는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는 만화를 판매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차액 지원제도(FIT) 부활 입법 청원 서명을 받고 있었다.
김광철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라도 탈핵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리고 탈핵기본법 제정, 햇빛발전 등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에 참여하자는 의미에서 오늘 행사를 준비했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 ‘핵발전소 이제 그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라도 탈핵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 ⓒ 김형태
모든 국민이 '손바닥 헌법책'을 하나씩!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장, 대한민국 헌법, 세계인권선언 등이 수록된 <손바닥 헌법책>을 판매하고 있는 부스에서 만난 김용택 퇴직교사는 "헌법을 지켜야 할 사람들은 안 지키고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헌법대로 살자, (정치인들은) 헌법대로 하자, 그러면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전 국민이 헌법책 하나씩 갖고 있는 그날까지 계속 이 운동을 하겠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기간제 교사의 손을 잡아주세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김초원·이지혜 교사가 단지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의 차별과 설움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이다. 박혜성 공동대표는 "그동안 숨죽여 지낸 기간제 교사들이 용기를 내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를 결성했다"라면서 "오늘 전교조 27돌 창립기념일을 축하하고, 5만에 가까운 기간제 교사들의 고용안정과 차별해소를 위한 서명도 받고, 저희 단체를 소개하고자 왔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비정규직이 철폐 되도록, 또한 스스로 용기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 기간제 교사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 기간제 교사의 손을 잡아주세요!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비정규직이 철폐 되도록, 또한 스스로 용기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 기간제 교사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 김형태
'벌떡교사'들을 아시나요?
'저항하는 교사'들의 네크워크 <벌떡교사들>도 부스를 설치하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었다. 서지애 교사는 "<벌떡교사들>은 현장 교사들이 직접 제작하는 4쪽자리 월간 신문으로, 2013년부터 시작해 37호 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한 뒤 "법외노조 시기에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어린이학교, 풍성하고 즐거웠어요!
엄마 아빠를 따라 교사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학교'도 따로 운영됐다. 5세에서 17세까지 신청받았는데 올해는 200여 명이 넘게 참가했단다. 두 개 반으로 나눠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이동해 뮤지컬 <기분을 말해봐>를 관람했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여의도 CGV에서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를 관람했다. "즐거웠어요?"라는 질문에 많은 어린이들이 하나같이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고 행복했다"라면서 만족감을 표현했다.
노미경 초등위원장은 "자녀들을 함께 데리고 온 선생님들에게서 열정이 느껴진다,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가 풍성하고 행복하도록 신경썼다"라면서 "특히 올해는 신규조합원이 많은 지역에서 어린이학교 참여자가 많았다, 이렇게 집회와 행사 등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면 자녀들이 부모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운동을 삶으로 느끼게 된다"라고 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탈핵. 케이블카 설치 등 환경 문제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막아달라는 호소 ⓒ 김형태
여러 단체에서 유익하고 이색적인 활동 펼쳐
그밖에도 전교조와 국정화 저지 노력을 함께 해온 '국정화저지넷'에서도 그동안의 성과물로 나온 책을 소개하고 코너가 있었고, '우리교육' '교육공동체 벗' '양철북' 등 여러 출판사에서도 이날 부스를 설치하고, 기념선물을 증정하고 책 판매 및 홍보활동을 하여 야외 서점을 방불케 했다.
또한 여성농민회(언니네 텃밭)에서는 토종씨앗 전시 및 판매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부스에서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막아달라는 호소와, 유성기업노조 문제, 동양시멘트 부당해고 문제 및 하이디스 노동자 문제 등 여러 노동문제에도 관심 가져 달라는 호소들이 있었다. 이들 단체 모두 다양하고 이색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땀 흘리고 있었다.
▲ 국정화저지넷 ‘국정화저지넷’에서도 그동안의 성과물로 나온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 김형태
▲ 다채로운 부스 활동참가 단체 모두 다양하고 이색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땀 흘리고 있었다. ⓒ 김형태
교사대회에 처음 참석한 한 교사는 "교사대회 내용도 좋았고, 덤으로 여러 뜻있는 단체들의 활동을 알게 돼 유익했다, 책도 몇 권 구입해간다"라면서 함박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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